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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 : 권박효원 김지은 기자
- 사진 : 권우성 기자
- 동영상 : 강수연 PD


▲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시위에 수십명의 외국인들이 반전 피켓과 촛불을 들고 참석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촛불시위의 공간문제 확보 문제로 광화문 교보빌딩앞에서 시위자들과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4신:15일 오후 10시 30분>

"SOFA 개정까지 촛불 끌수 없다"
촛불시위로 이어진 반전평화불길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시작한 반전평화대행진은 종묘 정리집회를 거쳐 광화문 촛불시위로 이어졌다. 네티즌 모임인 '네티즌이 모이는 성지'(이하 네모성)가 종묘에서 반전콘서트를 개최해 이를 구경하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참가자들은 인도를 통해 광화문으로 이동했다.

1분 클립! – 3살 꼬마에서 백기완 선생까지 / 강수연 PD


그러나 촛불시위는 제시간에 열리지 못했다. 경찰이 차도에 전경차를 줄지어 주차해놓고 무대차를 막으면서 몸싸움이 벌어져 집회가 지연된 것이다. 결국 이날 촛불시위는 예정보다 1시간 늦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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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반전시위의 도도한 물결은 시작되고


▲ 평화촛불한마당에 태극기를 사용한 대학 학생회 깃발이 등장해서 눈길을 끌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교보문고 앞 계단을 무대삼아 열린 촛불시위에서 여중생범대위 상임대표 홍근수 목사는 "주한미군이 전쟁불안을 만드는 악의 근원이니 철수하는 게 좋다"며 "국민들의 살인미군 처벌과 SOFA개정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촛불은 끌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들을 전경으로 둔 원경환(47세)씨는 "아들이 '위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이 막는 거니 아버지가 집에서 촛불을 켜달라'고 했다"며 "여기 나오기 어려우면 각자 집에서라도 촛불을 켜고 효순이, 미선이를 생각하자"고 호소했다.

발언이 끝나고 일본의 노래패 '이쿠타 만지 앤 소소(Ikuta Manji & Soso)'와 '꽃다지'의 공연이 있었다. '이쿠타 만지 앤 소소'는 '갯벌'을, 꽃다지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각각 불렀다. '이쿠타 만지 앤드 소소'의 리드싱어 이쿠타 만지씨는 다소 서툰 한국어로 "저는 한국 음악을 존경한다. 김민기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두 노래패가 함께 '아침이슬'을 부르면서 자연스럽게 한일합작공연이 펼쳐졌다.

이날의 상징의식은 부시화형식이었다. 부시 가면을 쓰고 양팔에 총과 해골을 각각 든 허수아비가 무대 앞에 세워졌다. 촛불시위에 매일 참여하고 있는 '광화문 할아버지' 이관복 박정희기념관건립반대모임 대표가 불을 붙였다.

오후 9시 30분경 현재 참가자들이 윤도현의 '아리랑'에 맞춰 불타는 부시 허수아비를 도는 대동놀이로 집회를 마무리하고 있다.

