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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1편은 온라인 전략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홈페이지, 블로그, 카페, SNS 등의 쓰임새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2편은 온라인 전략을 펼치는데 있어서 종합적으로 정리하면서 용기를 드리는 글을 게시했습니다.

여기서 예시로 든 사례들은 '옳다 또는 그르다'를 떠나서 독자 여러분께서 이해하기 쉬운 사례를 든 것입니다. 정책 혹은 공약의 가치판단이 아니라는 점, 꼭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권자는 '옳다 또는 그르다'로 판단하지 않고 '좋다 또는 싫다'로 판단한다는 선거판의 명언이 여기서도 적용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잘 숙지하셔서 예비후보자(정치인)에게는 영감을, 착한 시민(유권자)에게는 선택의 기준을 제공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 기자 말

온라인 전략 8계명


어떻습니까? 1편을 보시고 생각해 보십시오. 이 정도로 준비하면 나름 튼실하게 온라인 전략을 활용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죠? 제가 가상으로 출마한다고 해서 이렇게 정리했습니다만, 이것을 벤치마킹해서 온라인 전략을 수행하시기 바랍니다. 이에 대한 저작권은 제가 주장하지 않을 것이니 지저분하게 상대방에게 달려들어 이상한 댓글이나 달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읽으실 독자 분들은 물론 그럴 분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온라인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덟 가지 정도의 주의할 점을 정리했는데요, 이를 온라인 전략 8계명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제 1계명 : 유권자에 대한 환상을 갖지 말라

후보자들은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만들어 놓고 온갖 상상을 다 합니다. 이제 유권자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찾아와서 자신에 대해서 알게 될 것이라는 환상을 갖습니다. 정말 대책 없는 후보자입니다. 솔직히 정치인의 홈페이지에 누가 찾아갑니까? 그렇게 많이 찾아 갑니까? 지지하는 유권자보다 경쟁자나 경쟁자 지지자가 감시하러 더 많이 방문을 합니다. 홈페이지나 블로그의 효과는 2~3개월 후에나 나타납니다. 이제 시작이라 생각하시고 유권자에 대한 환상을 갖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 2계명 : 온라인 전략의 주 타깃은 고정 지지층

온라인 전략의 주 타깃은 20~30대의 젊은 누리꾼이 아닙니다. 고정 지지층, 후보자에 대한 고정 마니아층이 바로 타깃입니다. 이들을 위해 감동을 주든가 재미를 주든가 정보를 주든가 뭔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재방문합니다. 새천년 민주당 대표시절의 한화갑 의원은 홈페이지에 게임을 실었습니다. 한화갑 분장을 한 캐릭터가 권투 글러브를 끼고 나왔습니다. 누리꾼은 선수 한 명을 택해서 이 한화갑 복서를 늘씬 패줍니다. 눈이 팅팅 부은 한화갑 선수는 "정치 때문에 속상하시죠? 이제 속이 좀 풀리셨나요?"하고 묻습니다. 진짜 재미있었습니다. 입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정말 많이 몰렸지요. 때로는 한화갑 선수가 다른 정치인 팻말을 목에 단 선수를 늘씬 패줍니다. 그러면서 외치지요. "귀신은 뭐하나? 이 사람 안 잡아가고!"누리꾼들은 다들 뒤집어졌습니다. 정말 재미있었지요. 한화갑 의원은 재미를 주어서 누리꾼을 불렀습니다. 뭔가 줘야죠. 

누구는 반문을 합니다. 노무현은요? 노무현의 온라인 전략 타깃이 20~30대가 아니라 그들이 노무현의 주 지지층이었기 때문에 그리 보이는 것뿐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온라인 전략의 주 타깃은 20~30대 누리꾼이 아닌 주지지층입니다.

제 3계명 : 주목적을 잊지 말라

온라인 전략의 진짜 목적은 고정 지지층이 선거운동에 결합하는 것입니다. 이들이 흡수되고 동화되고 결집해야 하는 것이죠. 만약 이 고정 지지층이 모두 자원봉사자가 된다면, 단언컨대 그 선거는 이깁니다. 역으로 이야기해서 만약 고정 지지층조차 설득하지 못한다면, 그 정치, 왜 합니까? 온라인 전략의 주목적을 절대 잊지 마십시오.

