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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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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체육중·고등학교에서 급식실 인력 부족으로 교직원들이 밥을 먹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급식실 노동자들이 힘들다며 충북교육청, 지역교육지원청, 학교 측에 인력 충원을 요구했으나, 돌아온 처방은 인력 충원 대식 급식 인원을 줄인 것.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미봉책 수준의 대책일 뿐 아니라, 급식실 노동자와 교직원들의 갈등의 골도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이 학교의 급식실 노동자들은 지속적으로 인력난으로 인한 고충을 호소해 왔다.

전교생 모두가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매일 세 끼를 제공하고 있다. 체고 학생과 교직원은 300여 명, 체중 학생과 교직원은 5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의 세 끼 식사는 조리사 1명, 조리실무사 6명이 책임지고 있다. 최근에는 조리사가 과로를 호소하며 병휴직을 내 대체인력 1명이 충원됐다.

세 끼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탓에 이들의 근무시간은 일반적인 급식노동자 출퇴근 시간과 다르다. 점심만 제공하는 타 학교 조리실무사들이 오전 8시 30분 출근, 오후 4시 30분 퇴근을 하는 반면, 이 학교의 조리실무사들의 근무 시간은 들쑥날쑥하다.

우선 아침 식사를 하는 조리실무사들은 새벽 5시 출근을 한다. 또 저녁 식사 담당자는 오후 7시 30분에 퇴근을 한다. 즉 점심 준비는 7명이 모두 하지만 아침 식사와 저녁 식사 준비는 3~4명이 교대로 한다는 얘기다. 6명의 조리실무사들은 한 달 3~4번가량 '풀 타임 근무'를 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풀 타임'이란, 새벽 5시부터 저녁 7시 30분까지 근무를 말한다.

이 학교의 관계자는 "일주일에 52시간 이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새벽에 출근하는 분들은 오후 3시 30분 퇴근을 하는 등 교대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자의 날인 5월 1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는 충북교육청 앞에서 ‘2·3식 학교급식 정상화 촉구 및 실태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동자의 날인 5월 1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는 충북교육청 앞에서 ‘2·3식 학교급식 정상화 촉구 및 실태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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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교육지원청 "최선의 노력 다 하고 있어", 충북교육청 "와전된 것 같다"

노동자들은 이러한 고충을 지속적으로 학교 측에 전달했다. 특히 올해부터 충북체육중학교 학생과 교직원 50여 명이 더 늘어나 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급식노동자 A씨는 "너무 힘들다. 특히 새벽 5시부터 저녁 7시 30분까지 하는 날은 건설 현장 노동자들의 고충을 알 정도다. 조리실무사 대부분이 매일 병원을 다니고 있고, 물리치료로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렇게 일하고 받는 급여가 220만 원 정도다. 방학 중에는 이마저도 없어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노동자들은 학교장 면담과 행정실장 면담, 진천교육지원청 면담을 이어서 진행했으나 돌아온 답은 출근이 들쑥날쑥한 대체인력 1명 전부였다.

지난달 22일부터는 학생들과 아침 운동을 하는 코치와 감독들이 아침밥을 먹지 않겠다고 했다.

학교 관리자는 "급식 조리사들이 아침 식사 준비하는 게 힘들다고 해서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식사를 안하겠다고 했다. 그분들은 개별적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저도 아침에 사과와 샐러드를 먹는다"고 말했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코치 및 운동지도자들은 10여 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리자는 또 "급식실 인원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충원할 수 없다. 인건비 때문에 도교육청에서 배정을 해줘야 한다"며 "교육청에서 인원을 1명 더 충원해 주는 9월까지 지도자 분들은 아침 식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진천교육지원청 담당자는 "힘들다는 이야기가 있어 최근 2주 정도 대체인력을 1명 투입했다. 지원청에서도 체고는 다른 학교보다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교육청 담당자는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 체육건강안전과 관계자는 "인원 배정은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 소관이고, 조리실무사가 힘들어 운동 지도자들이 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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