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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문제가 불거져 나왔을 때 나는 보수 대 진보 진영 간에 의례히 있을 수 있는 사관(史觀)의 차이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사실 사람마다 사물을 보는 눈이 다르듯이 역사를 보는 관점이 다를 수도 있다. 민주 국가사회에서 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하지 않고 검인정 교과서를 만드는 이유도 넓게는 이러한 다양성을 존중하는 데 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2013년 9월 13일 아침 같은 작가회의 회원인 도종환 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내용인 즉,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313쪽에 내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수집해 온 사진이 실렸는데 당신이 보기에는 학도병 이우근님 사진 같지 않다고 확인을 부탁했다. 사실 나는 강원도 시골에 사는 사람으로 그때까지 교학사 출간 한국사 교과서를 보지 못한 터라 답변을 유보하며, 도 의원에게 그 부분이라도 스캔하여 보내달라고 했다. 한 시간 뒤, 도 의원은 그 부분을 오려 스캔하여 내 메일로 보냈다.

이야기 한국사 l 학도병 이우근

이우근은 서울 동성중학교 3학년 재학 중 학도병으로 참전하게 되었다. 1950년 8월 10일 학도병 71명은 M1 소총 1정과 실탄 250발을 받고 포항여중 앞 전투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들은 1950년 8월 11일까지 11시간 30분 동안 48명이 전사하면서 수적으로 훨씬 우세한 북한군의 진격을 저지하였다. 전사자 중 한 명인 이우근이 그의 어머니에게 쓴 편지가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

이전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313쪽에 실린 학도병 이우근 관련 사실과 사진.
 이전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313쪽에 실린 학도병 이우근 관련 사실과 사진.
ⓒ 교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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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기술 오른편에 '학도병 이우근'이라는 사진 설명과 함께 눈이 내려 빙판이 된 길 위에 동복을 잔뜩 껴입은 국군병사가 M1소총을 메고 실탄주머니를 X로 양쪽 어깨에 두른 사진을 실었다.

문제의 사진. 한 국군의 동복 차림으로 신발, 겉옷, 모자는 한국제이고, 코트와 무기(M1소총) 그리고 실탄은 미제다(1951. 1. 5.).
 문제의 사진. 한 국군의 동복 차림으로 신발, 겉옷, 모자는 한국제이고, 코트와 무기(M1소총) 그리고 실탄은 미제다(1951. 1. 5.).
ⓒ NARA, 눈빛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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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일이!"

그 순간 나는 이 교과서의 기술이야말로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TV 프로에 나올 일로 어떻게 교과서에 이런 용감무쌍하고 황당한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내 눈을 의심했다. 다른 쪽도 아닌 바로 옆 문장에 한여름인 8월 10일 참전하여 8월 11일에 전사했다고 기술해 놓고 한겨울 동복을 입은 이름 모른 국군병사의 사진을 학도병 이우근으로 둔갑시키다니 귀신 곡할 노릇이 아닌가.

이 사진을 최초 교과서에 인용한 사람도, 이를 교정한 출판사 편집인도, 이 교과서를 검정한 교육부 위촉 검증위원도 모두 눈 뜬 장님이 아닌지 그분들의 시력을 의심치 않을 수 없다. 그래서 "5개월 전 죽은 학도병 누가 그를 환생시켰나(2013. 9. 13.)"라는 기사를 써서 내보내자 곧장 이우근의 조카되는 곽아무개씨가 내 쪽지함으로 메일을 보냈다.

학도병 이우근의 조카 메일

제목; 자랑스러운 외삼촌 학도병 이우근
안녕하십니까? 저는 학도병 이우근의 조카 곽 아무개(본인 요청)입니다. 저는 어머니의 하나뿐인 남동생 이우근에 대하여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특히 저는 외할머니와 같이 살았는데, 당신 생전에 4남매 중 막내인 외삼촌이 학도병으로 돌아가신데 대해 매우 자랑스러워 하시면서도 한편 대단히 가슴 아파하셨습니다.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겠지만, 외할머니는 한평생 막내아들을 가슴에 묻고 사셨습니다. 근현대사 가운데 일제강점기, 6·25전쟁, 월남파병 등을 겪으면서 그때 돌아가신 분 가족들의 통한은 겪지 않은 이는 잘 모를 것입니다. 저는 이 역사의 굴곡기에 비명으로 가신 분들 부모의 아픔 마음을 곁에서 보고 자랐기에 잘 압니다. 그분들은 가슴에 묻은 자식은 가장 똑똑하고, 살았다면 집안의 기둥이 되었을 거라고 믿으며, 그것을 위안으로 삼으셨습니다.

