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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 신발을 2700원에 판다는 내용의 광고이다
 .아디다스 신발을 2700원에 판다는 내용의 광고이다
ⓒ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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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뜬 광고를 따라갔다가 '사기'를 당했다. 정가 17만 원이 넘는 유명 브랜드 신발을 2700원에 판다(배송비 제외)는 내용이었다. 필자와 같은 피해자 발생을 막기 위해 '어떻게 당했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공유한다. - 기자 말

지난 2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뜬 광고는 놀라웠다. 17만 원짜리 신발을 무려 2700원에 판매한다는 광고였다. 인기가 많은 제품이라 구매링크를 눌러봤다. 

구매 링크에 접속하니 원하는 신발 색상과 사이즈를 고르라는 화면이 떴다. 선택하고 나니 6개의 보기 중 1개를 선택해 당첨이 되면 신발을 2700원에 살 수 있도록 한다는 안내가 나왔고, 총 세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했다. 첫 시도는 낙첨, 두 번째 시도에 바로 당첨이 됐다.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결제창으로 넘어가게 됐다.

 
뽑기 당첨 후 나오는 결제창. 상단 홈페이지 도메인 주소 앞부분에 adidas 가 적시돼 있었다.
 뽑기 당첨 후 나오는 결제창. 상단 홈페이지 도메인 주소 앞부분에 adidas 가 적시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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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폰에는 위와 같은 그럴싸한 결제 화면이 떴다. 이름, 전화번호, 주소, 카드정보를 입력을 요구했다. 다만, 오직 해외결제가 가능한 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다고 안내됐다. 모든 요구사항을 입력하고 나면 최종적으로 4447원(배송비 명목 요금 추가)이 결제됐다.

결제 이후 제품이 배송되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사기였다. 해당 사이트에선 결제 내역을 아예 조회할 수가 없어 환불 신청 역시 불가능했다. 
 
거래내역으로, 정상적인 쇼핑몰 거래내역과는 다르게 거래처 이름이 특이하다.
 거래내역으로, 정상적인 쇼핑몰 거래내역과는 다르게 거래처 이름이 특이하다.
ⓒ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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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싸한 페이지 구성... 이상한 점 둘

상황을 돌이켜보니 이상한 점이 있었다. 하나는 신발 색상과 사이즈를 고른 뒤 제시된 추첨 상황이었다. 첫 번째 시도는 낙첨, 두 번째 시도는 바로 당첨 되게 만들어놨다. 소비자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한 수법이었던 것. 그다음 이상한 점은 이름 등 개인정보 입력 단계였다. 입력란 외의 다른 페이지 구성요소는 터치(클릭)시 다음 화면으로 넘어갈 수 없었다. 왜냐하면 아이콘 등이 그림 파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공식사이트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장치였다.  

이 사이트에 입력된 카드 정보가 이용돼 해외에서 결제가 시도되는 등 2차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신발 구매 사이트가 해외 결제가 가능한 카드로만 결제를 유도한 결과로 보인다.

사기수법에 대한 대응 방안을 찾아봐도 정보가 부족히 즉각 대응이 어려웠다. 네이버 지식in에 '아디다스 2700' 키워드를 검색해봤다. 약 72건이 검색(6일 기준)됐는데 대부분이 해당 사기 수법에 당한 뒤 해결책을 궁금해하는 내용이었다.
 
네이버 지식iN에 '아디다스 2700'을 검색한 결과이다.
 네이버 지식iN에 '아디다스 2700'을 검색한 결과이다.
ⓒ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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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넷진흥원의 WHOIS를 통해 해당 사이트의 등록 정보 등을 조회했다. 해외에서 관리되는 사이트였다. 해외 사이트는 국내 사이트에서 사기를 당하는 것보다 대처하기 어려워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우선 필자는 카드사 고객센터에 문의했다. 필자가 통화한 카카오뱅크 고객센터는 결제에 이용된 카드를 즉시 정지시켰다. 담당자는 "결제 수단이 체크카드이기 때문에 거래된 4447원은 당장 취소가 불가능하지만, 거래 발생일로부터 2주 후 거래가 부당함을 설명하면 거래를 취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자는 지난 4일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과 관계자에게 대처 방법을 문의했다. 그가 알려준 대처 방법은 아래와 같다.
 
① 2차 피해방지 = 물품사기형 카드 피해 발생시 원칙은 카드를 중지하거나 해지 후 재발급하는 것이다. 해외 사이트에서 일어난 피해이기 때문에 카드해외결재 기능을 삭제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으나, 탈취된 개인정보를 특정할 수 없으므로 해지 후 재발급을 추천한다.

② 수사기관 신고 = 추후 발생할 수 있는 피해 방지와 카드사와의 협의를 위해서는 피해사실에 대한 신고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신고 접수 후 피해사실확인원 발급 해둘 것).

③신고방법 두 가지 = 1) 각 경찰서 인터넷 사이트 내 진정서 양식을 내려받아 직접 작성 후 주거지 관할경찰서 민원실에 접수한다. 이때 진정서와 함께 카드결제 내역, 사기 사이트 캡처 이미지, 기타 피해를 증명하거나 수사의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자료를 지참해 방문한다.

2) 사이버경찰청 사이트 인터넷 접수(ECLM) 신고등록 절차 안내에 따라 정보를 입력한다. 경찰 신고 후 사건 배당이 이뤄지면 담당 수사관이 피해자에게 연락 조사 일정을 잡는다. 출석 조사시 카드결제 내역, 사기 사이트 광고 등 캡처 이미지, 기타 피해를 증명하거나 수사의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자료를 지참해 방문한다.

필자가 당한 사기 수법은 인기있는 신발을 미끼로 '한정 100켤레' 등의 문구와 '만족스러웠다'는 여러 후기를 배치해 소비자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었다. 또한 추첨 과정을 거치게 해 소비자로 하여금 한정적인 기회를 잡았다고 착각하게 만들었다. 필자같은 피해자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태그:#아디다스, #2700원, #사기수법,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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