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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TV <뉴스K>가 3일 방송에서 "조선일보가 북한 무인항공기가 촬영한 것이라면 1면에 실은 사진이 가짜"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튿날 <뉴스K>는 "성급한 보도였다"고 인정했다.
 국민TV <뉴스K>가 3일 방송에서 "조선일보가 북한 무인항공기가 촬영한 것이라면 1면에 실은 사진이 가짜"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튿날 <뉴스K>는 "성급한 보도였다"고 인정했다.
ⓒ <뉴스K>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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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TV가 개국 3일 만에 '성급한 보도'로 고개를 숙였다.

노종면 국민TV 방송제작국장이 진행하는 <뉴스K>(월~금 밤 9시 방송)는 3일 방송에서 "이날 <조선일보>가 북한 무인항공기가 촬영한 것이라며 1면에 실은 사진은 가짜"라고 보도했다. <조선> 사진과 시기별 구글어스 사진을 비교해 내놓은 특종이었다. 첫 방송 3일 만에 나온 특종으로, 국민TV 조합원들은 환호를 보냈다.

노종면 국장은 방송에서 "<조선일보>는 이 사진을 어디서 입수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방송이 끝난 뒤 1시간 만에 관련 방송 내용은 삭제됐다. 노종면 국장은 4일 오전 "성급한 보도였다"면서 "<뉴스K>의 보도로 혼란을 드린 점 시청자와 독자, 그리고 해당 언론에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뉴스K>가 오보를 인정한 것이다. 결국 국민TV는 개국하자마자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보도국에선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노종면 국장의 확신, 방송 직후 흔들렸다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뉴스K'가 1일 오후 9시부터 첫 방송을 시작한 가운데 서울 마포구 합정동 보도국에서 직원들이 생방송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 '뉴스K' 첫 방송 지켜보는 보도국 직원들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뉴스K'가 1일 오후 9시부터 첫 방송을 시작한 가운데 서울 마포구 합정동 보도국에서 직원들이 생방송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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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K>에 <조선> 사진과 관련된 제보가 들어온 것은 3일 오전이었다. <조선> 사진이 구글어스 위성사진과 흡사하다는 내용이었다. 이날치 <조선> 1면에는 북한 무인항공기가 지난 달 24일 촬영했다는 청와대·경복궁 일대 사진이 배치됐다. 이 신문은 사진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제보 내용이 노종면 국장에게 전달된 것은 이날 점심 직후였다. 노종면 국장은 구글 위성사진과 <조선> 사진을 비교한 뒤 "<조선> 사진은 가짜"라는 결론을 내렸다. <조선> 사진 오른쪽 하단에 있었던 학교 운동장처럼 보이는 공터가 이러한 판단의 근거가 됐다.

지난 2013년 3월 촬영된 구글어스 사진에는 이곳에 흰색 지붕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그보다 1년 전인 2012년 3월 구글어스가 찍은 사진을 살펴보면, 공터를 확인할 수 있다. 노 국장은 "<조선> 사진에는 2013년 구글어스 사진에 나오는 건물이 없기 때문에, 그 이전에 촬영된 사진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보도국 내부에서는 현장 취재 등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최고의사결정권자인 노종면 국장의 확신은 바뀌지 않았다. 그는 방송을 승인했다. 결국 밤 9시 생방송 뉴스에서 관련 내용이 방송됐다.

하지만 생중계창 댓글에는 <뉴스K>의 보도가 성급했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건물이 철거되고 다시 공터로 환원됐을 가능성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노종면 국장은 "밤 10시께 방송을 끝내고 뉴스룸 밖으로 나왔을 때, '<조선> 사진이 가짜라는 내 판단이 잘못됐을 수 있다'는 생각이 갑자기 떠올랐다"고 밝혔다.

노종면 국장은 관련 사진을 다시 한 번 들여다봤다. 공터 주변의 건물 지붕이 눈에 띄었다. <조선> 사진과 2013년 구글어스가 찍은 사진에서 이 건물의 지붕 색깔은 같았다. 반면, 구글어스가 2012년 찍은 건물의 지붕은 다른 색깔이었다. <조선> 사진이 최근에 촬영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뉴스K>는 방송 1시간여 만인 오후 11시께 관련 방송 내용을 삭제했다. 노 국장은 4일 오전 국민TV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띄워 사과했다. 특히 조합원들에게 띄운 글에서 "전적으로 방송제작국장인 제 판단 착오에 따른 성급한 보도였다"면서 "변명의 여지없는 실수를 고백하고 사과를 올린다"고 밝혔다.

침울한 보도국 분위기... 조합원들, 격려와 철저한 사실 확인 주문

개국 3일 만에 오보를 낸 <뉴스K> 보도국은 침울한 분위기다. 한 뉴스PD는 "위축된 상태"라고 밝혔다. 황준호 뉴스취재팀장은 "평가를 받겠다, 이번 계기를 통해 신중하게 보도하겠다"고 말했다. 노종면 국장은 "다들 열심히 하는데 저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 속상하다, 빨리 털고 일어나겠다"고 전했다.

국민TV 조합원들은 <뉴스K>에 격려와 함께 철저한 사실관계 확인을 주문했다. 한 조합원은 "앞으로 신중함과 철저함으로 더 단단하게 거듭나는 <뉴스K>를 부탁드리고 기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조합원은 "실수를 인정할 줄 아는 국민TV가 자랑스럽다"면서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태그:#국민TV 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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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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