제가 이번 교학사 역사 교과서 왜곡사건에 대한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저에게까지 불똥이 튈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저는 이번 사태에 울분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역사에 대한 바른 생각과 개념도, 책임감도 없는 집필자와 무성의한 출판사 때문입니다.

제가 이 글을 선생님께 올리는 이유는 이런 보도를 접한 일부 국민들의 뇌리에 외삼촌의 고귀한 희생이 왜곡될 것 같은 염려 때문입니다. 그래서 간곡히 부탁드리는 것은 학도병들의 거룩한 희생을 일반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학도병일기에 나온 제 외삼촌이 비록 적이지만 인민군을 죽이고 죄책감을 느끼는 휴머니즘에 크게 감동하였습니다. 그 일기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어머니에게 쓴 부치지 못한 편지
- 1950년 8월 11일 포항여중 전투에서 전사한 '이우근 학도병'의 수첩에서

1950년 8월10일 쾌청
어머니, 저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수류탄이라는 무서운 폭발무기를 던져
일순간에 죽이고 말았습니다.
어머니,
적은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팔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아무리 적이지만
그들도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더욱이 같은 언어와 같은 피를 나눈
동족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무겁습니다.
어머니,
전쟁은 왜 해야 하나요?
이 복잡하고 괴로운 심정을
어머니께 알려드려야 제 마음이 가라앉을 것 같습니다.
저는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 저는 꼭 살아서 어머님 곁으로 가겠습니다.
상추쌈이 먹고 싶습니다.
찬 옹달샘에서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냉수를 들이켜고 싶습니다."

저는 외삼촌의 이 절규를 들으며, 다시 한 번 이번 교학사 사진 건은 매우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나이에 조국을 위해 산화한 학도병 이우근의 순수한 명예를 위해서라도 이런 왜곡된 사진 게재는 반드시 시정돼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조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학도병들처럼 자기를 희생할 수 있는 많은 후손들이 나올 수 있도록 선생님의 좋은 글 주제넘게 부탁 올립니다. 선생님,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공개 질의서를 보내다

그래서 나는 이 사진을 학도병 이우근으로 단정하여 교과서에 실린 그 경위를 알고자 교육부장관과 교학사 대표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그러자 교학사에서는 2013년 9월 30일, 한 개인의 블로그에서 인용했다고 밝히면서 현재는 그 블로그에 실려 있지 않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교학사가 보낸 답변서
 교학사가 보낸 답변서
ⓒ 교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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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검인정 교과서를 집필한 사람들의 한 단면이요, 출판사 편집인들의 태도였다. 그리고 교육부 검증위원이 눈 뜬 장님으로 이를 걸러내지도 못했다. 솔직히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이런 사실을 이웃나라가 알까봐 밝히고 싶지 않았지만, 더 큰 불행을 막기 위해 이를 보도함과 아울러 관계 당국의 맹성을 촉구하는 뜻으로 기사와 함께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하지만 교육부는 무슨 영문인지 계속 나의 공개질의에 묵묵부답이다.

교학사 한국사 이야기와 벗어난 이야기인데, 나는 2008년 3월 30일 아침 일본 하까다 항 입국장에서 여권 위조범으로 몰려 망신을 당한 적이 있었다. 내 여권에다 여권발급자가 영문 이름 'DO'의 'D'를 'O'로 잘못 친 뒤 칼로 긁고는 다시 'D'로 타이핑을 한 것을 일본 출입국관리가 귀신같이 찾아낸 것이다. 그때 나는 그들이 제시한 증거에 꼼짝없이 우리 외교부의 잘못을 인정하는 자술서를 쓴 뒤 풀려났다.

그때 일본관리는 내가 쓴 자술서를 보며 '너희 조센징들 아직 멀었어'하는 비웃음을 보냈다. 귀국 후 내 여권발급기관(종로구청 4층)을 찾아가 담당자로부터 끝내 그들의 잘못을 시인 및 사죄, 그리고 재발급을 받았다.

교육부와 교학사로 보낸 공개질의서 우편물 영수증
 교육부와 교학사로 보낸 공개질의서 우편물 영수증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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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신이 아니기에 실수를 할 수 있다.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고 앞으로 각별히 조심하겠다고 고백하면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그런데 이번 교학사 사태 이후 교육부와 저자 이명희 교수의 태도는 전혀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을 뿐더러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무더기 불채택 사태를 엄청난 외압과 불순한(?) 세력들의 사주로 보는 신매카시즘에 빠져 있다.

