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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정치나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 폐해부터 이야기 합니다. 번드르르 하기만 한 겉모습만 그럴싸하지 실속은 없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맞습니다만, 이 이미지가 절대 이성적이지 않은 유권자에게 실제로 힘을 발휘합니다. 그래서 후보자들은 미치고 팔짝 뛰는 것이죠. 그래서 찬찬히 생각해 볼 거리를 제가 여기에 던지는 겁니다.

여기서 예시로 든 사례들은 '옳다 또는 그르다'를 떠나서 독자 여러분께서 이해하기 쉬운 사례를 든 것입니다. 정책 혹은 공약의 가치판단이 아니라는 점, 꼭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권자는 '옳다 또는 그르다'로 판단하지 않고 '좋다 또는 싫다'로 판단한다는 선거판의 명언이 여기서도 적용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잘 숙지하셔서 예비후보자(정치인)에게는 영감을, 착한 시민(유권자)에게는 선택의 기준을 제공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 기자 말

케네디 신화, 반기문의 꿈

2017년, 대한민국 보수의 '영구집권 꿈'을 현실화 시켜 줄 것이라는 소문이 여의도 일대에 '쫘악' 퍼졌습니다. 바로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반 총장은 고등학생 시절인 18살 때 미국 적십자사 초청으로 미국 백악관에서 케네디 대통령을 만났다고, 신문에 사진과 함께 보도된 적이 있었지요.

지난 11월 22일은 존 F. 케네디 대통령 서거 5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50주년에 이르러서 케네디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일었는데, 특이한 것은 예년과 같이 '진보의 아이콘'으로서 케네디에 대한 일방적인 '찬양'이 아닌 대단히 비판적인 목소리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전기 작가 로버트 달렉이나 에드워드 클라인에 의하면 케네디는 흔히 스테로이드라 불리는 하이드로코티손이라는 약을 평생 사용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약물의 부작용이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엄청나게 증가되는 성욕이라는 것이죠. 대중 앞에 나갔다가 잠깐 뒤에서 쉬는 몇 분 동안에도 케네디의 섹스는 쉬지 않았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이견도 많이 있습니다만, 사실상 하이드로코티손으로 인한 섹스중독이라는 것이 유력해 보입니다.

어쩌면 반기문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모인 적십자 청소년 회원들을 만나기 직전 케네디는 커튼 뒤에서 이름 모를 섹스 파트너와 밀회를 즐기고 나서 시침을 뚝 떼고 이런 말을 했을 지도 모르지요.

"진실의 가장 큰 적은 거짓이 아니라 신화입니다."

미국의 언론과 당시의 새로운 미디어인 TV는 케네디의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미국 국민은 물론, 후에 UN사무총장이 되는 고교생 반기문은 이 '이미지'에 깜박 속았던 것입니다. 케네디를 만난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했으니까요. 50여 년이 지나고 나서야 케네디의 난잡한 엽색행각은 물론 그의 정책과 배경 등 조금씩 그 진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말, 진실의 적이 거짓이 아닌 신화라는 말이 실제로 증명되고 있는 겁니다.

어떤 이미지가 케네디를 신화로 만들었을까?

앞서 언급한 대로 그 사람의 이미지, 특히 공인으로서 정치인 이미지는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대단히 큽니다. 원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여기에 추구하는 이미지를 덧씌워서 그 사람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여기에 케네디의 사례를 대입해 보겠습니다.

케네디는 부족함 없이 자란 부자 집 도련님입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케네디에게는 다른 사람이 가지지 못하는 인간적인 매력이 흠씬 묻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 조셉 케네디는 1957년 포브스誌의 기록에 의하면 재산이 4억 달러로 당시 미국의 대부호 10번 째 안에 들었다고 합니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했나요?

그 넉넉한 환경에서 자란 케네디에게 나오는 분위기는 밝고 쾌활한 자신감, 대중의 호감을 사기 충분한 미소, 그러면서도 결코 거만하지 않은 소탈함,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언변 등 최상의 조건을 죄다 끌어 모은 듯 했습니다. 거기다 아름답고 젊은 12살 연하의 부인 재클린, 사랑스런 아이들까지 포함하게 되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나이의 조건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케네디가 가지고 있는 고유 이미지는 젊고 건강한 이미지였습니다. 도저히 닉슨이 따를 수 없는 이미지라 할 수 있죠.

돈과 권력과 명예까지 거머쥐고 아름다운 아내와 함께 세계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에서 케네디는 그 자체로 행복했을지 모르지만, 여기에만 그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3년 남짓한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지구가 쪼개질 수 있는 핵전쟁을 막는 리더십을 발휘했습니다. 물론 쿠바의 미사일 위기는 미국의 무리한 군비 증강과 반공정책, 그리고 피그스만 침공의 실패로 인해 자초한 것이라고 비판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판단이 됩니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리더십을 케네디가 발휘를 했고, 국민들이 불가피하게 겪을 수밖에 없는 충격과 이로 인한 갈등을 나름대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완충시켰습니다. 이해와 타협, 관용의 리더십으로 많은 미국 국민들을 감동시켰습니다. 그래서 케네디는 지난 50여 년간 '진보의 아이콘'으로 군림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딱 거기까지입니다. 이미지를 통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고, 오랜 기간 사랑을 받을 수는 있으나 역사라는 기준점을 속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미지에 대한 정치 컨설팅과 이미지 전략을 이야기할 때 가장 불편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당장 선거운동에 사용할 명함을 만들어야 하고, 당장 포스터에 들어갈 문구를 고민해야 하는 후보자 혹은 예비 정치인들이 듣기 싫어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차마 대놓고 이야기 하지는 못하고 여기에 기록을 남기는 것이죠.

덧붙이는 글 | 한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케네디도 마찬가지지요. 여기서는 그의 정책보다는 이미지를 중심으로 서술했습니다. 충분히 다면적인 차원에서 이야기가 가능하지만, 여기서는 이미지에 한정하여 서술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바랍니다.



태그:#이미지, #이미지전략, #존 F.케네디, #재클린 케네디, #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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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한, 1969년 서울 산(産), 2000년부터 방송에 관심 있어 주변을 맴돌다 2005년 우연히 얻어 걸린 라디오 전화인터뷰부터 시사평론 방송시작, 2014년부터는 경제 Agenda에 집중, 시사경제평론을 하면서 몇몇 경제채널 출연하고 있음, 어떻게 하면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는지 종일 고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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