제 4계명 : 홈페이지, 카페, 블로그는 이미지로 표현하라

대한민국 사람들은 매우 바쁘고 분주합니다. 긴 텍스트는 읽지 않습니다. 한 눈에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UCC(User Created Contents)나 그림 등으로 자신의 주장을 정리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글보다는 그림이나 영상이 더 감각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후보자의 콘텐츠도 좋지만 인터넷이라는 무궁무진한 정보의 바다를 찾다보면 감동스러운 사진과 영상물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미지로 표현하십시오. 공약사항도!

제 5계명 : 정치인 냄새를 내지 말라

이 이야기는 참 가슴 아픈 현실을 이야기 하는 겁니다. 정치인을 당선시켜서 의회에 내보내는 정치 컨설턴트로서 제 잘못을 고백하는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유권자들은 정치인에 대한 선입견, 정치에 대한 혐오 때문에 설득하기 만만찮습니다. 따라서 홈페이지를 비롯한 모든 온라인상에 비쳐지는 모습들은 '정치인 냄새'를 내지 마십시오.

유권자는 리더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어 합니다. 정치적 리더라고 매일 매일 따분하고 지루한 정치이야기만 할 수는 없듯이, 정치인 냄새를 내지 마십시오. 여성 잡지를 읽듯 쏠쏠하게, 주간지를 읽듯 새로운 정보를 주십시오. 그렇게 접근하십시오.

제 6계명 : 남다른 한 가지를 특화시키라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일 수 있습니다. 말씀 드렸던 바와 같이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전문가일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자신 있는 부분을 특화시키시기 바랍니다. 법조인 출신이라면 '법'에 대한 이야기로, 농민 출신이면 '농업'에 관한 이야기로 특화시키십시오. 다른 후보자가 따라올 수 없는 전혀 새로운 콘텐츠로 유권자를 매료시키십시오. 기계공학자 출신이 '재미난 기계이야기'를 연재하면 독특하겠죠? 제가 바리스타 출신이라면 '맛난 커피, 맛난 정치'라고 글을 쓰겠습니다.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것입니다. 자신은 그저 알고 있는 것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그 무엇으로 전문성을 발휘하십시오. 그것 때문에라도 사람들은 찾아옵니다.

제 7계명 : 형식은 단순해야 한다

어떤 홈페이지를 들어가게 되면 짜증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부터 무슨 장치를 많이 걸었는지 첫 페이지가 뜨는데도 한참 걸립니다. 누리꾼들은 참을성이 많지 않습니다. 복잡한 형식을 취하면 취할수록 떨어져 나가는 누리꾼이 많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아주 단순한 형식으로 설득하십시오. 선거에서 단순한 것은 아름다운 것이고 또 강한 것입니다. 1992년 선거에서 단순한 YS와 복잡한 DJ가 대결했을 때, YS가 이겼습니다. 선거는 단순해야 하고 단순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온라인도 마찬가집니다.

제 8계명 : 캠페인 콘셉트와 일치하는 온라인 전략

앞에 제가 출마한다면 '꾀돌이'라는 컨셉을 잡겠다고 한 이유가 있습니다. 온라인 전략도 전체 캠페인 콘셉트와 일치하는 전략으로 짜야 합니다. 캠페인 콘셉트가 '꾀돌이'인데, 온라인 전략만 따로 '똑똑한'이라든지, '성실한'이라든지 하는 콘셉트를 갖게 된다면 유권자는 혼란스러워집니다. 이미지 메이킹부터 온라인 전략까지 전체의 콘셉트를 일치해야 하는 것은 유권자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섭니다. 사례를 하나 들지요.

왼쪽은 2007년 루아얄 홍보물이고, 오른쪽은 2007년 루아얄 선거 포스터다.
 왼쪽은 2007년 루아얄 홍보물이고, 오른쪽은 2007년 루아얄 선거 포스터다.
ⓒ 손영우 /Marie-Segolene Roy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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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여성 정치인은 2007년에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사회당 대표로 출마한 마리-세골렌 루아얄(Marie-Ségolène Royal, 1953년 9월 22일~)입니다. 위키 백과에 의하면 루아얄은 중도우파인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1955년 1월 28일 ~)와 맞서서 2007년 초기에는 여론조사에서 줄곧 앞섰으나 막판에 역전패 당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으나 '주류 보수언론들의 사르코지 친화적인 보도 및 홍보 또한 패배의 원인이었다'라고 기사가 나오는 것을 보아 분전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보는 순간 "졌다"라고 직감했습니다.

