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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부를 침탈당한 노동계의 분노가 심상찮다. 경찰의 강제진입이 벌어진 하루뒤인 23일 민주노총은 박근혜 정권 퇴진운동 전개와 총파업 방침을 재확인했고, 한국노총도 "중대결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기에 철도 파업을 진압하려고 벌였던 경찰과 정부의 시도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형국이다.

파업 15일 차에 접어든 철도노조는 28일로 예정된 총파업에 맞춰 전국 조합원이 상경해 3차 결의대회를 개최할 것을 예고했으며, 민주노총의 각 산별연맹과 산하 노동조합도 총파업 조직화에 돌입했다.

23일 오전 민주노총은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비상중앙집행위원회 결정사항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이 열린 민주노총 사무실은 전날 경찰의 강제진입과정에서 파손된 기물들이 그대로 널려있었고, 책상과 의자가 모두 밖에 나와 있어 기자들이 자리를 깔고 앉아 진행됐다.

[민주노총] "분노를 보여줄 것"... 강경한 중앙집행위원회 결정사항 발표

민주노총은 기자회견문에서 "2013년 12월 22일, 6월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으로 이루어낸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었다, 노동기본권은 무자비한 국가폭력에 짓밟혔고 국민의 철도를 지키자는 염원은 최루액으로 얼룩졌다"며 "박근혜 정권이 불통과 독선을 넘어 야만과 독재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 중대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여러 차례 대화로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고 침탈을 하려면 정권의 운명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알렸다"며 "국민들이 철도노조의 파업을 지지하고 야당과 시민사회도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자 촉구했지만 박근혜 정권은 끝내 폭력으로 답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침탈 사태에 대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우리의 분노를 보여줄 것이다, 1979년 신민당사에서 농성하던 YH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짓밟은 박정희 정권의 말로를 생각해 보길 바란다"며 "노동운동의 심장부이자 노동자들의 자존심인 민주노총을 침탈하고도 아무 사과와 반성이 없는 정권이라면 그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 박근혜 대통령 퇴진 위한 실질적 행동 돌입 ▲ 23일부터 확대간부 파업 시작 ▲ 매일 촛불집회로 시민과 연대투쟁 ▲ 28일 총파업 조직, 100만 시민행동의 날 실천 ▲ 철도노조 3차 상경투쟁 ▲ 민영화 저지와 철도파업 승리를 내용으로 하는 중앙집행위원회 결정사항을 발표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은 노동자와 전쟁을 선포했다, 이후 박근혜 정권에 맞서 맞서 모든 방법 동원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재길 철도노조 정책실장은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해 지도부는 안전하게 피신해 있다"며 "박근혜 정권의 탄압에 철도 노동자들은 결코 굴복하지 않는다, 대화만이 파업을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대체 이런 정부가 어디 있나"... 오후 3시 긴급 대표자회의

한국노총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경찰의 민주노총 강제진입을 규탄했다. 한국노총은 "한국노총은 민주노총 본부에 대한 폭압적인 공권력 투입을 강력 규탄한다"며 "도대체 한 국가의 노동단체 총연맹을 공권력을 투입해 폭력을 휘두르는 정부가 어디 있단 말인가"라고 지탄했다.

이어 "대화가 아닌 공권력으로 해결하는 것이 현 정부의 수준이라면, 한국노총을 포함한 모든 노동계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3시 긴급 회원조합대표자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하고 중대결심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강제진입#한국노총#박근혜#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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