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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우황, 사향, 웅담은 보약(補藥)이 아니라 사약(瀉藥)입니다.

사약이란 보약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몸의 기운을 돋우거나 혈을 풍부하게하거나 혹은 정을 튼실하게 하는 약재가 아니라 몸의 기운을 빼내는 일을 하는 약재입니다. 즉, 몸속에 나쁜 기운이 뭉쳐있어 병증이 나타날 때 이것들을 밖으로 빼는데 쓰는 약입니다.

따라서 병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증상에 따라 유용하게 쓸 수는 있지만 병증이 없는 사람한테는 몸을 축나게 하는 약재입니다. 그래서 이런 사약을 쓸 때는 나중에 반드시 보약을 써서 몸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기는 위의 약재들이 진귀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진귀하기 때문에 몸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약재상들의 장사속도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데 한 역할을 했고요.

귀하다는 것은 몸에 좋다는 뜻이 아니라 구하기 힘들다는 뜻입니다. 더구나 옛날에는 동물들을 포획하기가 어렵고 설사 포획하였다 하더라도 교통이 발달 안돼 유통과 보관이 힘들었기에 더욱 귀하게 생각되었던 것입니다.

우황은 담석증에 걸린 소의 담낭에서 뺀 담석덩어리 입니다. 급성 담낭염, 담관염 혹은 간염에 쓸 수 있는 약입니다. 기미가 차서 열을 내리고 막혀있는 것을 풀어주기 때문에 염증으로 뭉친 데에 쓸 수 있습니다.

사향은 사향노루의 배꼽에 있는 분비물입니다. 향이 강하여 몸의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는 일을 합니다. 몸속에 뭉친 기운을 풀어내기 때문에 정신이 혼미할 때나 혹은 종기초기에 혹은 성적인 흥분을 돋우는 데 씁니다. 어떤 경우든 몸의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기 때문에 몸의 기운을 소모시킵니다.

일부 학교 선생님들 가운데 각성과 안심의 효과가 있다 하여 수험생들에게 우황청심환을 한달 씩 먹으라고 권유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것은 무지에서 비롯한 위험한 처방입니다. 물론 학교 선생님들이 처방을 낸다는 것 자체가 불법이긴 하지만 합법, 불법을 떠나서 우선 의료상식에 맞지 않는 것입니다.

웅담은 곰의 쓸개입니다. 모든 동식물의 먹이사슬 꼭지에 있는 인간이기에 포유류의 상사기관을 복용하면 사람의 몸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지속 효과는 식물과 달리 매우 짧고 한편으로는 부작용이 따를 수도 있습니다.

곰은 잡식동물이고 몸체도 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잠을 잘 정도로 에너지 보유 능력이 뛰어납니다. 즉, 몸속의 노폐물을 처리하는 능력도 뛰어나다는 뜻인데 담즙은 간의 활동대사의 정수라고 할 수 있으므로 곰의 쓸개는 간의 청혈작용을 증진시킵니다. 그래서 우황과 마찬가지로 웅담은 간담의 열(염증)을 내리는 데 쓸 수 있습니다. 나아가 온 몸에 멍이 들었을 때도 유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몸속에 노폐물을 많이 처리했다는 것은 그 만큼 내 몸속의 에너지도 소모했다는 말이 됩니다. 따라서 복약 후에는 간담(肝膽)을 반드시 보(補)해 주어야 합니다. 또 간담을 보하려면 몸 전체를 파악하고 다른 오장도 함께 균형을 맞추어 주어야 합니다.

구하기 힘든 약재를 찾거나 의존하는 것보다는 평소에 내 몸이 호소하는 것을 미리 알아내어 평범한 약재와 몸에 맞는 섭생으로 편하게 예방하는 것이 좋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인체와 한방에 대해 지속적으로 글을 올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마음과 몸을 나타나는 그대로 보아야 합니다. 몸을 화학식으로 이해할 때 우리는 몸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FTA와 관련하여 우리가 한방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머지않아 한방처방도 미국에게 특허료를 지급하고 써야될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이미 FDA의 법을 개정하여 화학식으로 표현할 수 없어도 유의할만한 결과가 나오면 약품으로 인정한다고 하여 실제적으로 한방처방에 대한 상업적인 준비를 마친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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