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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극우정당 황금새벽당 의원 및 당원 체포 소식을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그리스 극우정당 황금새벽당 의원 및 당원 체포 소식을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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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극우정당 '황금새벽당'이 의회 진출의 꿈을 이룬지 15개월 만에 최대 위기에 놓였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9일(한국시각) 그리스 경찰은 황금새벽당의 니코스 미칼로이아코스 당수를 비롯해 의원과 당원 등 17명을 범죄단체 구성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 체포가 강행되자 황금새벽당 지지자 200여 명은 경찰청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였다. 그리스에서 현직 의원이 체포된 것은 요르요스 파파도풀로스의 군사정권 독재가 끝난 1974년 이후 처음이다.

미칼로이아코스 당수가 극우성향의 언론을 만들면서 시작된 황금새벽당은 1985년 공식 출범했고, 1993년 정당으로 공식 등록하여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프랑스의 국민전선, 오스트리아의 자유당 등과 함께 유럽의 대표적인 극우정당이다.

그동안 뚜렷한 지지를 받지 못했으나 재정적자에 따른 구제금융으로 그리스의 강력한 긴축정책에 불만을 품은 표심을 사로잡은 황금새벽당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5.3%의 득표율로 아테네 시의회에 진출하면서 세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를 발판으로 지난해 총선에서 약 7%의 득표율을 기록한 황금새벽당은 300석 정원의 의회에서 18석을 차지하는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면서 창당 15년 만에 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황금새벽당은 외국에서 온 이민자가 그리스 국민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외국인 노동자 추방을 주장했고,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터키와의 접경지역에 지뢰를 설치하자는 과격한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독일에도 정당 지부를 만들어 독일 네오나치 세력과 연계하여 활동 반경을 넓히고, 청년 당원에게 네오나치 삭발을 시켰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황금새벽당은 이를 공식 부인한 바 있다.

인종차별 비판한 랩 가수 피살 사건에 연루

앞서 유럽인권위원회는 올해 초 그리스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폭력 사건에 황금새벽당 당원들이 연루된 것을 밝혀내며 그리스 정부에 황금새벽당의 제재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황금새벽당은 지난 5월 수도 아테네의 도심 광장에서 그리스 국민에게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인종차별적 행사를 벌이려다가 최루탄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선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리스 정부는 정당 활동은 헌법으로 보호되는 것이라며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황금새벽당과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며 사태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결국 황금새벽당은 지난 18일 인종주의 차별을 비판한 랩 가수 파블로스 피사스 살해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피사스는 자신이 황금새벽당 지지자라고 밝힌 트럭 운전사에게 흉기로 피살됐다.

경찰은 황금새벽당 의원과 당원 35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전격 체포에 나섰다. 황금새벽당은 '마녀사냥'이라며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반발했지만 18석의 의석으로는 정부의 뜻을 막지 못했다. 

그리스의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는 "나치즘 세력이 사회를 갉아먹고, 민주주의 뿌리를 훼손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며 "황금새벽당이 피사스 살해 사건과 관련됐다는 것이 밝혀지면 즉각 국고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태그:#그리스, #황금새벽당, #극우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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