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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20일 오후 5시 40분]
 
20일 오후 2시경 고 지창환씨의 빈소가 마련된 태안장례식장을 찾은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가 조문을 마치고 유족를 위로하고 주장으로 인사차 다가가자 앞치마를 차고 일을 하고 있던 아주머니들이 서로 먼저 손을 들어 "다음은 내 차례입니다"라고 말하며 일제히 큰 울음을 터트렸다.
 
이들은 숨진 지씨와 함께 태안읍 조석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주인들로 지씨의 부음을 듣고 가게 문을 일제히 닫고는 장례식장으로 달려와 아픔을 나누며 손님들을 위해 일손을 돕고 있는 중이다.
 
이들은 입을 모아 특별한 대책이 없는 한 제2의 지창환씨는 자기라고 서슴없이 말하고 있다.
 
이런 절박한 심정은 장례식장을 찾는 대부분의 태안주민들이 갖는 공통된 인식이다.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정부 촉구대회에서 음독 분신한 고 지창환씨의 빈소가 마련된 태안보건의료원 태안장례식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권과 지역 주민 대책위에서 보내온 조화 70여개가 빈소 복도 양쪽을 가득 메우고 있다.
 
유족들과 각 대책위는 논의를 벌였으나 상주가 가족장을 강하게 원하고 있어 가족장으로 20일 아침 9시에 발인할 예정이다.
 
각계의 조문 행렬은 이어져  민주노동당 김용한 최고의원과 조문단이 조문을 하는가 하면, 통합신당 손학규 대표, 강금실 최고위원, 유인태 최고위원, 이기우 문석호 의원등이 조문을 마치고 태안군청 상황실에서 지역 수산, 비수산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으며,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도 오후 7시경 조문 이후 지역 대표 등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지역주민들과 대책위가 군민장을 강력히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이 가족장을 고수하는 것은 최근 태안지역에 퍼지고 있는 유언비어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태안지역에는 고 이영권 선생 군민장 이후에 "부조금이 수억 들어왔다", "삼성이 몇 억을 줬다" ,"애비팔아 장사했다"는 등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유언비어들이 계속 되고 있어 유족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일부 경로당에서는 노인들이 모여 "내가 독한 마음먹고 약 하나 먹으면 그래도 남은 자식들이 살 돈은 생기는 것 이니냐"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퍼질 정도로 인심이 흉흉해지고 있다.
 
손 대표를 만난 횟집 아주머니들이 울며 "다음은 내 차례"라고 얘기하는 것도 이러한 유언비어와 무관해 보이지는 않는다.
 
고 지창환씨 유족들 역시 이런 유언비어에 부담을 느끼고 가족장을 선택하게 됐다는 추측이 강하다.
 
한편 생전에 지씨와 같이 일을 했던 조석시장 횟집 상인들은 태안보건의료원 장례식장과 조석 시장 입구에 "고 지창환 열사의 명복을 빕니다-당신의 장렬한 죽음은 곧 우리의 죽음입니다"라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을 걸어 고인을 추도하는 한편 내일(21일) 조석시장에서 노제를 지내면서 고인의 죽음을 애도할 예정이다.
 
 
 
[2신 : 19일 오후 3시 11분]
 
빈소에 주민들 조문 행렬 이어져
 
태안반도 기름유출사고의 여파로 운영하던 횟집의 경영이 어려워진 것을 비관해 음독한 후 분신을 시도하다 숨진 고 지창환씨의 빈소에는 19일 오전 9시경부터 안타까움 죽음 소식을 듣고 달려온 주민들로 붐비고 있다.
 
이들은 특히 예인선이 3번이나 유조선과 충돌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도 무리하게 운행을 강행해 사고를 일으켰다는 <조선일보>의 보도를 보고 사고 당사자인 삼성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어민 최 아무개씨는 “해상 당국의 이러한 분석이 사실이라면 21일 검찰은 당연히 삼성중공업의 중과실을 포함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만약에 검찰이 항간의 얘기처럼 선장 개인의 과실로 몰아간다면 태안군의 강력한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흥분했다.
 
지씨의 빈소에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통합신당 손학규 대표, 정세균 태안재해특별위원장, 민주노동당 심상정 대표, 자유신당 이회창씨, 강무현 해수부 장관 등 정치인들의 조화와 태안군내 각 대책위의 조화 30여 개가 입구 양쪽 복도에 놓여 있다.
 
강무현 해수부 장관, 권동욱 해양경찰청장, 최상환 태안해경서장이 오전 10시 40분경 빈소를 찾았는가 하면, 창조한국당 전재경 최고위원과 조문단,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 80여 명이 방제 작업 봉사를 마치고 오후 3시경 빈소를 찾아 단체 조문을 하기도 했다.
 
강무현 해수부 장관은 빈소 조문에 이어 서산수협에서 수산분야 대책위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긴급 생계비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는 비난을 의식한 듯 “충남도에 즉시 지급을 지시했으며, 충남도가 요청한 추가 300억 원의 지원과 특별법 제정도 관계부처와 협의해 최선을 다해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의견을 밝혔다.
 
한편 강 장관이 간담회 참석자들과 태안읍내 모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할 때 태안유류피해투쟁위원회 김진권 회장이 식사 중이던 강 장관을 찾아가 “어민들이 다 죽어 가는데 긴급 생계비 배분을 왜 안 하고 있느냐”고 묻고는 “정부가 빨리 피해 조사를 마치고 선 보상을 해서 더 이상 태안사람이 불행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따졌다.
 
이러한 김 회장의 지적에 대해 강 장관이 ‘예, 예’만 하자 화가 난 김 회장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식사를 하고 있던 강 장관에게 “무슨 낯으로 초상집에 와서 밥이 넘어 가느냐”며 강력히 항의를 해 식사 자리가 한 때 어수선해지기도 했다.
 
 

[1신 : 19일 오전 8시 27분]

 

18일 집회에서 분신한 지창환씨 숨져

 

태안반도 기름 유출사고로 생계를 비관해 오다가 18일 '태안반도 기름유출 피해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정부 촉구대회'에서 분신한 지창환씨가 19일 아침 8시 7분 경 숨졌다. (관련기사 참조)

 

지씨의 빈소는 태안보건의료원 태안장례식장 1층 1분향실에 차려진다. 대책위는 지씨의 장례절차에 대해 19일 오전 중으로 가족들과 상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창환씨는 18일 밤 10시 40분 경 순천향대병원에서 태안의료원으로 이송되었다. 태안보건의료원 관계자는 “순천향대 의료진이 가망이 없다는 결론을 내려 가족들과 상의해 태안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한편 지씨는 사전에 분신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에 따르면 지씨는 18일 아침에 가족들에게 “내가 죽으면 화장을 해서 만리포 해변에 뿌려달라”고 말했다는 것. 아들 지현규씨는 “아침에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며 “아버지의 이 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태그:#태안반도 기름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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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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