위의 왼쪽 사진은 루아얄의 선거 홍보물입니다. 오른쪽은 선거 포스터지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아시겠는지요? 루아얄의 포스터에 새겨진 글귀는 'Le Changement' 즉, '변화'였습니다. 반면 루아얄의 선거 홍보물은 'Plus juste, la France sera Plus forte' 즉 더 공정하면 프랑스는 더 강해진다'입니다. 실제로 루아얄의 선거 캠페인 콘셉트는 홍보물의 슬로건대로'더 많은 정의'였습니다.

세상에나! 대통령 선거의 콘셉트에서 일관성이 사라진 것입니다! 선거 홍보물과 포스터가 다르다니? 이게 의원 선거도, 주지사 선거도 아닌, 한 나라의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인데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이렇게 차이가 난다는 것은 명확하게 캠페인을 엉망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공정하면 더 강해진다'라고 포스터에 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변화'라고 썼으니 유권자는 혼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차이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시나요? 대중들에게 공개적으로 보여지는 '선거홍보물'과 '포스터'의 메시지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상황에 처해 있는데 다른 캠페인은 오죽하겠습니까? 단순히 주류 보수적 언론의 일방적인 사르코지에 대한 편애 때문만은 아니라는 결론이 납니다.

실제로 루아얄은 선거 과정에서 잦은 말실수를 했고, 사회당부터 녹색당, 반 신자유주의 연대, 프랑스 공산당 등 범진보개혁세력의 대통합에 실패하였고, 영국의 토니 블레어식 노선 추종 등 우파 사르코지에 비해 그다지 매력적인 공약과 캠페인을 펼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일관된 콘셉트와 일관된 이미지, 일관된 공약은 유권자로부터 일관된 지지를 얻습니다. 온라인 전략 역시 전체 선거 캠페인과 그 콘셉트가 일치해야 합니다.

개인 방송은 앞으로 일반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슈는 먼저 선점하는 것이 답이다.
 개인 방송은 앞으로 일반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슈는 먼저 선점하는 것이 답이다.
ⓒ 최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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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팁! 개인 방송을 하십시오.

온라인 전략으로 고민하시는 독자 분들께 특별한 팁을 드리겠습니다. 요즘은 워낙 인터넷 기술이 발달해서 누구나 맘만 먹는다면 방송을 할 수 있습니다. 노트북과 웹캠만 있으면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고 인터넷 방송을 할 수 있습니다.

이미 1인 미디어로서 활동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물론 선거법 위반을 주의해야 하겠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는 자신의 전문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개인 방송을 한다는 것이 선거법 위반이 되는 상황도 아닙니다.(물론, 선관위의 자문을 꼭 받으십시오.) 이제 필요한 것은 나도 방송을 할 수 있다! 방송을 통해서 유권자들에게 얼굴도 알리고 인지도와 지지도를 쌓을 수 있다는 자신감입니다. 당장 효과는 나타내기 힘들겠지만, 꾸준히 노력하시면 분명히 빛을 발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한 가지! 앞으로 이런 개인 방송은 일반화 될 것입니다. 일반화되기 전에 먼저 시작하셔서 이슈를 선점하십시오.

덧붙이는 글 | 루아얄 선거홍보물을 직접 스캔하셔서 온라인에 올리신 손영우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태그:#온라인 8계명, #컨셉트, #SNS, #개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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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한, 1969년 서울 산(産), 2000년부터 방송에 관심 있어 주변을 맴돌다 2005년 우연히 얻어 걸린 라디오 전화인터뷰부터 시사평론 방송시작, 2014년부터는 경제 Agenda에 집중, 시사경제평론을 하면서 몇몇 경제채널 출연하고 있음, 어떻게 하면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는지 종일 고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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