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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물가대책심의위원회(위원장 심재민 행정부시장·이하 심의위원회)가 시내버스 요금 인상을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해 버스노조 등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29일 오후 광주시청에서 개최된 심의위원회는 요금 인상을 결정하기에 앞서 버스회사 흑자 의혹 등 여러 의혹들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선행된 후 이 문제를 재론하기로 했다.

이날 심의위원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위원들은 시내버스 요금인상의 필요성에는 동감을 표시했으나, 요금 인상폭과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차를 보였다.

시내버스 흑자 주장에 위원들 '혼란'

당초 광주시는 오는 7월 1일부터 일반인 요금을 현행 700원에서 900원으로, 학생 요금을 현행 500원에서 650원으로, 인상하고 좌석버스 요금은 동결시켜야 한다고 심의위원회에 제안했다. 광주시의 이같은 입장은 시내버스 사업자조합이 제시한 일반인 1150원, 좌석버스 2460원 보다 적은 액수지만 서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광주시가 시내버스 요금인상안을 만들 수 있었던 근거는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이 제출한 용역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다.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임금과 운송원가는 상승한 반면 운송수입금은 날로 감소되고 있다"며 "용역조사 결과 연간 322억원의 운송손실이 발생돼 평균 33.35%의 요금인상 요인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심의위원회가 열린 날 윤난실(민주노동당·비례) 광주시의원이 "대부분의 버스업체들이 흑자"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하자 심의위원들이 혼란에 빠졌다.

윤 의원은 "버스업체들이 관할 세무서에 제출한 법인세조정계산서를 검토한 결과 상당수 업체들에서 흑자가 발생했다"며 "버스업체들은 요금인상을 요구하기 전에 회계투명성 보장과 경영개선에 대한 대책을 먼저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의 주장은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이 제출한 보고서 내용과는 정반대여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며 광주시가 제시한 자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심의위원으로 참석한 김재석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버스적자의 핵심은 임금상승률이다"며 "운영적자의 80%를 모두 시민에게 전가시켜서는 안된다"고 반발했다. 김 사무처장은 "일정수준의 버스요금 인상은 불가피하겠지만 업체와 운전자들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며 광주시가 내놓은 200원 인상안에 반대했다.

대부분의 심의위원들은 ▲버스회사 흑자 의혹에 대한 명확한 해명 ▲버스요금 인상폭과 인상시기의 문제 ▲요금인상이 가져올 체감물가의 악화 등의 이유를 들어 심의위원회가 개최된 당일에 요금인상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심재민 행정부시장은 "대부분의 위원들이 당장 시내버스 요금을 인상하는 것에 혼란스러워하고, 요금인상 재고를 공식 요청한 시의회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결론을) 일단 유보한다"며 "위원들의 우려가 해소되는 시점에 재 논의하겠다"며 폐회를 선언했다.

요금인상 무산에 버스노조 강력반발..."재파업 불사"

▲ 버스요금 인상이 무산되자 시내버스 노조 관계자가 책상을 발로 차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날 심의위원회를 참관한 광주시내버스 노조 관계자들은 버스요금 인상이 보류되자 분통을 터뜨리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회의 폐회후 심의위원과 언쟁을 벌이던 일부 노조 관계자들은 분을 참지 못하고 몸싸움을 하고 책상을 발로 차 엎는 등 강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이노문 시내버스 노조위원장은 "그간 적자가 누적될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요금을 인상해서 상황이 악화됐다"며 "이 악순환을 고치기위해 광주시에 준공영제를 요구했고, 광주시는 지난 25일까지 요금인상 해주겠다고 약속해놓고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은 오늘 (요금인상이) 무산됐다"며 광주시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 위원장은 "내일(29일) 오전 노조 회의를 소집한 후 지난 29일 도출했던 노사합의안을 파기하고 재파업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재파업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또다른 노조 관계자들은 "이번에 파업하면 버스를 모두 시청 주변에 세워놓자"며 호응하기도.

지난달 25일 사상초유의 전면파업으로 5일동안 시민들에게 막대한 불편을 끼친 시내버스 파업이 이날 심의위원회의 결정으로 또한번 재연될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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