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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콜택시가 운행을 기다리고 있다. 운전기사들은 1년에 한 번씩 계약직 형태로 일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 <무한정보> 최효진	관련사진보기

ㄱ씨는 장애인이다. 그는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는 것에 만족한다. 택시를 이용할 때, 운전사들이 택시를 뒤로 댈지, 옆으로 댈지, 미리 동선을 예상해 택시를 주차해 주고 있다. ㄱ씨는 "주임(택시 운전기사를 이르는 말)들은 우리가 어디가 불편한지 이미 알고 있다. 몇 발짝이라도 덜 걷게 해 줘, 편하고, 고맙게 생각한다"라면서도 "하지만 적응 좀 하려고 하면 주임들이 바뀌어 아쉽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충남 예산군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운전기사들은 1년마다 계약이 해지돼, 재계약 시점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예산군의 교통약자 이동지원은 2008년(장애인콜택시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특별교통수단 등의 운영에 관한 조례)에 시작했다. (사)한국지체장애인협회 충남협회 예산군지회는 특별교통수단(장애인콜택시)을 군으로부터 수탁해 운영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2022년에는 월평균 1017명이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어르신도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택시를 이용하는 주 승객은 장애인이다. 

운전기사들의 가장 큰 불만은 고용불안이다. 본인의 1년 계약이 끝난 뒤 계약을 원하는 다른 운전기사가 있으면, 내 자리가 넘어가 곧바로 재계약을 못한다. 일자리를 잃은 운전기사는 다른 운전기사의 1년 계약이 끝나 자기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운전기사 ㄴ씨는 "나도 중도 장애(살면서 얻는 장애)를 얻었다. 다른 직장을 얻으려고 해도 일반 사기업은 채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몇 달을 기다리다 다시 응시한다"라며 "어머니를 모시며 장애인콜택시만을 바라보며 살고 있다. 1년마다 고용불안에 떨지 않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라고 한숨을 지었다.

또 다른 운전기사 ㄷ씨도 "1년 넘게 어머니가 요양병원에 입원해 계신다. 어머니께 뭐라도 사다 드리려면, 장애인 아들이라도 일자리가 필요하다. 1년에 한 번씩 고용 여부를 가지고 불안하게 하니, 편하게 생활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운전기사 10명 가운데 7명은 크고 작은 장애를 지니고 있다.

충남 15개 시군 중 예산군과 논산시, 부여군은 1~2년씩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른 시군은 3개월에서 2년까지 수습·계약직을 마치면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2017년 정부가 '1년 동안 9개월 이상 지속되는 업무 가운데 향후 2년 이상을 지속하는 업무대상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라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충남도, 군, 충남지체장애인협회에 호소문을 보냈다. 이들은 ▲무기계약직 전환 ▲60세→65세 퇴직 연령 연장 ▲사고 시 감봉·사유서 요구 철회 ▲협소한 사무실 공간 확장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어느 하나 답변은 없었다.

이들은 2~3년 전부터 노조 구성을 하려고 하다가 지난해 12월에야 노조를 만들었다.

박인호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일반노조 교통약자 이동 지원센터지회 지회장은 "얼마 전 만족도 조사에서 만점에 가깝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다른 시군처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켜 주길 바란다"며 "위수탁 계약 규정에서도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규정대로 성실히 노력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군에서는 "조합을 결성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군의회에서도 의원들의 관심도 높다"라면서 "최소한 1년마다 '단절 없는 계약'을 해 주라고 권고했다"라며 공을 지체장애인협회에 넘겼다. 단절 없는 계약은 무기계약이다.

충남지체장애인협회 예산군지회 측은 "2020년 처음 맡았을 때 수탁 기간과 똑같은 3년으로 계약하겠다고 했지만, 군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라면서 "위수탁 계약서에 나와 있는 대로 시행할 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