"연대의 뜻 전하러 왔다… 도쿄에서도 같은 행사 펼쳐지고 있어"
[미니 인터뷰] 반전·반핵 노래하는 일본 록밴드 <이쿠타 만지 앤드 소소>

▲ 일본 록밴드 '이쿠타 만지 앤드 소소'.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날 마로니에 공원에서 펼쳐진 '2·15 국제 공동반전 평화대행진'과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2003 민족자주와 반전평화 실현 대보름 촛불한마당(이하 대보름 촛불한마당)'에는 일본의 2인조 록밴드 '이쿠타 만지 앤드 소소(Ikuta Manji & Soso)'가 참석, 반전 메시지와 함께 그들의 노래를 선사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광화문 대보름 촛불한마당에서는 노래패 <꽃다지>와 함께 한국어로 '아침이슬'을 열창해 시민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무대에서 내려온 '이쿠타 만지 앤드 소소'는 자신들을 '반전·반핵·환경을 노래하는 록큰롤 밴드" 라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의 국제공동 반전행동에 참석해 연대의 메시지를 표하기 위해 방한했다"며 "같은 시각 일본의 도쿄에서도 국제공동 반전행동이 펼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밴드의 싱어이자 작곡가인 이쿠타(44)씨는 한국 작곡가 김민기씨의 팬이기도 하다. 그는 "1979년 처음 김민기씨와 그의 노래들을 알게 됐다"며 "그의 노래에 대단히 감명받았고 훌륭한 작곡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쿠타씨는 "김민기씨의 여러 노래 중 특히 '아침이슬'을 좋아한다"며 "사람들이 시위를 하며 다같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다"라고 말했다.

15일 방한한 '이쿠타 만지 앤드 소소'는 이후 3일간 명동성당 앞에서의 거리 공연 등의 일정을 마친 후 오는 17일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 김지은 기자

"맨몸으로 이라크전 막겠다"
[인터뷰] 지난 7일 이어 2차로 출국하는 한국 이라크 반전평화팀 2진

▲ 이라크로 떠나는 자신들의 결의를 밝히는 한국 이라크 반전평화팀 2진.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날 마로니에 공원에서 펼쳐진 2·15 국제공동 반전평화대행진(이하 반전평화대행진)에는 16일 출국을 앞둔 한국 이라크 반전평화팀(이하 반전평화팀) 2진이 참석, 결의를 다졌다.

지난 7일에 이어 두 번째로 떠나는 반전평화팀은 허혜경(28)·성혜란(<대학생신문> 객원기자)·은국(경희대 한의과 본과2년, 사회당 학생위원)·전승로(경희대 관광학부 2년)씨등 총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이날 반전평화대행진 연단에 올라 시민들에게 출국 인사를 건네는 한편 결의를 밝혔다.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허혜경씨는 "전쟁은 인간성을 말살하고 인간과 자연을 파괴한다"며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꿈을 뿌리부터 파괴시키는 전쟁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씨는 또한 "만약 이라크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가 현장의 목격자가 돼 전쟁의 만행을 낱낱이 고발하고 이라크 민중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4명은 모두 "우리는 내일이면 이라크로 떠나니 한국에서도 (이라크전 반대 활동을) 열심히 해달라.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찾아 뵙겠다"며 시민들에게 인사를 고했다.

이들은 14일 밤부터 임시 숙소에서 합숙을 하며 출국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출국이 하루 앞으로 다가 오자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이면서도 "어서 출국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단에서 내려온 이들은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에 힘을 많이 얻었다"며 밝게 웃었다.

2진팀 중 유일한 남성인 은국씨는 뒷머리에 붉은색으로 "NO WAR"라는 문구를 새겨 카메라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은국씨는 "효과적으로 반전 메시지를 알리고자 이 머리 모양을 했다"며 웃는다.

