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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시장의 '서울 봉헌' 발언에 대한 각계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무 백도웅 목사)가 공직자로서 공정한 처신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 교계에서 그동안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온 대표적 조직 KNCC는 2일 오후 이 시장의 '서울을 하느님께 드리는 봉헌'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특히 KNCC의 이번 입장은 기독교 스스로의 성숙한 태도를 강조,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KNCC는 무엇보다 공직자로서 이 시장의 적절치 못한 언행을 지적했다. KNCC는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우리 사회에서 공직자가 특정 종교의 확장에 편승하는 듯한 일은 사려깊지 못한 처사"라며 1천만 서울시민 대표로서 이 시장의 공정한 처신을 요청했다.

또 KNCC는 "교세 확장만을 최고 덕목으로 생각해 이웃과 함께 사랑을 실천하는 신앙의 기초적인 덕목을 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기독교계의 다른 신앙에 대한 배려를 당부했다. 이어 KNCC는 협력과 화해를 위한 교계 노력을 강조한 뒤 "성장제일주의 구태를 벗어나 시대에 걸맞는 성숙한 교회로 거듭날 것"을 한국 교회에 당부했다.

한편 인터넷 동호회 '인연' 등 불교계 네티즌들은 3일 오후 5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이 시장의 '서울 봉헌' 발언에 항의하는 묵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다음은 KNCC 입장 전문이다.

“서울을 하나님께 드리는 봉헌서”에 대하여

이명박 서울시장의 “서울을 하나님께 드리는 봉헌” 발언에 대해 우리는 공직자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임을 지적합니다.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우리사회에서 공직자가 특정 종교의 확장에 편승하는 듯한 일은 사려 깊지 못한 처사임을 지적하며, 1천만 서울시민의 대표로서 공정한 처신을 요청합니다.

또한 기독교계 역시 교세의 확장만을 최고의 덕목으로 생각하여 이웃과 함께 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신앙의 가장 기초적인 덕목을 가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사회는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으며, 내 신앙이 소중하듯이 다른 사람의 신앙과 종교 역시 소중함을 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을 희생시켜 하나님과 인간을 화해시킨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통하여 우리사회 곳곳에서 화해와 협력으로 나타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한국교회 역시 성장제일주의의 구태를 벗어나 시대에 걸 맞는 성숙한 교회로 거듭나기를 당부 드립니다.

2004년 7월 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백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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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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