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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도원
대중의 환호와 갈채,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이 잇달아 자살을 해서 충격을 주었다. 베르테르 효과인지 연일 연예인들의 자살 소식이 들려왔고 그들의 자살 원인은 우울증이라고 했다.

보통 사람도 하루에도 몇 차례 기분의 변화를 경험하며 산다. 대부분 몇 날이 지나면 원래의 감정으로 회복이 되지만 침체된 기분이 몇 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적인 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라면 우울증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신경정신과적 치료를 꺼리지만 사실은 알게 모르게 아동기부터 노년기까지 가벼운 우울의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고 한다.

유명한 작가, 정치가, 작곡가 중에는 우울증을 않았던 사람들이 무척 많다. 하지만 그들은 우울증을 잘 극복하고 자신들의 괴로움을 사회·문화적으로 승화시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렇게 같은 병증을 앓으면서도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게 달랐던 것이다.

링컨과 윈스턴 처칠도 우울증을 앓았다. 처칠은 불안한 억제형 우울증에서 탈출하기 위해 유화를 그렸다고 한다. 당시는 우울증에 대한 지식도 부족했고 좋은 약물치료를 받을 수 없어서 위인들은 오랜 시간 고통에 시달렸다. 처칠은 자신의 우울증을 나의 검은 개(My black dog)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는 우울증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유화를 그리며 ‘검은 개’가 사라져 가길 기다렸다고 한다.

괴테, 발자크, 톨스토이, 버지니아 울프, 헤밍웨이, 호손, 도스토예프스키, 카뮈, 시벨리우스 등 문학이나 음악분야에 큰 흔적을 남긴 대가들 중에는 우울증 환자들이 의외로 많음을 알 수 있다.

우울증이 생기면 자신의 성격적 결함에만 집착해 적극성이 없어지고 자신감이 상실되며 소극적이고 비극적인 성격이 된다. 하지만 집착을 잘 승화시켜 여러 방면에 공적을 남긴 사람들도 있다. 그들이 이른바 우울증을 앓았던 문인들이나, 정치가, 화가, 음악가 들이다. 명성을 얻은 사람들은 그 명성을 지켜내고 지속적으로 세인들의 관심을 얻으려는 욕심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는 것 같다.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장점을 다시 평가하고 스스로 자신을 재발견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에 못지않게 지인들이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줘야 함은 물론이다. 결국 인간은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 관심과 사랑을 지속시키고 싶은 욕망 가운데 살아가는 존재인가보다.

자기 집착이나 자기 통제가 강한 사람,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일수록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은 인간이 지닌 무한 상승에의 욕구 때문일 것이다. 우울증은 타인과의 관계를 확장하고 자신의 지나친 욕망을 절제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면 치료할 수 있다.

우울증이 심화되면 타인과의 관계를 단절하거나 말문을 막아 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그럴 때일수록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피해서는 안 된다. 억지로라도 밝고 긍정적인 면, 자신의 장점, 좋은 추억 등을 기억해 내도록 의식적으로 애써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울증은 특별한 사람만이 앓는 병증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다.

우울증이 삶에서 터널 안을 통과하고 있는 상태라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 터널을 지나 밝은 햇살이 비치는 곳으로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심리 상담이나 약물 치료 또한 무조건 거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생명의 보존은 생명의 탄생만큼이나 중요하니까.

덧붙이는 글 | 우울증은 치료된다/와타나베 쇼스케 지음.오강섭 옮김/동도원/1만원


우울증은 치료된다

와타나베 쇼스케 지음, 오강섭 감수, 동도원(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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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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