하지만 이어 꺼낸 부모님 얘기에는 그리 편하지만은 않은 심기를 드러낸다. 그는 "결국 아버지가 끝까지 반대 하셨다"며 "떠나려면 부자의 연을 끊고 가라는 말에 정말 연을 끊고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모님은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지만 내 자식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하셨으나 나는 모든 사람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결심했다"며 "그 일을 내가 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한의대에 재학 중인 은국씨는 '반전평화의 신념에 따른 예비 병역거부자'이기도 하다. 그가 '이라크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도 이런 신념 때문. 그는 "반전평화팀의 활동을 통해 내 신념을 증명해 보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는 말로 결의를 나타냈다. 이어 은국씨는 남아 있는 한국인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제 우리의 목숨은 여러분에게 달렸습니다. 무관심과 방관이 전쟁을 만들고 관심과 반대가 전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허혜경씨는 여성해방연대의 회원이자 사회당원이다. 허씨는 "우연히 이라크에서 온 분에게 현지의 구체적 상황을 듣게 됐는데 무척 두려웠다"면서도 "하지만 오늘의 이런 세계적인 반전시위를 보니 힘이 난다"고 말했다. 허씨는 약 한달 전 반전평화팀 합류를 결심하게 됐다. 세계에서 반전평화운동가들이 이라크에 속속 입국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것이 정말 내가 해야할 일이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혹시 만약의 상황도 생각하고 있느냐'란 질문에 허씨는 "당연하다"란 반응을 보였다. 그는 "현지에 도착하면 유서를 써 놓고 매일 일기도 쓸 예정"이라며 "만약을 대비해 표지에는 영어로 '이를 발견하면 한국으로 보내달라'고 적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성혜란씨는 <대학생 신문> 객원기자로서, 전승로씨는 대학생 평화운동가로서 이라크행을 결심했다. 성씨는 "기자로서 취재를 위해,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다큐멘터리 작업을 위해 떠난다"며 "이라크에서 벌어진 일들과 반전평화팀의 활동을 알리고 남길 수 있는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씨는 단체 활동가로서가 아닌 개인적으로 반전평화팀에 합류한 경우. 전씨는 "부모님께서 많이 걱정하셨지만 결국 나를 믿어주셨다"며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전씨는 "반전평화팀의 의미는 한국에 남아있는 분들이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출국 인사를 대신했다.

한편 지난 7일 출국한 반전평화팀 1진은 현재 요르단에 머물고 있으나 한국시각으로 16일을 전후해 이라크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염창근 반전평화팀 지원연대 사무국장은 "요즘이 무슬림 성지순례 시기라 1진팀은 이라크 입국을 미루고 있다"며 "이들은 15일 요르단에서도 벌어지는 국제반전공동행사에 한국인 대표로 참석, 연대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염 국장은 "1진팀은 한국시각으로 16일,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로 진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 이라크 반전평화팀 후원계좌: 국민은행 527801-01-069645 예금주 염창근] /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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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15일 오후 6시30분>

"우리의 용기가 우리를 자유롭게 만들 것이다"
행사 참가자 3000여명, 촛불들고 광화문으로


▲ 반전평화대행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전쟁반대'를 힘차게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이라크, 이집트, 요르단 국적의 아랍인들이 스크럼을 짜고 평화대행진에 참석하고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2·15 국제공동 반전평화대행진 행사를 마친 3000여명의 시민들은 오후 5시경부터 광화문쪽으로 행진을 시작했고, 30분 뒤에 종묘공원에 도착해 자유발언을 했다.

이날 발언대에 나선 파키스탄계 캐나다인 파르한(29)씨는 "우리는 분노가 소용돌이치는 잔인한 세상에 저항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하늘의 신과 전세계 시민 앞에서 전쟁 반대 의지를 보여주겠다. 다양성과 차이가 존중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겠다. 우리의 용기가 우리를 자유롭게 만들 것이다. 역사적 순간은 영원토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마치 혁명처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 곳곳서도 반전 시위

미국의 이라크 공격 계획에 대한 반대 시위가 15일 전세계 각지에서 개최된 가운데 러시아 곳곳에서도 같은 반전 시위가 이어졌다.

수도 모스크바 시민 300여명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러시아 외무부 청사에 모여 전쟁 반대 집회를 연 뒤 근처 주러 미국 대사관 까지 가두 행진을 벌이며 `이라크전 계획 중지'를 촉구했다.

`전쟁 반대' 등의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를 들고 나온 참석자들은 영하 15℃ 안팎의 추위에도 불구, 시위를 계속하며 국제 사회의 평화 노력 동참을 호소했다.

모스크바 남부 475㎞ 보로네쥐 지방에서도 수십명의 시위대가 반전을 촉구하는 유인물을 나눠주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인형을 불태우며 이라크전 반대를 외쳤다.

