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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의 서울 관악구 봉천 3동 현대아파트단지내 야외 기자회견에 김종인 민주당 의원이 배석해 눈길을 끌었다.
 25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의 서울 관악구 봉천 3동 현대아파트단지내 야외 기자회견에 김종인 민주당 의원이 배석해 눈길을 끌었다.
ⓒ 황방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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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가 25일 후보등록 뒤 첫 행사인, 서울 관악구 봉천 3동 현대아파트단지내 야외 기자회견에는 정 후보에게 매우 반가운, 그러나 민주당에게는 불쾌한 얼굴이 나타났다.

민주당의 김종인 의원(비례대표, 4선)이었다. 기자들에게는 뜻밖이었지만 신당에서는 상당한 공을 들인 인물로, 민주당과의 합당이 성사됐을 경우 선대위원장 위촉이 거론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정 후보의 기자회견문인 '정동영의 정통경제 선언'을 감수했다. "읽어봐 달라고 해서, (기자회견문을) 몇자 고쳐준 것이다, 합당됐으면 적극적으로 했을 수도 있는데"이라고 한 김 의원은,  정 후보가 6쪽짜리 회견문을 낭독하는 내내 정 후보 옆에 같이 서 있었다.

김 의원, 정 후보 경제기자회견문 감수

정 후보가, 서울의 서민과 중산층 대표지역의 하나인 봉천동 아파트 단지에서 후보등록 뒤 첫 행사를 한 것은 이명박 후보의 재벌경제에 맞서는 서민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생각이다. 이런 정 후보에게 김 의원은 적지않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인물이다.

김 의원은  민정당 의원 시절이던 1987년 개헌때, 지금까지 재벌규제의 기본토대가 되는 헌법 119조 2항("국가는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 민주화를 위해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을 도입했다. 지금도 이 조항은 '김종인 조항'으로 불리는데, 재벌들은 이를 폐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또,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0년에는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있으면서 5·8조치 즉, 재벌의 비업무용 부동산 강제매각조치를 단행해, 부동산 투기 억제에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의원에 대해 "제가 사숙하는 대선배" "김 선배"라고 부르면서 "(김 의원이) 저를 돕는 경제브레인들과 함께 정동영 경제드림팀 짤 것" "옆에서 든든하게 서 주시니까, 제 경제 선언이 그냥 나온 게 아닌 것으로 국민이 봐주실 것"이라고 기뻐했다.

신당 선대위의 최재천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의 재벌, 관치경제에 대립되는 상징으로, 집권하면 경제정책을 책임질 수 있는 유력한 카드"라고 설명했다.

"불출마는 확실해졌으니…" 이전과는 달라진 고건 쪽 반응

고건 전총리
 고건 전총리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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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는 이날 '고건 전 총리에 대한 영입작업'에 대해 묻는 질문에 "조만간 찾아뵐 것이다. 고 전 총리도 깨끗한 나라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실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의 대변인 격인 김덕봉 전 총리 공보수석은 이에 대해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정 후보가 고 총리와 가장 동질성이 높은 것 아니냐"면서 "고 총리를 대선후보로 생각했던 분들 중 많은 분들이 대통합민주신당에 가 있는데, 이 분들도 고 후보가 정 후보를 도왔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출마는 몰론 일체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던 이전과는 다른 반응이라는 점에서, 양쪽에 교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은 후보등록이 끝났기 때문에 고 총리의 불출마가 분명해진 것 아니냐"면서 "고 총리가 불출마한다 해도, 나라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주변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불출마가 확실해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없이 현안에 대해 발언할 수 있다는 것이어서, 주목되는 부분이다.

정 후보 쪽은 이들 외에도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박태준 전 총리의 지원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영선 의원은 "정 후보가 후보로 확정된 뒤 가장 먼저 만난 분이 정운찬 교수"라면서 "공개적으로 나서는 것은 아직 부담스러워하고 있지만, 대학입시 폐지 문제 등에 대해서는 먼저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또 "정 후보가 고향인 경남 양산에 머물고 있는 박태준 전 총리도 여러 차례 방문했었다"고 전했다.

"개인이 아니라 '경제드림팀'시스템으로 맞서겠다"

정 후보 쪽은 최근 경제드림팀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김종인 의원,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진대제 전 장관, 류근관 서울대 교수 등으로 드림팀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고건 전 총리와 '포철신화' 박태준 전 총리의 지원을 더해, 정 후보 개인이 아닌 시스템으로 이명박 후보의 경제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계획이다. 정 후보가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시각도 감안한 것이다.

동시에 후보등록 이후에도 계속될 후보단일화 논의에서도 이같은 외부의 거물인사 영입을 통해, 우위에 서겠다는 계산이다.

정 후보의 한 핵심측근은 "경제프레임을 끌고온 이명박 후보가 부패문제에 갇혀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정 후보가 집권하면 이런 사람들로 경제를 이끌고 가겠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김 의원이 정 후보의 기자회견에 배석한 것에 대해 "정 후보는 통합과 단일화를 말하더니 기껏 한다는 것이 다른 당 의원 빼내기인가"라고 비판하면서 "남의 집 벽돌 빼내 내 집 짓겠다는 파렴치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김 의원에게도 "다른 당 후보 회견에 배석한 것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당인의 도리가 아니다.  조속히 본래의 위치로 돌아오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이 무산된 23일 이인제 민주당 후보가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중소기업희망 선포식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행사장에 먼저 입장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이날 동석한 이 후보와 악수를 하지 않았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이 무산된 23일 이인제 민주당 후보가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중소기업희망 선포식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행사장에 먼저 입장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이날 동석한 이 후보와 악수를 하지 않았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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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민주당, 호남출마 희망자들만 남아"


이날 정동영 후보 기자회견에 배석한 김종인 의원은 민주당에 대해 "호남에서 출마하려는 사람들만 남았다"고 비판했으며, 이인제 후보에 대해서도 "기반이 너무 좁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현장과 전화인터뷰 전문.

-정동영 후보에 대한 자문을 계속 하는 것인가.
"물어오면 대답해주는 것 아닌가. (기자회견문을) 읽어봐달라고 해서, 몇 자 고쳐준 것이다. 합당이 됐으면 적극 나섰을 수도 있는데…."

-오늘 오전에는 민주당 이인제 후보도 후보등록 뒤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나보고는 와 달라고도 안 했는데…."

-올해 대선은 어떻게 보나.
"예년 같으면 지금쯤 보면, 거의 (결과를) 알겠는데, 이번에는 아직 헷갈린다. 1987년처럼 될 것 같다. 36, 37% 득표로 대통령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정동영 후보도 승산 있다고 보나.
"지금 사실상 똑같이 출발하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가 독주하는 것 아니다. 그도 지금 BBK등 여러 말이 나오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선거 2주 전에는 판세가 나올 것이다."

-조순형 의원도 탈당했는데, 지금 민주당 상황은 어떤 것인가.
"조 의원이 후보가 됐으면 모양이 좋았을 것이다. 지금 지지도 10%가 됐을 수도 있고, 그러면 신당과의 후보단일화도 누가 됐을지 모르는 상황이었을 수도 있다. 지금 민주당 후보는 기반이 형편이 없어서, 모양새가 우습게 됐다. 당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타성에 젖어있다. 조순형 의원 나간 뒤에, 광주와 전남에서 총선 출마하려는 사람들만 남았다."

-김 의원 본인도 탈당계획 있나.
"이번 국회를 마지막으로 정치를 끝낼 생각이기 때문에, 지금 모양 나쁘게 탈당할 생각은 없다."


태그:#정동영, #이명박, #고건, #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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