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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자
ⓒ 김유자
차량 앞 범퍼에는 아트 타일을 부착시켜 놓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예술적 타일 못 봤지?'라고 물으면서 유혹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아트 타일 틈새로 여러가지 모양의 집 모형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추측컨대, 실물감을 더해주기 위한 세심한 배려(?)가 아닌가 싶습니다.

ⓒ 김유자
ⓒ 김유자
이번에는 차량의 옆 면에서 살펴 보았습니다. '환상적 욕실', '귀족', '디자인' 따위의 글씨와 함께 애국심이라도 발휘하려는 듯 태극 문양 비슷한 무늬까지 붙여 놓았습니다.

타일 가게 아저씨의 이런 '예술적 끼'를 누가 말리겠어요?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가 이 차량에서 여지없이 발휘되는 장면을 바라보면서 전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 김유자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칭찬해주어야 할는지 아니면 '시각 공해'가 아니냐고 투덜대야 할지 제 감정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이 가파른 생존 경쟁 시대를 헤쳐나가려는 우리네 서민들의 몸부림을 보는 것 같아 약간 서글퍼지기도 하구요. 인간이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를 대신 짊어지고 달리는 자동차 신세가 짠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게 삶이라고 합니다. 그저 우리들의 삶이 풍선처럼 가벼워질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덧붙이는 글 | 차량의 하얀 부분은 전화번호가 적혀 있던 차량 주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제가 지운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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