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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와 남구청이 남구 석산공원 개발 사업과 관련한 남구청 인사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석산공원 개발과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광주시와 남구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광주시(시장 박광태)와 남구(청장 황일봉)의 갈등은 지난 1일 남구청이 석산공원 개발 사업과 관련 행정적 책임이 있는 담당 과장을 도시국장으로 승진 임명하면서 촉발됐다. 이와 관련 정남준 광주시행정부시장이 이날 내부 통신망에 남구청 인사와 관련 '예산지원 연계를 검토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리면서 갈등이 확산됐다.

6일 현재까지 광주시는 "남구가 불법행위를 한 중징계 대상자를 도시국장에 승진 임명한 것은 잘못된 인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남구청은 "구청장의 고유인사권에 대한 개입"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구청 '밀어붙이기'에 광주시는 뒷북, 인사에는 '맞불'

이번 갈등은 남구청의 밀어붙이기와 광주시의 뒷북행정이 만들어 냈다는 지적이다. 남구청은 봉선택지 석산공원과 관련 용도변경 이전에 공사를 진행해 공원을 훼손하고, 이에 대한 비판에도 모로쇠로 일관하던 광주시는 남구의 자체 승진인사로 시청 직원들의 전출인사가 막히자 뒤늦게 이를 문제삼고 있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징계대상자의 승진 인사뿐 아니라 인사교류(광주시청 직원의 도시국장 임명)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 때문에 '밥그릇 싸움'이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이번 갈등을 먼저 촉발시킨 것은 남구청이다. 광주시는 봉선택지개발지구 내 석산공원 개발사업과 관련 시도시계획위원회 사전 결정 없이 시공업체와 준주거용지로 용도변경 협약을 맺어 공사를 진행한 것과 관련 감사를 벌이고, 불법성을 확인했다.

광주시는 지난 3월 남구청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관련법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의도적인 위반사항을 확인했다"면서 윤모 과장에 대한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남구청은 지난 1일 윤모 과장을 남구청 도시국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이에 광주시는 남구청에 인사교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시정을 요구하고, 예산지원과 연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황일봉 남구청장과 남구청직장협의회는 "인사권은 구청장 고유권한"이라며 "시대착오적인 부당한 인사개입"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황일봉 청장은 "광주시가 용도변경까지 해 준 사안에 대해 문제삼는 것은 잘못"이라며 승진인사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청은 뒤늦게 석산공원 관련 감사결과를 공개하면서 반박했다. 특히 지난 4일 박광태 시장은 간부회의에서 "부당인사와 예산지원은 별개"라면서도 "남구청이 석산개발과 김치타운 조성과정에서 불법과 규정을 어긴 중징계 대상자를 특혜승진 시킨 일은 어떤 차원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구청장이 간곡한 요청을 받아들여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을 설득해 사후 승인을 해 준 것"이라고 맞섰다.

시민단체 "공원 원상회복" 촉구

그동안 석산공원 개발 사업과 관련 그 불법성을 지적하며 용도변경 등을 반대해온 시민단체들은 "광주시와 남구청의 잘못된 행정이 빚어낸 결과"라며 "남구청은 책임자의 승진 인사를 취소, 공원을 원상회복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참여자치21·광주환경운동연합·광주경실련·광주전남녹색연합은 4일 성명에서 "남구청이 문책을 앞두고 있는 공무원에 대해 승진인사를 단행한 것은 적반하장이며 안하무인격 행정"이라며 "광주시 역시 잘못된 행정에 대해 면죄부를 주고 나서 뒤늦게 책임자를 문책하고 나선 것은 자업자득"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양 지자체간 갈등 과정에서 남구청의 불법성을 알고도 광주시가 석산공원 부지의 용도변경을 승인했다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박광태 시장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불법행위였지만 구청장의 간곡한 요청을 받아들여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을 설득해 사후 승인해 줬다"는 발언은 광주시가 그 불법성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박광우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남구청이 용도 변경 이전에 공사를 진행해 석산공원을 훼손했음에도 광주시가 이를 묵인해 왔다는 것이 문제"라며 "시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잘못된 행정에는 서로 묵인하고 용인하다가 인사문제에서는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니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 한심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시민단체들은 석산공원과 관련 감사원 등에 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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