대단히 무섭고도 야비한 사람들이다. 아마도 이제는 관권을 동원하여 채택 거부 사태를 잠재우려 하나 보다.

이명희 교수의 오만한 태도

지난해 10월 8일 밤 9시 30분 무렵, 한 지인이 전화를 했다. 그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지금 SBS를 보세요. 선생님과 관련된 교학사 학도병 이우근 사진 이야기가 나와요."
"고맙습니다."

나는 수화기를 내린 뒤 안방으로 가서 텔레비전을 켜자, SBS <현장21> '역사교과서 베끼고, 퍼오고'라는 꼭지가 방영되고 있었다. 막 이우근 학도병의 조카 곽진주씨가 증언하고 있었다.

"(이우근 학도병은) 교복을 입은 상태에서 싸우고 그렇게(전사) 했었는데, 겨울옷을 입은 적도 없고 … 그렇잖아요. 6월 달에 (전쟁터에) 나가서 8월 달 한여름에 돌아가셨는데, 그런 옷을 입었을 리 만무하고 … 어쩌면 (교과서에) 검정의 절차를 하나도 밟지 않고 쉽게 그런 것을 써요. 학자라고 하면 적어도 그런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분은 교과서를 쓴 지도교수를 비판하고 있었다. 이어 이명희 교수가 화면에 나왔다. 그는 이 한국사(교학사) 교과서 주 저자였다. 그는 그때까지도 이우근 학도병 사진이 잘못 실린 것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자가 상황을 설명하자 그제야 의뭉스럽게 말했다.

"그게 잘못된 사진인가요?"

기자가 거듭 잘못된 사진이라고 지적하자, 그는 그제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저는 그거(잘못된 사진이 게재된 것) 자체가 학생들이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하는 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이런 양심을 가진 사람이 역사학자가 되고, 대학교수가 되었을까? 저런 양심을 가진 교수에게 배우는 학생들이 가여웠다.

엄청난 압박

지난 밤(2014. 1. 6)  9시 Jtbc뉴스에서 손석희 앵커와 교학사 한국사 주 저자인 공주대 이명희 교수와 전화대담이다.

- 잇단 채택 취소,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자율적 결정이 아니라 엄청난 압박이 작용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본다. 압박하는 건 다 드러나 있다. 압박하는 건 지역사회의 시민사회 단체, 운동권 단체, 전교조, 동문, 학부모 등 비슷한 성향을 가진 분들이 협박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교사들은 "채택 외압" 주장했는데?
"사립학교에서 교재를 선택하는 것은 학교의 고유 권한이다. 세계 전체의 시각에서 볼 때는. 근데 우리나라 교과서 채택 제도는 사실상 교사들이 선택하게 되어 있다. 사립학교를 세운 이유는 학교의 건학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고, 그 경우에 학교장, 학교 법인이 교재 문제에 의견을 내는 건 당연하다. 그게 100% 교사의 소관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사립학교에 있을 자격이 없다. 사립학교 입장에서 본다면 (학교장이나 학교 법인이 교과서 채택 압박하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본다."

- 교과서 사용자가 반대하는 걸 압박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건 정상적 절차를 통해 의사표현한 게 아니다. 학교 구성원 전체가 의견을 모은 것도 아니고 학부모의 의사 전체, 동문회의 의사 전체를 모은 게 아니다."

그는 자신이 만든 교과서가 부실하여 교사,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배척받고 있다는 점은 일언반구도 말하지 않은 채 그 책임을 전적으로 남에게 다 떠넘기고 있다. 99%의 학생과 교사, 학부모, 아니 99%의 대한민국 백성들을 이념대립의 대상으로 모는 듯하여 그분이 진짜 역사학자인지 의심스럽다.

행여 이 글을 쓰는 나의 출신과 사상을 의심할지 몰라 일부만 밝힌다. 나는 경북 구미 태생에다 102학훈단(ROTC) 출신으로 전방 보병 26사단 73연대에서 보병소총소대장을 역임했다. 더 자세한 출신학교와 이력은 네이버 '박도 글방'에서 작가 이력을 찾아보라.

