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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김진표 교육 부총리는 3일 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파문과 관련, "3.1절에 같은 장소, 같은 시기에 등산을 하면 우리 사회에서 아무도 시비 안하는데 왜 골프를 치면 반드시 문제가 될까"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현안보고 청취를 위해 소집된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철도파업 첫날인 3.1절에 골프를 친 이 총리의 처신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겠느냐는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의 질의에 대해 "어떤 시기냐, 어떤 운동을 한 것이 옳았느냐 하는 것은 각자 보기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김 부총리는 "이미 전국 골프인구가 200만명을 넘어섰는데 골프가 일부 계층만 하는 운동으로 취급받는 것이 옳은가 하는 생각에서 골프장도 많이 짓고 원하는 사람들이 골프를 더 많이 하도록 하는 게 좋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부총리의 답변을 듣고 더 놀랐다"면서 "골프쳤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을 따지기보다 철도파업으로 물류대란이 일어날 경우 골프나 등산이나 마찬가지로 (하지 않고) 총리가 상황실에 가서 민생에 불편없도록 하는 게 임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또 "3.1절에 (독립운동한) 유관순 누나가 서대문 구치소에서 나올 때 시체가 여섯토막 났다는데 총리가 그런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행사에 가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그러자 황우여 교육위원장도 김 부총리의 답변에 문제를 제기했다.

황 위원장은 김 부총리에게 "대학수능 논술에서 '국무총리가 산불이 났는데도 골프를 했다고 비난받은 이후 3.1절에 지하철 파업이 있는 상황에서 행정을 총괄하는 국무총리로서 3.1절 기념 골프를 했을 때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문제가 났다고 하면 '200만 골프인구가 있어 골프장을 더 지어야 하며, 각자 알아서 판단해야 한다'고 답한 학생에게 몇 점을 주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국무총리가 철도파업 등에 대해 임무를 해태하고 운동을 했다면 모르겠지만, 어떤 국무위원 못지않게 개인 일정을 희생해가며 열심히 일을 잘 해주는 분이어서 3.1절에 그런 운동을 한 게 적절했느냐는 것은 각자 보기에 따라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며 "그런데 골프이기 때문에 더욱 안 된다는 감정적 판단은 안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김 부총리는 또 "우리 사회는 너무 외형적이고 형식적인 것에 치우쳐 사물을 판단한다"며 "내 기억으로는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전 중 주요 정책결정을 골프를 하면서 지시하고 받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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