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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실국장들이 영훈국제중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실국장들이 영훈국제중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 윤근혁


검찰 수사 결과, 870여명에 이르는 무더기 성적 조작 비리가 확인된 영훈국제중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법령에 따라 2015년 6월까지는 지정을 취소할 방법이 없다"면서 "앞으로 운영하는 것을 보고 취소 여부를 결정하겠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2015년에 취소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16일 오후 4시쯤부터 서울시교육청 기자실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이에 대해 한 기자가 "그렇다면 학생을 죽여야 지정을 취소할 수 있는 것이냐"고 따졌다. 또 다른 기자도 "사람을 죽여야 취소하는 게 맞느냐, 더 이상 어떤 비리를 더 저질러야 취소를 한다는 것이냐"고 가세해 팽팽한 모습이 연출됐다.

 

"운영하는 것 봐서"라고 말했다가 된통 당한 교육청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이재하 교육행정국장은 "앞으로 운영하는 것을 지켜본다는 의미는 지금까지 비리를 평가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말이 아니었다"고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2015년 6월까지 국제중을 취소할 방법은 없다'는 기존의 태도를 바꾸지는 않았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5년에 한 번씩 평가를 통해 국제중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국장은 "법치국가에서 법을 어길 수는 없다. 그러나 앞으로 영훈국제중과 같은 중대 입시비리가 생길 경우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교육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시이사들로 구성된 영훈국제중 이사회에서 '국제중 자진 반납을 의결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시교육청의 답변은 오락가락이었다.

 

이 국장은 두 번에 걸쳐 "임시이사회에서 지정 취소를 결정해오면 2015년 6월 이전이라도 취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10여분 뒤, "아까 잘못 말했다. 임시 이사회는 본질적인 내용은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제중 지정 취소를 결정할 수 없다"고 자신의 직전 발언을 뒤집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영훈국제중 사태와 관련 영훈학원의 이사 8명 전원(이사장 포함)에 대한 임원승인취소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전원 임시이사를 파견하겠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이사장이 구속되는 등 자체 학교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되어 현행 법 테두리에서 가장 강력한 방법인 이사 전원 승인취소를 결정했다"면서 "영훈국제중이 조기유학 흡수 등의 설립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원 승인 취소에는 최소 2~3개월, 임시이사 결정에는 1~2개월 정도가 걸려 이르면 올해 말 영훈국제중 이사진이 전원 임시이사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교육단체들 긴급 회견 "국제중 제도 폐지 요구"

 

 16일 오후 기자회견을 하는 교육시민단체 대표들 뒤로 '정약용 프로젝트' 피노키오 펼침막이 보인다.
16일 오후 기자회견을 하는 교육시민단체 대표들 뒤로 '정약용 프로젝트' 피노키오 펼침막이 보인다. ⓒ 윤근혁

앞서, 국제중 폐지 등을 요구하며 37일째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교육운동연대·교육혁명공동행동·서울교육단체협의회 대표 10여 명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중 제도를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임시이사들의 자진 취소 결정이나 경남교육청과 같은 국제중 관련 교육규칙 제정 등을 통해 얼마든지 국제중을 지정 취소할 수 있다"면서 "문용린 교육감이 더 이상 국제중 설립 취소 방침 발표를 미룬다면 국제중 비리의 공범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영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직·약속·용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상기시킨 뒤 "서울시교육청과 문 교육감이 국제중 비리를 사실상 용서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정직과 약속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국제중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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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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