나는 자유지상주의자인지라 이제까지 정당이나 교원단체에는 단 한 번 가입해 본 적도 없는, 파출소에 한 번 끌려가 본 적이 없는, 지극히 무능한 사람이다. 그래서 평생 평교사로 정년퇴직도 못한 채 퇴임하여 뒤늦게 2세들에게 바른 역사나 가르쳐야겠다고 강원도 산골로 내려와 역사를 독학하며 그동안 <개화기와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항일유적답사기><누가 이 나라를 지켰을까> <영웅 안중근> <백범 김구의 암살자와 추적자> <나를 울린 한국전쟁 100장면> 등을 펴낸 사람이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는 불량품이다

이번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는 그 저술이나 편집과정이 매우 부실할 뿐 아니라 주 저자의 역사기술에 대한 태도나 학자로서 잘못에 대한 반성할 줄도 모르는, 학자적 양심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는 퇴출되는 게 마땅하다.

그 첫째 이유는 이우근 학도병의 사진 건에서 보듯이, 부실한 저술과 편집 등 역사 교과서로 함량미달이다.

그 둘째는 주저자가 사진 한 장도 우습게 보는 태도는 크나큰 문제다. 한 장의 사진이 백 마디 서술보다 진실을 전할 뿐 아니라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다는 기본도 모른다. 좋은 게 좋다고 이대로 은근슬쩍 넘어간다면 계속 대한민국에서는 불량한 교과서가 쏟아질 것이다. 사실 내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무척 애써 수집해 온 사진들이 지금 메이저 신문을 비롯한 여러 책에 마구 실리고 있다. 그래서 이번 사건도 터진 것이다. 도서관에서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보고 썼다면 이런 해외토픽에 날 웃음거리는 없었을 것이고, 고등학생들도 이렇게까지 외면치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이 문제로 내가 기사를 여섯 번이나 썼다. 조회수는 <오마이뉴스>에서만 수만 명으로 SNS로 전파되어 대부분 역사교사나 고교생 가운데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불량제품이란 걸 다 알고 있는데 유독 교육부와 주저자만 모르는 것 같다. 그러면서 남 탓만 하니까 그래 두고 보자 하고 거부하는 것이다. 당신 집 아이들이 그렇게 말 잘 듣나? 이번 기회에 사진 한 장 잘못 씀으로 고객들에게 외면을 받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반면교사로 이 나라 출판문화가 발전할 것이다.

그 셋째 자신의 무지나 잘못은 탓하거나 반성치 않고 지역사회의 시민사회 단체, 운동권 단체, 전교조, 동문, 학부모 등에게 화살을 돌리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신 매카시즘의 수법으로 이제는 정말 우리 사회에서 이런 전근대적이고 고질적인 수법은 마땅히 퇴출되어야 마땅하다.

그리고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문제가 여기까지 이른데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서남수 교육부장관은 물러나는 게 옳다. 올해는 갑오 동학혁명이 일어난 지 120주년이 되는 해로 전라도 고부 땅에서 억울한 백성의 진정을 무시, 또는 거부하다가 민란을 감당치 못해 외세를 끌어들인 결과, 마침내 나라가 망한 역사를 서남수 장관이나 이명희 교수는 잘 알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다. 이명희 교수의 그 도도한 자세와 백성 위에 군림하는 그 오만한 서남수 교육부장관의 오만한 자세는 언젠가는 역풍을 맞을 것이다. 이 나라 고교생을 어리다고 우습게 보지 말라. 4·19혁명의 단초도 대구에서 야당의 유세장에 가지 못하게 일요일 날 고교생들을 등교시켜 우롱하다가 자유당 정권이 무너졌다.

교과서를 정말 교과서답게 만들라

끝으로 교학사에게 부탁한다. 나의 공개질의서에 진실을 외면치 않고 사실을 말한 용기는 높이 평가한다. 그래서 나는 그동안 많이 자제하다가 해가 바뀌어도 끝내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진실을 외면하는 주 저자와 교육부장관의 태도에 전직 훈장으로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 이 기사를 쓰는 바이다.

오늘 이후 교학사는 출판인의 정도를 걸어라.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권이란 유한하기 마련이다. 정권에 빌붙어 부당 이득을 노리며 부회뇌동하다가는 언젠가 하루아침에 깡통을 차게 된다. 아니 더 큰 화도 입을 수 있다. 이 어려운 출판계에서 그동안 고생한 게 억울치 않은가.

교육부에서는 하늘을 우러러 교과서를 정말 교과서답게 만들라. 그러면 누가 감히 교과서 채택거부운동을 벌이겠는가. 이번 사태는 고교생마저도 교육부의 권위를 우습게 여기게 만들었다. 역사를 두려워하라. 뿌린 대로 거두는 게 역사의 진리다. 이번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사태는 누가 뭐래도 애초부터 불량품이 빚어낸 해프닝으로, 아마도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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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교학사,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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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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