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종편 경쟁에 태광그룹 '변수' 떠올라

티브로드 "종편 참여 추진"... 방통위 "심사 영향 주는 보도 그만"

등록 2010.11.12 20:49수정 2010.11.12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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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는 12일 오후 3시 광화문 방통위 대강당에서 종합편성(종편) 및 보도전문 채널 준비사업자를 대상으로 신청 요령 설명회를 열었다 ⓒ 김시연

방송통신위원회는 12일 오후 3시 광화문 방통위 대강당에서 종합편성(종편) 및 보도전문 채널 준비사업자를 대상으로 신청 요령 설명회를 열었다 ⓒ 김시연

종편 사업자 선정이 유력 언론사들의 이전투구장으로 변하면서 압박을 받아온 방통위가 공개적으로 '중립 보도'와 방통위 직원 개별 접촉 자제를 요청했다. 마침 티브로드 등 케이블방송업계의 종편 참여 가능성까지 대두되면서 기존 언론사 중심 경쟁 구도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방통위 "심사에 영향 줄 수 있는 보도, 자제해 달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12일 오후 3시 광화문 방통위 대강당에서 종합편성(종편) 및 보도전문 채널 준비사업자를 대상으로 신청 요령 설명회를 열었다. 지난 10일 사업자 선정 공고 뒤 처음 열린 이날 행사는 준비 사업자들과 취재진이 뒤섞여 기자 간담회장을 방불케 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를 비롯한 종편 준비 사업자부터 보도전문채널 준비 사업자까지 모두 유력 언론사들이기 때문이다. 

 

종편 사업자 선정 실무를 책임진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이날 행사에 앞서 "심사기준이 정해진 상태에서 (준비 사업자의) 전화 등 직접적 접촉은 컨설팅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면서 "앞으로 (종편) 태스크포스팀 개별적 접촉은 말아 달라"고 '경고'했다.

 

김 국장은 "우리 직원이 특정 사업자하고만 접촉한다든가 하는 불공정 행위가 있다면 엄하게 다루고 시정하겠다"면서 "취재 목적이라면 반드시 대변인실을 통해 달라"고 밝혀, 언론인과 준비사업팀원의 경계를 넘나드는 일부 기자들을 겨냥하기도 했다.

 

김 국장은 한발 나아가 "준비 사업자가 대부분 언론기관이어서 심사기준 보도를 통해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전문가들 지적도 있었다"면서 "앞으로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은 협조를 부탁한다"며 '중립적 보도'를 당부했다.

 

'비자금 수사' 태광그룹 종편 참여 변수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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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종편 준비사업자 신청 설명회에 티브로드 등 케이블업계 참석 여부가 관심을 모았으나 공개적으로 질의응답에 참여하진 않았다. ⓒ 김시연

12일 종편 준비사업자 신청 설명회에 티브로드 등 케이블업계 참석 여부가 관심을 모았으나 공개적으로 질의응답에 참여하진 않았다. ⓒ 김시연

이날 행사를 앞두고 국내 최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티브로드를 중심으로 한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의 종편 사업 참여 가능성이 제기돼 기존 준비 사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현재 이호진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태광그룹 계열사이기도 한 티브로드는 현재 몇몇 MSO, MPP(복수방송채널사업자)들과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자신문>은 "티브로드는 케이블TV 관련 다른 사업자들과 연합해 별도 법인 '케이블종편컨소시엄(가칭)'을 설립하고 이달 말 방통위에 종합편성 채널 사업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면서 "자본금 5000억 원으로 법인을 설립하며 이 중 티브로드가 30% 가량을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 티브로드 관계자는 "다양한 방송 사업 노하우와 기존 제작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점, 수신료 매출 협상도 용이하다는 점, 해외 진출 경험이 있다는 점 등이 강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밝히기도 했다. 

 

티브로드는 올해 초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내 SO협의회를 중심으로 종편 사업 공동 진출을 추진하는 등 이전부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당시 회원사들 입장이 저마다 달라 아이디어 단계에서 무산됐다"면서 "티브로드가 추진하는 컨소시엄은 협회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케이블업계 '입단속'... 유력 언론사들 상대 부담

 

SO 업계에서도 종편 사업을 검토해온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참여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도 SO 업계 관계자가 일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개적으로 질문을 하진 않았다. 

 

실제 케이블업계가 종편 경쟁에 가세할 경우 언론사들 중심의 기존 경쟁 구도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미 계열사 PP를 통해 방송사업 경험을 충분히 갖고 있어 방송 프로그램 기획이나 각종 기술적 평가에서 우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태광그룹 비자금 수사가 방송의 공적 책임과 참여 주주의 건전성 등을 강조한 심사 항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변수다. 

 

사업자 선정 기본계획안을 놓고 논쟁이 한창이던 지난 8월 방통위 한 관계자는 "언론사들끼리 경쟁해서 망정이지 일반 기업이 참여했다면 절대적으로 불리한 싸움"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취재'와 '보도'를 앞세운 언론사들의 '정보 수집'과 전방위 압박을 지목한 말이지만, '조중동' 등 유력 신문사들을 상대로 경쟁을 벌여야 하는 기업 처지에서도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당장 케이블방송업계가 종편 경쟁에 뛰어들 경우 이들 준비 언론사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0.11.12 20:49 ⓒ 2010 OhmyNews
#종편 #방통위 #티브로드 #태광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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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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