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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이 나같은 사람을 데리고와 덮어둬도 될 일 계속 끄집어내서 떠들고 다니니까, 한나라당만 윤리적인 문제가 있는 걸로 비쳐지는 면도 있다. 내 잘못 같다."

한나라당의 '도덕성 재무장'에 앞장서왔던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군부대 골프 사건이나 성추행 사건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소속 의원들을 두둔하고 나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 위원장은 19일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부인 워크샵 강연에서 김학송, 송영선, 공성진 의원이 정기국회 기간 피감기관에서 골프를 친 사건을 거론하며 "골프 친 사람들을 보니까, 함정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분들 개인을 보면 인격적으로 정말 훌륭하기 그지 없다"면서 "그러니까 재주를 부릴 줄 모른다, 그래서 덜컥 걸리고 그런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너무 순진하기 그지 없다. 세상 풍파를 겪어보지 않아서 그렇다. 여러분 남편들은 너무 곱게만 인생을 살아서, 순진해서 덜컥 넘어가고 덜컥 걸리고 그런다. 안타까운 면이 있었다."

특히 인 위원장은 "골프도 당당하게 치고 (언론이 취재 왔을 때) 시간 남아서 쳤다고 하면 되지 뭐 하러 화장실로 숨느냐, 그것도 한 시간이나 무슨 큰 잘못한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은 그냥 넘어가야 하는데 국민들이 한나라당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면 난리가 난다"면서 "열린우리당은 해외 나가서 골프를 치고 왔는데 아무 것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당당하게 골프치면 되지 뭐하러 화장실에 숨어?"

@BRI@인 위원장은 "다른 당에서 한나라당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 뼈아프게 반성하지만 어디 한나라당만 잘못 있느냐"며 "앞으로는 다른 당 일도 우리가 도와줘야겠다, 골프 치고 온 사람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와줘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다른 정당은 대법원까지 가서도 대표를 하는 정당이 있고, 어떤 당은 간첩 혐의에 연루된 당도 있다"며 "심각한 윤리문제 아니냐"고 반문,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으로 화살을 돌렸다.

인 위원장은 또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부인들에게 "남편들 술 좀 안잡숫게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술이라는 게 이상해서 이것만 들어가면 사람이 돌변한다. 제발 내년 대선 끝날 때까지 남편들 술 좀 안 잡수게 해달라. 술 먹으면 밥도 주지 마라. 절대로 여자 있는 술집 가지 말라고 해라. 요즘 조금만 손 건드려도 성폭행이라고 신문에 난다."

인 위원장은 지난달 이재웅 의원이 기자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여성 재소자들이 창틀에 기대서 남성이 지나가면 '한번 줄까, 한번 줄까' 하더라"고 말했다가 구설수에 오른 것에 대해서도 "밥 먹으면서 한 아슬아슬한 농담이었다"며 옹호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한나라당 '대세론'에 대해서도 "50%의 지지자들도 '한나라당 이대로는 안된다'는 전제가 있다"며 "50%는 하루 아침에 날아갈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 당이 어디 있나, 당이 하나밖에 없는데 80%, 90% 나와야지 무슨 50%가 자랑이냐"고 경고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꼭 이기는 방법은 하나 있는데 노무현씨를 대통령으로 다시 공천하면 확실하게 이길 것"이라며 "남편분 목을 만져보면 뻣뻣할 것이다, 정권 잡은 줄 알고 그런다, 이게 망할 징조"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의 경각심을 강조하던 인명진 위원장의 발언은 현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그는 "노무현 정권은 좌파 정권이 아니다, 어느 좌파 정권이 핵을 용납하나, 인권을 무시하느냐"며 "이 정권은 얼치기 정권, 전혀 준비안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나는 미국에 한번도 안 가봤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대통령을 하느냐"며 "싫든 좋든 미국은 우리 운명과 직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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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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