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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학영 YMCA 사무총장(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조호진
노무현 대통령이 유력한 인사수석 후보로 거론된 이학영(53)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을 청와대에서 '면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최근 정찬용 전 인사수석의 천거로 이학영 사무총장을 청와대로 불러 '인사수석직을 맡아볼 생각이 없는지'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찬용 전 수석과 가까운 한 인사는 19일 "최근 이학영 총장이 노 대통령을 독대했다"면서 "그러나 '강도미수' 전력 때문에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언급은 노 대통령이 이학영 사무총장을 정찬용 전 인사수석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점찍었으나 '강도미수' 전력을 갖고 있어 고민 중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중앙일보는 19일자에서 현재 거론되는 후보는 윤장현 중앙안과원장, 김완기 소청심사위원장, 박화강 전 한겨레신문 광주지국장, 박광서 전남대 교수, 김용채 변호사 등인데 청와대가 가장 탐을 내는 사람은 이학영 사무총장이라고 보도하면서 이렇게 보도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18일 "노 대통령은 이 총장을 시키고 싶어한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전북 순창 출신인 이 총장은 전남대 국문학과(71학번)를 나왔으며 80년대 중반부터 순천 YMCA를 본거지로 시민단체 활동을 해왔다. 그후 2003년 5월 YMCA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운동권 출신인 그는 유신 막바지인 79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남민전) 사건으로 복역했다. 당시 이 총장은 79년 4월 시인 김남주씨 등과 함께 당시 서울 방배동 동아건설 최원석 회장 집을 털다가 현장에서 체포돼 5년형을 선고 받았다.

광주-전남지역에서는 꽤 알려진 사건이지만, 이학영 사무총장은 당시 김남주 시인 등 조직원 4~5명과 함께 대낮에 최 회장 집에 침입해 경비원 감시역할을 맡았었다. 그러나 그가 화장실에 간 새 경비원은 허술한 포박을 풀고 도망쳤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그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동료들은 모두 도주한 뒤였다.

얼마 후 남민전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면서 그에게는 보안법 위반 혐의가 추가됐다. 그는 출소 후 YMCA에 투신해 20년 넘게 활동해왔다. 이 과정에서 이 사무총장은 정 전 수석과 인연을 맺었고, 노 대통령과는 90년대 초반부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신문은 또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남민전 사건도 논란거리인데 강도 미수에 대해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여론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다소 부정적으로 보도했다. 또 이 사무총장도 자신이 하마평에 오르는 데 대해 "시민단체에서 할 일이 더 많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독대 면접'을 봤다는 것은 노 대통령이 이 사무총장을 인사수석으로 쓰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노 대통령은 면접 이후에도 "이 총장은 정 전 수석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들은 '남민전' 사건만 해도 공격받을 거리인데 '강도미수'까지 겹쳐서 일반국민의 비판까지 받게 될 것을 우려해 반대의 뜻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오늘자 중앙일보에서 "청와대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이학영' 고민 - '인사수석 시키고 싶은데 강도미수 전력 때문에 …'"라는 제목의 기사가 이례적으로 1면 머릿기사로 나온 것이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이 총장에 대한 노 대통령의 애착이 남다르기 때문에 참모들이 마지막으로 한번 여론을 떠보기 위해서 비교적 중립적인 중앙일보를 통해 '강도미수' 사건을 공개함으로써 '정면돌파'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여론이 다소 부정적이어서 결국은 노 대통령도 '강도미수' 전력에 대한 여론의 부담 때문에 아깝지만 이 총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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