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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이번 수상실적을 자랑스레 홍보하고 있다.
▲ 서울시민원의 우수함을 알리는 홍보물들 서울시는 이번 수상실적을 자랑스레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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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민원처리로 각종 정부부처주최의 굵직한 상을 휩쓴 서울시의 ‘다산프로젝트’가 생활불편신고의 경우 실은 최소 한 달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산프로젝트’은 각종 민원 제기 사항에 대해 ‘원스톱 서비스’를 약속하고 있는 서울시 민원처리기관이다. 실제로 ‘다산프로젝트’는 지난 10월 18일 행정자치부주최 ‘지방행정 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국무총리상’을 수상, 같은 달 감사원이 주최한 ‘2007민원처리우수기관선정’에서 정부부처 및 16개 광역시도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우수한 기관으로 선정되면서 ‘다산프로젝트’의 성공적 실행을 인정받았다.

감사원은 서울시가 “시민의 입장에서 신속하게 어려움을 해소하고 시민고객 감동의 민원서비스를 실천한 부분을 인정”해 우수기관으로 선정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다산프로젝트의 장점인 ‘신속성’은 정말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

'교통불편민원신고 심의회 한 달에 한번 밖에 열리지 않아'

‘다산콜센터’와 ‘사이버다산 홈페이지’를 통해 외국인 친구의 교통불편사항을 신고했던 김모양(24)은 “관광차 들린 외국인 친구가 택시에 과도한 요금을 지불하게 돼서 신고를 했는데 한 달 후에나 해결이 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운을 띄웠다. “홈페이지에 소개된 내용으로는 전화 한번이면 금방 끝날 것 같았다”고 “길어야 며칠이면 끝날 줄 알았던 처리가 한달이나 걸려 친구가 구제받을 수 없어 당황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민원서비스 다산콜센터 메인화면. 실제 다산센터의 ‘즉시’ 해결은 시민이 받아들이는 ‘즉시’와 상당한 차이를 갖고 있었다.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즉시 해결’과 ‘전화돌림 때문에 불편하셨죠?’란 문구가 묘한 느낌을 전해 준다.
 서울시 민원서비스 다산콜센터 메인화면. 실제 다산센터의 ‘즉시’ 해결은 시민이 받아들이는 ‘즉시’와 상당한 차이를 갖고 있었다.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즉시 해결’과 ‘전화돌림 때문에 불편하셨죠?’란 문구가 묘한 느낌을 전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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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불편함에 대해 ‘다산콜센터’는 “교통불편민원신고 심의위원회가 한 달에 한번 밖에 열리지 않아 접수를 해도 한 달이 소요된다”며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심의가 사건내용을 토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해당 택시기사분의 진술소견서가 첨부되어야 한다. 그래서 만약 그 택시기사분과 연락이 되지 않거나 연락이 되더라도 진술소견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말해 교통 불편 민원신고 서비스자체가 빠른 처분이 이루어질 수 없는 체계임을 설명했다. 하지만 ‘다산민원홈페이지’는 ‘신속,편리,즉시 해결’이라는 문구로 편리한 민원서비스를 강조, 시정을 하는데 최소 한 달이 걸린다는 사실에 대한 설명을 누락해 민원인들의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불만은 시민의 알 권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교통 불편 민원신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택시요금분쟁’의 경우 평소 그 구간의 요금이 얼마였는지 혹은 그 경로의 선택이 최상이었는지에 대한 기준으로 사건의 잘잘못을 따지고 있는데, 사건 열람을 요구하는 민원인에게 ‘불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일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택시요금에 대한 불만사항을 접수했던 박모씨(26)는 “좀 더 확실히 하고 싶어서 택시를 이용한 경로를 말씀드리고 그 경로에 대한 평균 요금과 본 구간의 가장 빠른 길을 지도로 제공받고 싶다고 요청했는데 볼 수 없다고 답했다”며 “설령 택시운전기사가 올바른 길을 이용했다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승복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서울시 다산민원프로젝트는 어떤 명목으로 각종 부처에서 ‘빠르고 신속한’ 민원의 처리를 인정받은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다산민원 홈페이지에 접수된 민원의 답변으로 알 수 있었다.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민원은 그 민원을 담당기관에 이전한 것만으로도 ‘답변완료’로 구분됐던 것이다. 또한 접수된 민원에 대한 답변에 “교통 불편 민원신고가 소정의 기일이 걸릴 수 있다”는 공지로 일축해 이 소정의 기일이 한 달 이상이 될 수 있음을 밝히지 않았다. 게다가 경찰 관련민원의 경우 서울시가 담당하지 않는다는 대답만으로도 ‘완료’처리가 될 수 있었는데, 민원인이 직접 그 관계부서에 다시 민원을 넣어야 하는 수고로움을 겸하고 있는 것을 말할 것도 없었다. 사실 다산프로젝트가 가장 강조해 왔던 서비스는 ‘신속한 처리’와 ‘전화돌림의 막음’으로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신민원서비스 다산프로젝트는 여전히 이전의 폐해를 안고 있다.
'완료'라고 처리되어 있으나 다른 기관으로의 이전외에는 답해진 것이 없다. 때로 이 이전은 시민 스스로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기도 하다.
▲ 완료된 민원? '완료'라고 처리되어 있으나 다른 기관으로의 이전외에는 답해진 것이 없다. 때로 이 이전은 시민 스스로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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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각종정부부처로부터 표창 받은 서울시의 신민원시스템 다산프로젝트는 언제 시정될지 알 수 없어 마음만 졸이며 처리를 기다려야 했던 이전의 민원 시스템과 별반 차이가 없는 체계에 불과해 서울시 행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행복한 서울이 열린다는 대대적 보도에도 불구하고 다산콜센터의 행복은 시민의 그것과 거리가 멀어보인다.
▲ 120전화안내판 행복한 서울이 열린다는 대대적 보도에도 불구하고 다산콜센터의 행복은 시민의 그것과 거리가 멀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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