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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홍성태 교수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홍성태 교수 ⓒ 이정석
- 서울이 가지고 있는 공원 현황은 어떻습니까?
"서울은 면적이 606평방㎞이며 인구가 1100만 명이나 되는 세계적인 인구 고밀도 도시입니다. 하지만 인구 당 공원 면적은 전체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게다가 야산 등을 제외한 근린공원 형태의 녹지는 더더욱 적은 실정입니다. 그래서 용산 미군기지를 돌려받는 것을 계기로 그 터에 뉴욕의 센트럴 파크와 같은 공원을 만들고자 힘을 쏟고 있습니다."

- 현재 생각하고 있는 공원의 모습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저희가 주장하는 것은 전면 공원화입니다. 다시 말해, 인공적인 시설은 최소화하고 숲 속에 좁은 보도 정도만이 있는 완전한 의미에서의 자연 공원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것을 가칭 ‘생명의 숲’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인공 시설을 가미한 생태공원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방향과는 다른 것입니다.

전면 공원화를 위해서는 향후 50년간 나무와 숲이 자연스레 자라가는 것을 기다리며 자연이 저절로 찾아오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저희는 비록 그 생명의 풍요로움을 누리기 어렵겠지만, 이 땅에서 살아갈 후손들을 위해서는 완전한 의미에서의 ‘생명의 숲’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공원화 주장을 반대하는 측의 의견은 없습니까?
“공식적으로 이를 반대하는 단체는 없지만 일부 개발론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초고층 아파트를 짓자 라든지, 박물관이나 기념관 등을 만들자는 의견이 그렇습니다. 이러한 개발의 목소리는 아직 크지 않지만 일부 권력과 자본을 가진 세력에서 제기되고 있기에 위태롭게 들립니다.

사실 공원화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80년대부터 나온 이야기입니다. 현재도 자연을 살리자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용산기지 반환터를 ‘생명의 숲’으로 가꾼다면 척박한 서울에 숨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미군으로부터 용산기지를 반환 받는 것이 갖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용산은 100년 전부터 외국군의 주둔지였습니다. 우리는 청나라 군을 시작으로 일본군, 그리고 오늘날 미군에게까지 그 터를 내주어야만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용산 땅을 반환 받는 것은 100여 년간 잃어버린 우리 땅을 돌려받는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용산은 현재 서울의 한복판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 곳을 외국군이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용산 땅을 두고 ‘불의의 땅(Space of injustice)’이라 불러왔습니다. 이번 반환은 그 땅을 원래대로 회복한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온전히 돌려받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환받는 터의 3배가량 넓은 땅(평택)을 미군에 내주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불의의 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옮겨가는 것뿐이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당장은 돌려받는 것이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차라리 반환을 유보하고 시간을 두고 논의를 해서 진정한 의미의 반환을 이끌어 내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입니다.“

- 용산 미군기지 외에 반환받는 다른 미군기지터 이용에 대한 논의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다른 지역에서도 반환 터를 공원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춘천에 있는 캠프 페이지와 원주의 캠프롱을 들 수 있는 데, 캠프 페이지와 같은 경우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공원을 조성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하여 춘천시측에서는 오피스 타운을 만들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주의 캠프롱 역시 다소의 토양 오염이 있지만, 공원을 만들어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자 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 용산 반환 부지 전면 공원화 방안이 갖는 정당성을 말씀해주세요.
“용산 미군기지는 서울의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돌려받게 될 이 땅을 전면 공원으로 조성한다면 서울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이 부족한 것 중 하나가 ‘자연’이기 때문입니다. 용산 기지 터는 ‘불의의 땅’인 동시에 난개발의 광풍 속에서 보존된 소중한 지역입니다. 그렇기에 이 곳을 더 좋은 땅으로 만들고 지켜나가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만 현재의 반환 부지 활용 방안 논의 과정은 문제가 많아 보여 걱정스럽습니다."

덧붙이는 글 | 서강대학교에서 신문방송을 전공하고 있는 4명의 학생들은 (이정석, 이성현, 유대근, 신은조) 이들의 인터뷰 스케줄을 잡는 일부터 인터뷰 과정에서의 통역, 그리고 취재 과정 중에 생기는 에피소드 등의 기사화, 다른 각도에서의 취재 등 이들의 취재활동 전반에 걸쳐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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