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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

문화방송이 이 말을 방송에서 했다가 사천시로부터 공식적으로 항의를 받고 사과방송까지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 말이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 동안 방송 등 언론에서는 곧잘 이 말을 사용해 왔다. 최근에 MBC가 이 말을 드라마 대사에서 연거푸 사용하면서, 사천사람들이 화를 낸 것이다.

MBC는 올해 4월 2일 아침드라마 <내마음의 보석상자>, 6월 18일 저녁 드라마 <결혼의 법칙>에서 출연자가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을 했다.

이 말이 언론에 심심찮게 거론되었는데, MBC가 처음은 아니었다. 78년에는 한 주간지에서, 91년에는 광주의 한 일간지에서 이 말을 쓰는 바람에 지역민과 상공인들로부터 항의를 받고 사과하기도 했다.

94년 한 정치인도 이 말을 공개적으로 했다가 곤혹을 치른 적이 있다. 신문 광고 문구로 이 말이 나온 적도 있었는데, 99년 한 경제지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삼천포 사람들은 이 말이 나올 때마다 화를 낸다. 다시는 이같은 말을 공공연하게, 사적으로라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당사자들에게 항의를 해왔다. 하지만 잘 고쳐지지 않는다.

사천시는 MBC 드라마에서 두 차례 이 말을 사용하자 지난 6월말 방송사측에 항의문을 전달했다. MBC는 지난 7월 2일 사천시장 앞으로 사과문을 보내고, 오는 7월 7일(토) 오전 8시에 방송하는 'TV 속의 TV'에서 공개적으로 사과하기로 했다.

MBC는 사천시장 앞으로 보낸 사과문에서, "문화방송 드라마에서 전혀 본의 아니게 사천시장님과 시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 8일 공개적으로 사천시민들께 사과할 예정이며, 금번 방송 언어상의 실수가 특정 지역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조금도 없었다"라고 밝혔다.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은 언제부터 유래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고 있다.

다만, 1965년 부산-진주간 전동열차 3량이 개통했는데 이 가운데 1량의 종착역이 삼천포였고, 진주로 가야 할 손님이 열차를 잘못 타서 삼천포로 가는 바람에 생겼다는 설이 있다.

이 말의 의미는 오류나 실패, 소외, 후진 등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말이라 할 수 있다. '지역 비하 발언'이라 할 수 있다. 옛 사천시와 삼천포시가 사천시로 통합했고, 현재 행정구역상으로 삼천포시는 없는 상태다.

사천의 한 시민은 "옛 사천과 삼천포가 통합했지만, 두 지역간의 갈등이 심한데, 지역비하발언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 지역통합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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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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