또 모스크바 동부 1천500㎞ 에카테린부르크에서도 일단의 시민들이 "양키 고우 홈" 등을 외치며 반전 시위를 벌였다고 주요 언론이 전했다. / 연합뉴스
이어 동성애자 인권연대 정욜씨는 "1933년 나치는 분홍색 역삼각형을 붙여 동성애자 수십만명을 학살했다. 부시가 전쟁을 일으킨 뒤에 그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며 "전쟁에 반대하는 동지로서 동성애자임을 스스로 밝히고 이 자리에 섰다. 테러리스트 호모포비아 부시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신정 초등학교 6학년 정경준(13)군도 마이크를 잡고 "어른만큼 생각이 깊지는 않지만, 전쟁을 반대하는 마음이 있다. 우리가 힘을 모으면 전쟁을 막고 세계의 평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함께' 활동가 김어진씨는 "부시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전쟁이라고 하지만 20년전 전쟁광 럼스펠드는 쿠르드족을 학살하기 위한 화학무기를 주면서 후세인과 악수를 나눴다. 이런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있나"라며 부시정부를 비판했다. 김어진씨는 이어 "베트남전 때 반전 운동은 6.8혁명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투쟁이었는데, 지금은 전쟁이 일어나기도 전에 반전운동을 하고 있으니, 당시보다 더 큰 승리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종묘공원에서 정리집회를 마친 행사 참가자 3000여명은 오후 6시 10분경부터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2신:15일 3시30분>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시민들과 어우러진 '반전 행사'
'NO WAR' 페이스 페인팅, '조지부시 껌팔기' 등


▲ 평화의 비둘기를 볼에 그려넣은 어린이가 비누방울을 날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조지부시 껌'. 껍질에는 조지 부시 미국개통령의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메시지 및 이라크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영국서 50만명 '반전 집회'
[현지보고] 런던과 글라스코에서

영국 런던과 글라스코에서도 15일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영국 현지시간 기준) 영국인 뿐만 아니라 아랍인들도 참여하는 50만명 규모의 사상 최대의 반전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이날 런던 시위에서는 엠바크먼트 역에서부터 하이드파크역까지 5∼6km 정도의 거리 행진이 예정돼 있으며, 이들은 시위 도중 각종 퍼포먼스와 공연, 가두 연설을 할 계획이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이날 행사를 지지하는 서명자 명단이 담긴 전면광고를 내기도 했다. 서명자 명단에는 노벨상 수상자도 나와있는 데, 이날 가두 연설에는 이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기자가 거주하고 있는 캠브리지 시민들과 학생 1000여명도 2시간 가량 떨어져있는 런던에서의 시위를 위해 출발하고 있다. 영국 글라스코에서도 런던과 마찬가지로 행진 위주의 반전 시위가 예정돼 있다.

한편 최근 한 언론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라크 참전에 대한 시민들의 전반적인 의견은 '유엔의 중재'를 거치거나 또는 '유엔의 동의 거치지 않은 이라크 파병'에 대해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영국이 이라크 전쟁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토니블레어 총리와 노동당의 일부 인사들만이 미국의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을 옹호하고 있다.

따라서 이날 시위는 토니 블레어 총리에게 상당한 압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박태순(40) 기자는 캠브리지대 연구원으로, 이날 반전집회에 참석해 현장취재를 한 후 관련기사를 보내올 예정입니다...편집자 주) / 박태순-영국 캠브리지
2월15일 오후 3시, 2·15 국제공동 반전평화대행진이 시작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는 전쟁을 반대하는 많은 한국인들 뿐 아니라 외국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2000여명의 시민들과 단체 활동가들은 '이라크 공격 반대' '한국군 파병반대'라고 적힌 보라색 풍선을 흔들고 있다. 이들은 또 다양한 형태의 피켓과 사진 등을 들고 행사에 동참하고 있고, 'NO WAR' 등의 메시지를 담은 페이스페인팅을 한 젊은이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또 검은색 바탕에 붉은 글씨로 'STOP THE WAR'라고 새긴 반전티셔츠를 입은 사람들도 많다. 이중에는 검은색 이라크 전통의상을 입거나 전쟁반대 구호를 붙인 우산을 든 이색 참가자도 있었다. 다양한 복장의 참가자들로 집회는 엄숙하기보다 활기찬 모습이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미국인 팀과 벤 형제는 "우리가 전쟁에 반대하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며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피의 역사를 이어가는 정책이다"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전쟁은 많은 이들의 행복을 침해하며, 또다른 폭력을 만드는 행위"라며 "모든 종류의 전쟁에 반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전쟁을 반대한다'는 구호를 직접 골판지에 적어 이날 반전시위에 참여했다.

