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6박 7일간의 장애인교육권 쟁취 전국순회투쟁을 마친 장애인교육권연대는 24일 대학로에서 '전국순회투쟁 승리보고 문화제'를 개최했다.
6박 7일간의 장애인교육권 쟁취 전국순회투쟁을 마친 장애인교육권연대는 24일 대학로에서 '전국순회투쟁 승리보고 문화제'를 개최했다. ⓒ 박신용철
지난 8월 18일 '장애인교육권 쟁취 전국 순회투쟁'에 나섰던 장애인교육권연대가 6박7일 일정을 마치고 8월 24일 서울에 도착했다. 6박7일간의 전국순회투쟁에 참가했던 사람들이나 이들을 맞이하는 사람들 모두 밝은 표정들이었다.

그동안 장애인교육권연대는 교육관련법에 명시된 장애인 교육권을 국가와 지자체가 법에 명시된 바에 따라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해왔지만 정부의 장애인교육권 실현의지가 박약하다고 판단, 전국을 순회하며 장애인교육의 현실을 알려내고 장애인당사자들의 조직하려는 전국순회투쟁에 돌입했었다.

홍수경보가 발동돼 장대비가 쏟아지던 24일 오후 8시 대학로 마로니에서는 6박7일간의 전국순회투쟁을 마치고 돌아온 장애인교육권연대의 '전국순회투쟁 승리 보고 문화제'가 개최되었다.

이날 문화제는 6박7일간의 전국순회투쟁 성과를 공유하고 장애인교육권 쟁취를 위한 결의를 다지고 기획예산처가 전액 삭감한 2004년 특수교육신규예산 273억원의 삭감조치 철회와 노무현 정부의 소극적인 장애인 정책을 규탄하는 자리였다.

이날 문화제에서 경과보고 및 성과를 보고한 장애인교육권연대 도경만(전교조 특수교육위원장) 집행위원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지금 내리는 비는 교육을 받지 못하고 학교에서 쫓겨나야 했던 장애아들과 그런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부모들의 눈물"이라며 "이 자리는 더 이상 그런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는 교육주체로서의 투쟁의 신호"라고 입을 열었다.

장대비가 오는 와중에도 참가자들은 장애인교육권 쟁취의 결의를 다졌다.
장대비가 오는 와중에도 참가자들은 장애인교육권 쟁취의 결의를 다졌다. ⓒ 박신용철
도경만 집행위원장은 "94년 제정된 특수교육진흥법에는 장애아 교육권을 무상·의무교육으로 규정해 놓았지만 국가와 지자체의 방치로 교육을 받지 못해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에서 쫓겨나야만 한다"면서 "전국순회투쟁에서 굳게 닫힌 지역 교육청 정문을 보면서 국가와 지자체가 지키지 않은 책임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6박 7일동안의 전국순회투쟁은 지역교육청 앞 1인시위 및 집회, 장애인교육권 쟁취를 위한 선전전 및 서명전 그리고 지역단체들과의 간담회로 진행되었다. 장애당사자의 전국적 조직화를 주요과제로 설정했던 장애인교육권연대는 각 지역단체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조직화의 토대를 다졌다는 평가다.

충북지역의 경우 간담회를 통해 충북장애인교육권연대를 결성하기로 했고 광주지역도 장애인이동권투쟁, 지역시민사회단체 등이 장애인 교육권에 결합하기로 했다. 부산에서도 장애인이동권연대, 장애아 부모, 지역 교사, 시민사회단체들간에 이루어진 장애인교육권연대 결성이 합의되었고 장애인교육권연대의 전국 순회투쟁 이전에 결성된 경남장애인교육권연대는 도교육청에 장애인교육권 쟁취 요구안을 전달했고 9월 1일부터는 경상남도 시군구 순회 1인시위, 교육감 면담 투쟁 등 전개할 계획이며 대구·경북지역도 장애인교육권연대 결성에 합의해 명실상부한 전국조직으로 발돋움할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다.

