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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가 3일 오후 서울 소공동 한은 별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가 3일 오후 서울 소공동 한은 별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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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첫 인사청문회에 서게 된 이는 지난 3일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내정된 이주열(63) 전 한국은행 부총재다.

이주열 후보자는 '정통 한은맨'으로 평가받는다. 원주 대성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직후인 1977년 한국은행에 들어가 2012년 퇴임할 때까지 35년간 한국은행에만 근무했기 때문이다. 그는 조사 제1부와 제2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 조사국장과 정책기획국장(현 통화정책국장)을 거쳐 부총재에 올랐다.

금융권과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후보자를 두고 "주변 관리를 잘해 인사청문회에서 문제 될 만한 것들은 없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서 물가안정과 경기부양 등 정책 위주의 인사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1년여 만에 재산이 3억5000만 원이나 늘어난 점과 아들의 병역 면제는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년여 만에 재산 3억5000만 원 늘어나

지난 7일 국회에 도착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자료를 보면, 그는 총 17억9024만 원의 재산(배우자·장녀 포함)을 신고했다. 한국은행에서 퇴임하기 직전인 지난 2012년에 신고했던 14억3571만 원보다 3억5453만여 원이 늘어난 수치다. 반면 4억여 원에 이르던 저축은행 예금은 5000만 원대로 줄었다.

이렇게 1년 만에 3억여 원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 부인 명의로 사들인 6억9540만 원의 아파트 분양권이 눈길을 끈다. 이 후보자의 부인은 서울 강남구 강남 보금자리주택지구 A6 블록에 101.94㎡(30.89평) 규모의 '래미안 강남힐즈'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래미안 강남힐즈는 지난 2012년 6월 강남 보금자리주택지구 A6 블록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민간아파트(삼성물산)다. 분양가는 3.3㎡당 2025만 원 선. 특별공급 물량을 제외한 총 960가구 모집에 3621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평균 3.77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후보자는 언론에 "분양권은 오래 살던 상도동 아파트를 팔고 이사를 가려고 아내 명의로 일반분양 아파트를 청약해서 받은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1년여 만에 3억5000여 만원이 늘어난 것은 아파트 분양권이 아닌 퇴직금 등 때문이라는 것이 이 후보 쪽의 설명이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팀의 한 관계자는 10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후보자가 퇴직금으로 1억3000만 원 받았고, 장녀가 2년 사이에 1억 원 정도 벌었는데 그것이 재산에 포함되면서 재산이 늘어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한국은행에서 퇴직한 직후인 2012년 8월부터 하나금융연구소 고문으로 근무하면서 연 1억1880만 원(2013년)의 소득을 올렸다. 이후 2013년 3월부터는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로도 출강하면서 10개월간 1628만여 원의 급여를 받았다. 

농구 경기하다 십자인대 완전파열?

또한 이 후보자의 늘어난 재산 외에 아들의 병역면제도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의 아들인 재형(33)씨는 2001년 5월 신체등급 '1급'을 판정받아 현역입영 대상이었다. 이후 2007년 6월까지 학업을 이유로 입영을 연기받았다. 하지만 2007년 6월 신체등급 '5급'을 판정받아 병역을 면제받았다. 병역 면제 사유는 '우측 슬관절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이었다.

무릎 십자인대 파열은 주로 무릎 회전력이 많이 요구되는 축구, 스키, 태권도 등의 스포츠에서 많이 발생한다. 파열 정도가 약한 경우 근력강화훈련이나 보조기 착용 등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인대재건술을 시행해야 한다. 인사청문회 자료상 재형씨는 후자의 경우였다.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에 따르면,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십자인대 손상으로 재건술을 시행했거나 십자인대 완전파열이 MRI와 관절경 검사로 확진된 경우'('고도')에 5급의 신체등급을 판정받는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팀의 관계자는 "아들이 의대를 마칠 무렵 친구들과 농구 경기를 하다가 넘어져 크게 다쳤다"라며 "당시 구급차에 실려가 인대를 재건하는 수술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농구 경기가 공개로 진행됐고, 지금도 무릎에 철심이 박혀 있어서 엑스레이를 찍으면 다 나온다"라고 말했다.

재형씨는 현재 강남 성모병원 안과 임상강사로 근무하고 있다. 한편 이 후보자는 1975년 공군 병장으로 제대했다.


태그:#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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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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