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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강성관
13일 광주를 방문한 정동영 전 의장은 노무현 대통령과 유시민 장관 등 당내 친노세력에 대해 작심을 한 듯 격정을 토해냈다.

정 전 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 당내 정치, 경선 구도 개입을 중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광주정신을 배반한 것"이라며 "편가르기와 독선의 정치는 극복해야 한다"고 노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날 오전 정 전 의장은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5·18정신계승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비판했다.

정 전 의장은 친노세력에 대해서도 "소수 친노세력을 묶어서 정권을 창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오월정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몰아세웠다. 또 정 전 의장과 동행한 정청래 의원은 유시민 복지부장관과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향해 "간신배"와 "안기부 장학생"이라고 맹비난을 쏟아냈다.

마침 이날 천정배 의원도 광주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 대통령이 통합의 걸림돌이 안 됐으면 좋겠다"면서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의 틀을 벗어나 대통합의 길에 함께 나서야 한다"면서 "감정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사로잡혀 대통합을 어렵게 해서는 안된다"고 노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들의 격한 공격으로 반노·친노세력의 갈등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호남·충청 지역주의? 광주시민 배반"

정 전 의장은 "DJ는 5년 전에 탈당한 뒤 한번도 당내 경선에 개입하지 않아서 국민경선이 가능했고 노무현 후보가 가능했다"면서" 노 후보는 당시 조중동에 '경선에 개입하지 말라'고 요구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노 대통령은 당을 떠나신 분인데 당내 정치와 경선구도에 불개입하는 것이 상식이고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대통합신당을 '지역주의'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광주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는 "광주는 5년전 통합의 정신으로 노무현 정권을 만들었다"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을 탄생시킨 것이 지역주의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어떻게 참여정부 인사들이 호남과 충청을 묶어서 지역주의 연합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광주시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한나라당에 정권을 넘기더라도 당을 고수하자는 것은 원칙이 아니라 시커먼 의도"라며 "대연정은 안되지만 대통합은 된다, 대연정에 광주시민이 분노했지만 대통합은 찬성하고 있다"고 노 대통령을 겨냥했다.

▲ 13일 오전 광주 상무지구 시민공원에서 열린 5·18정신계승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정 전 의장은 5km 코스를 40여분만에 완주하고 골인 지점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는 자신의 지지자들과 함께 '오월정신 계승으로 한반도 평화 번영 이룩하자'라고 씌인 플래카드를 들고 골인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당내 친노세력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정 전 의장은 "이제 광주의 통합정신을 바탕으로 통합정부가 나타날 시대이고, 이를 위한 유일한 길이 대통합신당"이라며 "소수의 친노세력을 묶어서 정권을 창출한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분열과 편가르기와 독선의 정치는 극복해야 한다"면서 "김대중 후보와 노무현 후보를 찍었던 국민들이 다시 자부심을 갖게 하고, 설사 찍지 않았더라도 그 분들에게도 포용하는 시대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당 사수파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전 의장은 열린우리당의 2월 전당대회 당시 결의한 대통합신당을 언급하며 "이제 와서 딴 소리한다면 당시에 위장합의한 것이고 정직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제 와서 '당을 지키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자기배반"이라고 했다.

그는 "'정동영 나가라' 이것은 너무 심한 말 아니냐, '나가라'는 말을 어떻게 정동영에게 할 수 있느냐"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정 전 의장은 자신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본질이 아니다"며 "대통합신당 하겠다는 약속한 시한의 데드라인이 다가온다, 그래서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고 약속을 이행하라는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정청래 "유시민은 간신배, 이병완은 안기부 장학생"

기자간담회 자리에 함께 한 정청래 의원도 정 전 의장을 거들고 나섰다. 특히 정 의원은 유시민 복지부 장관과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향해 "간신배" "안기부 장학생"이라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런 간신배들은 대통령이 빨리 내쳐야 한다"고도 했다.

정 의원은 "유시민 장관은 '99.9% 한나라당 집권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며 "자신의 홈페이지에 '정운찬도 출마 포기했는데 왜 정동영과 김근태는 포기하지 않느냐'는 여론조사를 했다, 이것은 해당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기 당 대권 후보의 출마를 저지시키려는 것이야말로 해당행위이고 대통령을 욕보이는 간신의 행위"라고 말했다.

이병완 전 실장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그는 "2002년 정동영은 희망돼지를 들고 노무현 찍어달라고 전국을 누볐다, 그 때 이병완은 없었다"고 말하고 "아무런 자격도 없는 사람이 '살모사 정치'라는 말을 하다니 안기부 장학생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정청래 의원은 남북열차 시범운행 행사 참가자 명단에서 정 전 의장이 제외된 것에 대해 "남북열차 연결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05년 6월 시동을 건 것인데 어떻게 명단에서 뺄 수 있느냐"라며 "대통령이나 통일부는 아니라고 본다. 청와대 측근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명박, 5월묘역 파안대소 사과나 하라"

▲ 13일 오전 광주 상무지구 시민공원에서 열린 5·18정신계승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이명박 전 시장과 정동영 전 의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 전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5월 묘역에서 파안대소한 것에 대해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며 이 전 시장을 비난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이날 정 전 의장의 발언 수위에 대해 정 전 의장측 한 관계자는 "대선 구도가 '노무현 대 한나라당'으로, 경선 구도가 '노무현 대 대권후보'로 가서야 되느냐"면서 "이에 대해서 손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함께 정 전 의장은 이날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오늘 마라톤대회에서 이명박 전 시장 등과 자리를 함께 했는데 광주시민들께 분명히 말하고 싶다"면서 "이 전 시장이 다른 지역도 아닌 광주지역에 와서 활보하기 전에 민주화세력에게 '빈둥빈둥 논다'고 했던 빈곤한 역사 의식에 대해 짚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지난 2005년 4월 이명박 전 시장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후 유영봉안소에서 파안대소한 것을 언급하며 "사과를 받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5월 묘역 유영봉안소에 와서 파안대소한 역사의식과 몰염치에 대해서 짚고 사과받아내야 한다"면서 "이것을 다 용서하고 없었던 것처럼 해서 만일 이명박 전 시장이 대통령 되면 광주를 뭘로 알겠느냐"고 했다.

이날 정 전 의장은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등 자신의 지지자들과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오후 비공개 일정을 소화하고 상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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