참교육학부모회 박경량 회장도 연대사를 통해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고 교육권을 향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전국 36개 지부를 둔 학부모단체로서의 제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현재 특수교육진흥법 제5조에는 '특수교육대상자에 대한 초등학교 및 중학교 과정의 교육은 이를 의무교육으로 하고 유치원 및 고등학교 과정의 교육은 이를 무상으로 한다. 이 규정에 의한 의무 및 무상교육에 드는 비용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부담 또는 보조한다'고 되어 있으나 교육대상인 장애 영·유아 30800명 중 1800명(교육수혜율 2%)만이 교육서비스를 받고 있고 29000명은 방치된 상태이며 11만4700명의 학령기의 초·중등과정 장애학생 11만4700명 중 43.4%(5만1191명만이 교육을 받고 있고 나머지 6만3천여명은 방치되어 있다.

고등교육의 경우 교육기관수의 부족과 통합교육 환경부재로 인해 고등교육 진학 장애학생이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며 대학생 연령의 장애인의 경우 1.8%만이 고등교육을 받고 있고 성인장애인 51.6% 이상이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갖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심각한 교육적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장애인교육권연대는 △교육예산대비 장애인 교육예산 6% 이상 확보 △장애유아의 무상의무교육 실시 △초·중·고등학교에서의 통합교육 환경조성을 위한 장애인편의시설 설치 예산 배정, 학급당 학생수 감축, 특수교육보조원 배치, 중·고등학교 특수학급 증설 △성인장애인을 위한 지역별 장애인교육지원센터 설치 △교육인적자원부와 지역교육청에 장애인교육 전담부처, 장애인교육지원센터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많은 문예일꾼들이 참여해 문화제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많은 문예일꾼들이 참여해 문화제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 박신용철
이날 문화제는 장애아 부모, 장애인단체, 전교조, 특수예비교사 60여명이 참여했고 '노래마을'의 장애해방가로 대단원의 막이 오른 후 '류금신', '지민주' '박성헌' '박준'씨 등 문화노동자들이 문예공연이 이어져 장애인교육권연대 전국순회투쟁 마무리를 축하했다.

'장애인교육권연대 쟁취를 위한 전국순회투쟁 승리보고 문화제'의 열기가 고조되어 가는 가운데, 장애인참교육을위한서울학부모회(준) 박인용 준비위원이 지난 8월 18일 광화문에서 전국순회투쟁을 떠나던 장애인교육권연대 동지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낭독될 때에는 장내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이날 문화제는 장애인교육권연대 박경석(노들장애인야간학교 교장) 공동대표의 투쟁사를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장애인교육권연대 박경석 공동대표는 "'쟁취' '투쟁'은 우리 삶 속의 차별과 분노에서 나오는 말"이라며 "'장애인교육권은 생명'인데 그동안 우리는 사회에 순종하고 길들여져왔고 우리의 분노를 조직하지 않고 실천하지 않아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석 공동대표는 "이 사회는 전혀 아름답지 않다. 정권은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려 하지만 뒤통수를 치는 게 그들이다"라면서 "이제 시작이다. 일주일 동안 투쟁한 동지들은 우리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투쟁했다. 우리의 생명은 우리의 힘으로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석 공동대표는 "기획예산처에서 전액삭감한 2004년 특수교육신규예산 273억원은 우리의 생명줄을 트는 예산"이라고 강조하면서 "기획예산처가, 민주당, 한나라당이 우리의 생명줄을 끊는다면 우리의 힘을 보여주며 바꿔내야 한다"고 전했다.

앞으로 장애인교육권연대는 장애아 학부모의 전국적 조직화를 통한 시혜와 동정이 아닌 법에 명시된 권리로서의 '장애인교육권'을 쟁취해 나갈 계획이다.

