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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데스크 진행자인 엄기영·김주하 앵커. (MBC 제공)
MBC 뉴스데스크 진행자인 엄기영·김주하 앵커. (MBC 제공) ⓒ MBC

"기사의 의제설정 자체가 적절치 못했다. 임신한 몸으로 뉴스를 진행하느냐 마느냐는 김주하 앵커 스스로 결정할 문제다.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한다고 해도 비난할 일이 아니다" (아이디 'Peter')

"나온 배를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시각이 문제다. 이런 시각은 한국이 유난스럽다. 많은 여성들이 생리, 임신, 모유 수유를 수치스럽게 생각한다. … 여성의 몸을 수치스러운 것으로 만들지 말라!" (아이디 '부담스러워??')


임신으로 인해 <뉴스데스크>를 도중하차 할 수도 있다는 보도로 때아닌 주목을 받은 김주하 MBC 앵커. <오마이뉴스>의 26일자 함께 만드는 뉴스 '임산부는 뉴스 진행하면 안 되겠니?'가 나가자 네티즌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선택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렸다"

이들은 <오마이뉴스>와 주요 포털사이트의 댓글을 통해 김 앵커의 여러 조언과 함께 '여성 앵커 역할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오마이뉴스> 댓글에서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김 앵커의 건강이 우선"이라며 본인의 신중한 선택을 강조했다. 아이디 '맞꼭지각'은 "임신하면 자신의 몸에 신경 써야 하는 건 상식"이라며 "스트레스 받으면서 뉴스를 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임신하면 휴가를 받아서 편안히 출산할 수 있는 것이 더 출산장려에 도움이 되는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김은화'는 "일은 본인의 선택이지만, 그래도 두가지 문제가 있다"며 김 앵커의 건강과 방송사의 업무 차질을 우려했다. 그는 "경제부 기자 활동이라도 줄이는 게 좋다, 출산 이후에도 한두 달 휴식이 필요할 것"이라며 "2∼3명이 돌아가면서 김 앵커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노랑나비'는 "선택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렸다"며 "누가 강요하거나 중도하차를 말할 자격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만삭의 몸으로 TV 프로그램을 진행한 여성 아나운서가 있었지만, 시청률도 높고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네티즌이나 회사, 언론 등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여성 앵커들, 방송의 꽃 아니다"

일부에서는 임신·출산·육아의 책임을 떠맡아야 하는 직장 여성들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의견도 나왔다. 또 김 앵커가 출산의 공백으로 뉴스 진행자 자리에서 밀려날 것을 우려, '뉴스 진행은 미혼 여성이 맡아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비니맘'은 "미국에서는 배가 남산 만한 앵커가 TV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오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며 "김 앵커와 같은 사례가 기사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보라매'는 "배부른 채로 뉴스 진행하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아름답다"며 "출산의 소중함, 여성의 고귀함 등을 느끼게 하기 위해 김 앵커가 계속해서 뉴스 진행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sunskidd'는 "여성 앵커가 남자들의 '눈요기'감이냐"며 "MBC도 기존의 틀을 깨서 김 앵커에게 장기간 출산휴가를 주고, 복귀한 뒤에도 뉴스 진행자로 기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까시'는 "여성 앵커는 방송의 꽃이나 보조인이 아니다"며 "방송에서 임신부가 당당하게 일하는 모습, 배가 불러오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직업을 가진 여성으로서 일터에서 고군분투해야 하는 임산부 네티즌의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저도 임신 3개월의 직장여성"이라고 소개한 '임산부'는 "같은 임산부로서 김 앵커가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도 너무 힘들어서 하루에도 몇번씩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만 두면 다시는 일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 같아 참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나가라고 한 적도 없는데..." MBC 대·략·난·감
"도중하차는 사실무근... 본인 의사가 가장 중요"

▲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본사 전경.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주하 앵커가 출산을 위해 MBC <뉴스데스크>에서 중도하차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MBC는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 25일 일부 언론이 차기 <뉴스데스크> 진행자로 미혼인 여성 아나운서를 점치자 네티즌들은 "왜 미혼 여성만 뉴스를 진행하느냐", "김 앵커가 출산 이후에도 뉴스 진행을 계속하게 해야 한다"며 MBC를 비판했기 때문.

MBC 보도국 간부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김 앵커의 도중하차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김 앵커는 지난해 가지 못한 휴가를 간 것일 뿐이며 다음 주 복귀한다"며 "<뉴스데스크>를 그만둔다는 이야기는 나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앵커 교체설'과 관련 "마치 MBC가 임신했다는 이유로 여성 앵커를 내보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비춰 난감하다"며 "김 앵커에게 부담이 될까봐 중단 여부도 물어보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또다른 보도국 간부도 "무엇보다 김 앵커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다"며 "출산을 위해 휴가는 꼭 필요하나 시기나 기간 등은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본인에게 무리가 안된다면 만삭의 몸이라도 뉴스를 진행해줄 것을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회사에서 뉴스 진행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현재 휴가 중인 김 앵커는 오는 30일 <뉴스데스크>로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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