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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23일 "박근혜 후보의 역사왜곡 국민기만 행태를 규탄하며 부산일보의 편집권 독립과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지난 21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정수장학회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와 관련해서 몇가지 잘못 알려진 부분들이 있다며 ▲2005년 이사장직을 그만 둔 이후 자신은 정수장학회와 무관하고 ▲정수장학회는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 순수 장학재단이며 ▲부정부패로 지탄받던 김지태 씨가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 먼저 재산 헌납의 뜻을 밝혔다며 강탈을 부정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은 정수장학회의 사회환원에 대한 시민사회와 정치권, 언론의 요구를 무시하고 기존 입장만 되풀이 한 것이다. 나아가 진실을 왜곡하고 사법부의 판단까지 무시하며 정수장학회를 옹호했다. 반면 정수장학회와 MBC의 지분 매각 밀실 모의나 이정호 편집국장 해고와 같은 언론탄압 관련 국민적 의혹에 대해서는 일체의 해명도 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명백한 역사 왜곡이자 국민 기만 행각이다.

박근혜 후보와 정수장학회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2005년 그가 이사장을 그만둔 뒤 최필립 현 이사장은 부산일보 노조위원장과 면담 자리에서 본인 입으로 "박 대표가 장학회를 좀 맡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한 바 있다. 게다가 최필립 이사장은 부산일보 측에 "부산일보가 박근혜 의원을 도와준 게 뭐가 있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적이 있으며, '정수재단 사회 환원 요구' 기사를 1면에 게재했다는 이유로 이정호 편집국장을 대기 발령했다가 지난 10월 19일 해고했다. 이러한 정황을 두고도 무관하다는 말인가.

정수장학회가 정치활동을 하지 않은 순수 장학재단이라는 주장도 거짓이다. 정수장학회 장학금을 수여받은 학생들에게 박정희‧육영수 추도식 참여를 의무화하고, 박정희 사진집 발간을 지원는 등 박정희 미화사업을 진행했다. 또 장학금을 박근혜 후보의 정치적 발판인 TK지역에 편중 지원했고,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을 팔아 박근혜 후보를 위한 대선 이벤트를 모의한 사실까지 들통난 마당에 순수 장학재단이란 말이 나오는가.

고 김지태씨의 부일장학회가 박정희 군사 정권에 의해 강탈돼 5.16 장학회, 정수장학회로 이어졌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고 김지태씨 유족의 주식반환 청구소송 1심을 담당한 재판부가 지난 2월 24일 '김지태씨가 국가의 강압에 의해 5.16장학회에 주식을 증여하겠다고 의사표시를 한 것은 사실'이라며 강압성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런데도 부패한 기업인이 먼저 헌납했다고 주장했고, 취소권이 소멸됐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던 것을 두고 강압이 아니었다 궤변을 늘어놓았다. 박근혜 후보의 이번 발언은 인혁당 사건에 이어 최소한의 역사 인식도 갖추진 못한, 사자에 대한 인간적 예의도 없는 파렴치한 태도 그 자체였다.

우리는 박근혜 후보의 역사 왜곡과 국민 기만 행각을 규탄한다. 또 사회적 요구와 민심을 읽지 못한 채 진실마저 왜곡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이제라도 박근혜 후보는 고 김지태 씨 유족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지역의 독립정론 부산일보의 편집권 독립과 정수장학회의 진정한 사회 환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아울러 부산일보의 편집권 독립을 무시하고 매각 운운한 최필립 이사장은 즉각 사퇴하고, 부산일보 편집권 독립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다 희생당한 이정호 편집국장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


태그:#부산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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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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