전국순회투쟁을 하고 돌아온 순회단 인터뷰

◇ 장애인교육권연대 도경만(전교조 특수교육위원장) 집행위원장

-전국 순회투쟁을 진행하면서 지역주민들과 지역언론들의 반응은 어떠했나?
"부산지역과 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중인 대구지역을 제외하고는 지역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고 지역에서도 장애인교육권연대를 구성하는 초석이 마련되었다. 경남장애인교육권연대는 이미 구성됐고 부산·대구경북, 광주지역도 지역단체 간담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연대 제안서를 지역주체들에게 발송한 후 장애인교육권연대를 구성할 계획이다. 지역주민들도 장애인교육권확보를 위한 서명운동에 적극적으로 결합해주었고 '아직도 안되어 있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장애인교육권연대가 6박7일동안 전국 주요도시를 순회하면서 요구했던 핵심사항은 무엇이었나?
"장애인교육권연대가 8월 18일 광화문을 출발해 24일 인천을 거쳐 서울로 올라오면서 요구했던 것은 △교육인적자원부 교육예산 대비 특수교육예산 6% 확보 △통합교육보조원 제도화 △고등교육기관에서의 장애인학습권 보장 △학령기를 놓친 성인장애인 교육권 보장 △장애유아 의무교육 실시 △중·고등학교 특수학급 증설이었다."

-이번 6박7일동안의 전국순회투쟁 성과는 무엇인가?
"지역 장애인교육주체들이 장애인 교육권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공유하면서 지역사회 내 시민사회단체들도 장애인 교육권에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했다."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김형수 연구원

-전국순회투쟁에서 지역의 분위기는 어떠했나?
"대전과 대구지역에서 결합했는데 대구지역의 경우 이미 지역교육청과의 원활한 교섭이 이루어진 상태라 친숙한 분위기였다."

-이번 순회투쟁의 성과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대구는 지역단체간의 교류가 없었다, 그러나 장애인교육권연대 전국 순회투쟁의 일환으로 열린 간담회를 통해 차후에 지역교육권연대를 결성하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지역 순회투쟁은 가시적인 성과들을 보였다. 지역단체들은 장애인교육권연대가 중앙중심이었고 일정도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잡은 것에 탐탁치 않아 하는 분위기였다는 점을 반추해본다면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장애아 부모들은 어떠했나?
"지역의 부모님들은 특수교육예산 삭감된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는데, '장애아의 교육권 문제가 개인 책임, 가족 책임인 줄만 알았는데 국가책임을 명확히 하며 우리 아이들의 문제를 가지고 활동하는 단체가 있었냐?'면서 장애인교육권연대의 존재와 활동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장애인교육권연대 활동을 위해 직접 모금해주기도 했다. 이번 전국순회투쟁에는 전교조 지부가 많은 도움을 주었다."

◇노들장애인야간학교 강현정(지체장애인. 여. 25)씨
-휠체어를 타고 6박7일간의 일정을 소화했는데?
"힘든 건 없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웠고 모기한테 물리는 게 문제였다. 지역교육청 앞에 천막을 치고 노숙을 하다보니 씻을 데가 없었다. 지역 교육청 화장실에 들어가 세수정도만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장애아 부모님들이 적극적으로 결합해 요구사항을 제기하기도 했다. 첫날과 둘째 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결합하지 못했지만 부산과 대구에서는 지역학생, 장애아 부모, 특수교사 등이 많이 참여했다. 마산에서는 자폐아 등 장애아동들도 많이 나왔는데 TV에서나 봤던 장애아들을 처음으로 직접 봤다."

-교육청 앞 1인시위, 선전전, 서명운동, 집회, 간담회 등 일정이 빡빡했던 것으로 안다. 6박7일의 일정 중 특별하게 기억하는 것은?
"교육청 앞 집회를 하는데 장애아를 둔 부모가 자신이 장애아를 키우면서 힘든 점, 속상했던 일, 장애인교육권 보장을 위한 요구사항 등을 이야기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른 장애아 부모들이 남의 일이 아니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생생하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