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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세화노동자 대표와의 연락을 계속 추진했으나 되지 않았고, 월요일 오전, 아침부터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취재를 진행했다.

아침 7시 10분,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소속 회원들 약 10여명이 공장 정문 앞에서 '월차휴가 쓰자는데 식칼테러 웬말이냐, 비정규직 철폐하자'는 피켓을 들고 피켓팅을 하고 있었고, 공장 안에서는 노동조합 간부들이 집회를 하고 있었다.

정문의 경비를 보는 관리자들은 이들을 사진촬영 하고 고성이 오가면서 한때 긴장이 감돌기도 했다.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노동자들은 피켓시위를 하는 이들을 주의깊게 보는 것 같았다. 하기야 비정규직 차별철폐, 식칼테러 등으로 자동차공장 앞에서 피케팅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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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 비상대책위원들이 12시까지로 교섭을 한정하고 협상을 위해 공장 본관 안으로 들어갔다.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하청기업인 세화 사장과의 전화인터뷰를 했고,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의 입장은 무엇인지 듣기 위해 본관으로 찾아갔으나 인터뷰를 거절하여 취재하지 못했다.

이후 점심시간이 시작되어 의장부 식당에서 하청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직영 노동자를 식탁을 찾아다니며 차례로 만나 사건에 대한 생각들을 들었다.

12시 30분경 비상대책위와 사측의 협상이 결렬되었고, 이후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비상대책위 회의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난 후 공장을 나와 병원에 있는 송성훈씨와 전화통화를 한 후 아산경찰서를 방문하였다.

다음은 진행 순서대로 경과를 정리한 내용이다.

사측의 입장

1) 세화산업(하청업체)
문제가 된 세화산업 대표 ○○○씨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세화산업이 이번 주는 야간작업중이라 공장 현장에 있지 않아 전화만 가능했다.

- 이번 사건에 대해 업체사장으로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너무 끔찍한 일이고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임모 과장은 전과자도 아니고 착실한 사람이어서 채용했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오늘 병원에 찾아가 송성환씨를 만나보았는데 다행히 의사가 수술 뒤 경과가 좋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 우리 식군데 한 명은 병원에 있고, 또 한 명은 사람이 가서는 안되는 곳에 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고 답답한 심정이다."

- 이번 사태가 발생한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
"협력업체, 우리같은 하청은 원청의 작업공정에 맞추어줘야 한다. 그러다보니 빡빡한 인원에서 한사람이 빠지게 되면 라인이 설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그 책임은 하청에 돌아온다. 우리 관리자들은 영업직이 아니라 업무자체가 사람관리하는 것이다. 라인 상황을 보면서 안나온 사람 데리러 가기도 하고.... 뭐 어쨌든 직영보다야 대우가 나쁜 것은 어쩔 수 없고... 우리는 뿌리없는 회사다.. 이직율도 높고, 복지 조건 등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다. "

- 어떻게 해결되었으면 하시는지?
"우리가 뭐 해결방안이 있겠나? 그저 우리는 노동조합과 원청이 사태를 해결하는 것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 계약해지 당하면 나도 먹고 살 방법이 없다. 10년 넘게 자동차 공장에서 일해왔는데, 휴, 답답하다. 억울하다. 그러나 힘이 없으니 처분만 기다릴 뿐이다. 우리는 노동조합 눈치보고 자동차 눈치보고 힘이 하나도 없다."

2) 현대자동차(원청)

본관으로 찾아가 아산공장 홍보실 담당자를 만나 사건과 관련한 취재를 요청하자, 담당자는 '본사 홍보실의 협조요청이 있어야 취재에 응할 수 있다'면서 연락처를 알려주었고, 알려준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취재협조를 요청하자 본사 홍보실 이사 ○○○씨는 '하청업체에서 발생한 일에 우리가 답변할 내용이 뭐가 있겠는냐'고 답변하였다. 그래서 비록 하청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하더라도 자동차 공장 현장에 있는 하청이고, 이 문제 때문에 노동조합과 회사가 협상까지 하고 있으며, 더욱이 질문내용도 모르는 상태에서 답변할 내용이 없다는 것은 취재를 거부한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겠는냐고 되묻자 '운전중이라 계속 통화할 수 없다'고 답변하면서 동승한 옆자리 다른 담당자를 바꿔주었는데 그는 '현대자동차와 관련없는 문제이며, 취재에 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현대자동차 점심시간에 만난 직영 노동자

신분을 노출하면 안된다면서 식탁에서 만난 두 명의 직영 노동자에게 물었다.

