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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일 조선일보 사이트에 올라온 교육정보 기사
지난 7월 3일 조선일보 사이트에 올라온 교육정보 기사 ⓒ 김상정
지난 7월 3일자 <조선일보>에 "00사관학원 민사고·특목고 입시 설명회가 7월 4일, 5일, 11일 전국 각 지역에서 개최된다. 이번 설명회는 특목고 교감이 직접 특목고 현황과 입시 요강에 대해 강연하고…"등의 행사안내 기사가 실렸다. 실제로 지난 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사설학원주최 입시설명회에는 약 600여명의 학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특목고 관계자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는 경기도의 K외고 교감, M외고 교무부장, H외고 교사가 참석해 한 학교당 25여분 가량 강연했다.

교육부는 특수목적고(특목고)가 명문대 또는 유망학교 지원에 유리하다는 인식으로 인해 일부 특수목적고의 입학경쟁이 과열되고, 이에 따른 사교육비 증가, 특목고 학생의 비동일계 대학 진학 등의 문제점이 지적돼 오면서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특목고 정상화 운영방안을 지난 2004년 10월 발표했다. 동시에 특수목적고인 과학고, 외국어고 등이 해당분야의 인재 양성기관으로 설립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갈 방침이며, 시도교육청에도 지도를 강화해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지난 5일, 일산 킨텍스에서 한 사설학원이 특목고 설명회를 주최했고 이 설명회에 특목고 교사가 해당학교 입시에 대한 강연을 했다.
지난 5일, 일산 킨텍스에서 한 사설학원이 특목고 설명회를 주최했고 이 설명회에 특목고 교사가 해당학교 입시에 대한 강연을 했다. ⓒ 김상정
그럼에도 여전히 사설학원과 특목고 관련 입시 설명회에서는 '특수목적고=입시기관'이라는 등식이 성립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가 이런 잘못된 인식해소 차원에서 대안을 마련한 지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지침을 어기는 행위가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이철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은 "사교육기관 주최로 열리는 입시설명회에 특목고 교사가 참여하는 사실을 언론에까지 홍보하는 것은 대학입시에 특목고가 유리하다는 것을 광고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면서 "공교육기관인 학교가 앞장서 학부모들에게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학원 설명회, 외고 교감 등 참석 "서울대, 연고대 140명 보냈다"

K외고의 교감은 입시설명회에 참여해 해당학교가 일류대를 140명 보낸 사실을 설명했다. "아이들 던지지 마세요"라며 멀리 있는 학교에 보내지 말고 가까운 지역에 있는 외고에 보낼 것을 당부했다.
K외고의 교감은 입시설명회에 참여해 해당학교가 일류대를 140명 보낸 사실을 설명했다. "아이들 던지지 마세요"라며 멀리 있는 학교에 보내지 말고 가까운 지역에 있는 외고에 보낼 것을 당부했다. ⓒ 김상정
K외고의 N교감이 "K외고에서 서울대, 연고대 140명 보냈다. 이 순간에서 박수 한 번 치세요, 왜 감동을 안 받으세요"라고 되묻자 학부모들은 박수와 웃음으로 답했다. 그는 또한 "K외고 주변 주공아파트 값이 두 배로 뛰었다, 서울대 연고대를 나와야지 선생님을 한다, 상류사회로 가기위해서는 부모님들이 로드맵을 그려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강연 중에는 "이 학원 굉장히 잘 나가는 학원이다"라며 "성공적인 학습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발언도 해 공교육기관의 교사가 사교육기관을 홍보하는 격이 아니냐는 비판도 사고 있다.

M외고 J교무부장은 지난 8일 "학원 측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고 학원 측이 학교설명회를 해달라고 해서 개인자격으로 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M외고 J교무부장은 지난 8일 "학원 측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고 학원 측이 학교설명회를 해달라고 해서 개인자격으로 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 김상정
M외고 J교무부장은 지난 8일 "학원 측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고 학원 측의 학교설명회를 해달라고 해서 개인자격으로 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5일 입시설명회에서는 "OO사관학원같은 좋은 학원이 일산에 들어오는 것은 좋은 일이다"라는 발언도 했으며 "강사료는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H외고 K교사는 "입학관리부에서 홍보 일을 맡고 있는데 학원에서 요청이 들어와서 학교홍보를 위해 학교차원에서 행사에 참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교육청 "진상조사 후 조치하겠다"

학원 관계자는 "보통 학원들이 입시 설명회 할 때 학교의 도움을 받고 있다, 학원에서는 (입시설명회) 방향을 제시해주고 학교에서는 거기에 맞춰서 준비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학교는 (자신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고 우수한 학생들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강사료를 받지 않고 입시설명회에 참석한다"고 말해 입시설명회와 학원과 학교의 연계사실을 내비쳤다.

또한, "이는 예년에도 보통 있었던 모습이고 거의 모든 학원에서 하고 있다"면서 "공립학교 교사는 안 되지만 사립학교 교사는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립교원도 공립교원과 마찬가지로 학원강습금지 교육부지침에 적용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해당학원 홈페이지. 각종 저서 중에 'OOO 외고합격프로젝트'라는 저서는 외고 교사와 함께 썼다고 나와 있기도 하다
해당학원 홈페이지. 각종 저서 중에 'OOO 외고합격프로젝트'라는 저서는 외고 교사와 함께 썼다고 나와 있기도 하다 ⓒ 김상정
이에 대해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는 "진상조사 후 관련 지침을 확인한 다음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교육부 학교정책과 관계자는 "한 달 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이런 사례가 있어 관련 지침을 편법적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없도록 지도하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위반 사례가 있을 경우 교육청을 통해 내용을 조사한 뒤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 <교육희망(news.eduhope.net)> 452호에 쓴 내용을 상당 부분 깁고 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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