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광주시가 오는 8월 초부터 전면적으로 시행하고자 했던 시내버스 체계 개편 계획이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8월 초에 요금인상, 교통카드 도입, 환승개념이 도입된 시내버스 노선 개편 등을 일괄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현행 82개 노선을 77개 노선으로 줄이는 대신, 간선(30개)과 지선(37개) 그리고 순환(10개) 노선으로 세분해 시내버스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기존보다 8.1회 늘어난 1일 평균 5503회의 운행횟수로 대중수송 능력을 고양시킨다는 목표로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광주시는 이미 시내버스 노선 개편안을 확정하고 각종 홍보 준비를 완료해놓은 상태다.

광주시가 일괄 개편 계획을 수정한 이유는 교통카드 도입 시기가 불투명해졌기 때문. 현재 광주시 버스운송사업조합이 추진하고 있는 교통카드 사업은 시내버스 회사들이 채택한 단말기가 두 종류로 나눠진 관계로 호환이 안되는 에러가 발생해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교통카드를 읽는 두 종류의 단말기간 호환성 문제는 간선과 지선개념이 도입되는 버스노선 개편 계획 자체를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고 있는 것.

교통카드 문제 새 쟁점으로...호환성 해결에 최소 2개월

광주 9개 시내버스 회사 중 삼양버스 등 4개사는 SST단말기(376대)를, 대창운수 등 5개사는 KEBT 단말기(586대)를 채택했다. 또한 광주시는 지선에서 간선구간 버스로 1시간 내에 환승하는 시민에게 1회에 한해 무료 승차를 허용하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SST단말기가 교통카드를 읽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교통카드가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처해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환승지점에서 무료 승차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즉 KEBT 단말기를 장착한 버스에 탑승한 시민이 1시간 이내에 환승지점에서 SST 단말기를 장착한 버스로 옮겨 탈 때 무료승차를 할 수 없게 된다는 것.

광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호환 프로그램을 개발, 설치해서 문제점을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단말기 전문가들은 "호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최소한 두 달이 걸릴 것"이라고 밝혀 광주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버스노선 개편 시행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통카드의 호환성 문제로 인해 8월 초 요금인상 및 시내버스 체계 개편을 한꺼번에 추진하려 한 광주시의 계획은 일단 물거품이 된 상태다. 따라서 광주시는 오는 23일경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물가대책심의위'에서 버스요금 인상을 의결한 후, 교통카드가 완전한 호환성을 갖춘 후 시내버스 노선개편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같은 광주시의 방침은 대중교통과 관계자의 "분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발언에서도 알 수 있다.

시내버스 체계 개편 직전에 불거진 교통카드 문제에 대해 광주시와 시내버스 사업자조합은 "버스노선 개편이나 교통카드 문제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요금만 달랑 올리느냐"는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버스회사측 "전체 무료환승은 너무한 것 아니냐"
대중교통개선특위와 버스운송사업조합 간담회 열어

▲ 13일 오후 광주광역시의회 4층 대회의실에서는 대중교통개선특위와 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측의 간담회가 열렸다.

13일 오후 4시 광주광역시의회 대회의실에서는 대중교통개선특위(위원장 윤난실 의원)와 버스운송사업조합과의 간담회가 열렸다. 대중교통개선특위측에서는 윤난실(민주노동당·비례), 최형호(민주당·남구), 송태종(열린우리당·북구) 의원이 참가했으며, 사업조합측에서는 김동기 사업조합 이사장을 비롯한 7개 회사 대표가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요금인상을 앞두고 대중교통개선특위가 요구하는 회계투명성 보장과 교통카드 문제에 대한 양측의 의견이 개진됐다.

회계투명성 보장과 관련해서 사업조합측은 "9개회사 중 1개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가 회계감사 요건이 되지 않아 회계감사를 받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수익금 내역을 공개하는 등 회계투명성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계법인에서 결산신고를 낼 때 부적절 의견을 첨부하면 은행에서 대출받는데 애로가 발생하는 점도 감안해 달라"고 덧붙였다.

사업조합측은 "전체적인 시내버스 회사에 대한 회계감사를 받을 용의가 있다"는 '전향적 태도'를 보여 버스요금 인상의 조건 중 하나인 회계투명성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눈길을 끈 것은 광주시의 무료 환승 방침에 대한 사업조합측의 불만. 사업조합측은 "오지노선을 축소시켜 간선까지 연결시키는 곳만 무료환승을 하자고 광주시에 건의했다"며 "그러나 광주시는 전체를 무료환승으로 시행하라고 한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이어 사업조합측은 "버스회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무료환승으로 엄청난 적자가 나온다면 누가 감당할 것이냐"는 걱정을 계속했다.

사업조합측의 볼멘소리를 보다 못한 윤난실(민주노동당·비례) 의원은 "사장님들을 보니 승객유치를 위한 노력 등 능동적인 경영의지의 상실을 느낄 수 있다"면서 "자가용 이용자를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자를 늘리는 노력을 해야하지 않느냐"며 따끔한 일침을 놓기도. / 이승후 기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