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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언제나 노조 굴레에서 벗어나나"

삼성SDI 노동자와 가족들에 대한 불법 위치추적 사건에 대해, 삼성 계열사 한 간부의 말이다.

그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삼성이 그동안 무노조경영 원칙을 고수해오면서 여러가지 장점을 살려온 것도 사실이지만, 소모적인 논쟁과 사건들도 적지 않았다"면서 "물론 이번 사건에 해당 회사가 관련돼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이 과연 그렇게 생각할지는 또다른 문제"라며 당혹해했다.

그는 말미에 자신의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을 '비노조 경영'으로 바꿔 말하기도 했다. 노조와 관련해 삼성그룹의 공식적인 명칭은 '비노조 경영'이다. 삼성생명에 노동조합이 있기 때문에 '무노조'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다른 계열사의 한 임원은 "노조와 관련된 부분은 그룹내에서도 매우 민감한 사안중 하나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섣불리 말하기 곤란하다"며 "우리들도 이번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SDI 노동자의 불법 위치추적 사건에 대해 삼성SDI를 비롯해 삼성 구조조정본부 등은 공식적으로 회사가 이번 사건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을 비롯해 참여연대 등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대책위원회를 꾸리는 것에 대해 각종 정보를 수집하면서, 사태 추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회사의 이미지와 명예를 위해서라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해 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회사가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서 유감"이라며 "검찰의 수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 구조조정본부는 삼성일반노조에서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등을 함께 고소한 것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지금 때가 어느때인데 회사가 개입해서 이같은 일을 할수 있겠느냐"라며 "고소인들도 자신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다닌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고, 이 사람이 삼성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아무런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그룹 경영인을 고소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쪽에서는 향후 수사결과에 따라 고소에 거론된 해당 임직원들의 무혐의가 내려질 경우 등에 대비해 법적 검토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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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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