-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머쓱한 표정으로) 황당하죠. 황당합니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습니다."

- 하청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차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개선되어야겠죠. 금새 되지는 않겠지만, 어찌되었든 장기적으로 이런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고, 차후에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되겠습니다."

- 하청노동자들이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하더라도 원청노동자들의 연대가 절실할텐데요, 하청노조가 결성되면 어떨 것 같습니까?
"연대는 당연한 것입니다."

같은 시간, 다른 식탁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하청 노동자를 만났다.
- 이번 사건 아시죠?
"예, 압니다. 저도 세화에서 일했었습니다."

- 송성훈씨 사건으로 드러난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월차휴가 쓰기도 어려운 상황이 세화만의 문제인가요, 아니면 대체로 하청 대부분이 그런가요?
"뭐, 사장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잔업 특근으로 기분 상하고 그렇습니다. 늘 있는 일이에요."

-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었으면 하나요?
"오늘 노조에서 나온 노보의 요구안 대로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그대로만 되면 좋겠어요.(노조 비대위 요구안은 별도로 알려드립니다)"

송성훈씨와의 통화

- 상태는 어떻습니까?
"많이 좋아졌습니다."

-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인데요, 현재 상황에서 하고 싶은 말씀은?
"제가 칼에 찔리고 난 후 과장은 도주하고, 옆에 있던 두 명은 경찰에 신고하려던 저를 제지하고 협박하고 그랬습니다. 피가 철철흐르는데 왜 머리가 아프다더니 다리를 만지냐며 목소리를 낯추어 위협하는 것에 저는 정말 저들이 사람인가 싶었습니다. 근데 경찰은 임과장만 구속하고 다른 두 명은 그대로 두고 있습니다. 경찰이 사건을 축소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

경찰 수사 진행경과

3월 19일 저녁 송성훈씨가 상해당한 이후 경찰로 신고하여 인근 파출소 직원이 출동하였으며, 아산경찰서 형사계 반장은 제3자의 신고를 접수, 병원에 가서 상황을 파악한 뒤 수사에 착수하였다고 한다.

범행을 저지른 과정 임모씨는 사건 다음날인 3월 20일 18시경 아산경찰서를 찾아와 자수하였고, 조사 이후 검찰 지휘에 따라 임모씨는 구속영장이 발부, 3월 22일 영장실질심사후에 구속 현재 아산경찰서 유치장에 있으며, 구치소 송치 대기중이다.

한편 범행장소에 같이 있던 두 명의 용의자는 1차 조사만 받은 상태로 인신 구속은 되지 않은 상태이다. 기자가 피해자 말에 따르면 경찰이 사건을 축소한다는 의혹이 든다는데 어떻게 된것이냐고 묻자, 1차 피해자 진술에 빠진 부분이 있다는 피해자 주장에 따라 2차 진술을 받으려고 하고 있으며, 피해자 진술 이후에 다시 용의자를 불러 조사하겠다면서 검찰 지휘를 받고 있다고만 밝혔다.

가해자를 만나서 심정을 들어보고 싶어 면회를 요청했으나, 가해자는 언론과 접촉하고 싶지 않다면서 면회를 거부, 가해자를 만나보지 못했다.

기자가 형사반장에게 가해자가 도저히 정상적인 상태라고 보기 어려운 일을 저질렀는데, 어떠냐고 묻자, 소주 5병 이상을 마신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만 진술한다고만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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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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