▲ 석유를 쟁탈할 목적으로 미국이 이라크 공격을 준비중이라는 의미로 'FOR OIL' 글씨를 머리에 꽂은 대학생.
ⓒ 오마이뉴스 권우성
또 터키인, 캐나다인과 함께 시위에 참여한 독일인 수잔씨는 "우리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원하지 않는다"며 "독일 정부도 이를 원치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독일어·터키어로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곁에 서있던 재독 교포 원병호씨는 "한국에 잠깐 방문했다가 시위에 참여했다"며 "현재 독일 베를린, 함부르크 등 도시에서 약 10만명 이상의 독일 국민이 국제공동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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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마로니에 공원 한켠에서 이주노동자들도 피켓을 들고 "전쟁반대" 구호를 외쳤다.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지에서 온 이들 이주노동자 15여명은 "Don't attack IRAQ, stop the war" 등의 구호를 외쳤다.

▲ 한국이라크 평화팀의 일원으로 16일 이라크 출국을 앞두고 있는 한 대학생이 머리카락을 'NO WAR' 모양으로 만들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또 이날 시위현장 곳곳에서는 반전 메시지를 담은 다양한 홍보전도 펼쳐졌다. '다함께'의 서부지역모임 소속 대학생들은 반전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조지부시 껌팔기' 행사를 펼쳤다. 이들이 팔고 있는 '조시부시 껌' 껍질에는 조지부시의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메시지 및 이라크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다함께' 소속 버리(별칭, 이화여대 3년)씨는 "사람들이 껌을 씹으며 껍질에 씌여있는 내용을 읽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런 껌을 만들었다"며 "이라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은 이유는 이라크에는 이런 평범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데 전쟁이 나면 이런 사람들이 죽게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대학로 반전시위 현장은 지금, 한국인과 외국인 등 국적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시민들이 어우러져 '평화 피켓'과 보라색 풍선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진정한 악의 축은 '제국주의'" "전쟁은 미국의 탐욕 때문"
[말·말·말] 마로니에 공원에 울려퍼진 이라크 전쟁 반대 합창

▲ 반전평화운동 각국의 참가자들이 자국 언어로 된 다양한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마로니에 공원 야외무대에 마련된 대형 연단에는 "이라크 공격 반대" "한반도 전쟁 위협 반대" 등의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그 주변으로 3000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해 연신 'NO WAR'을 외치고 있다.

처음으로 연단에 오른 연사는 국제반전운동연대 정수영 대표. 그는 "오늘은 전 세계에서 반전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문을 연 뒤 "날짜 변경선에서 제일 가까운 이곳 서울에서 제일 먼저 시작했다. 앞으로도 선두에서 평화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사람은 범대위 오종렬 상임대표. 그는 "지금의 전쟁은 미국의 탐욕과 패권 때문이다. 죽어가는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폭탄 대신 식량과 약품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전세계 3000만 평화 시민이 종교와 인종, 국경을 넘어 함께 나서자"고 촉구했다.

또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어린이와 여성, 장애인을 향한 미국의 채찍을 꺾어서 빼앗아 버려야 한다"면서 "더러운 양키들을 내몰고, 정의가 무엇인지 가르쳐주자"고 말했다.

금속노조 조합원 주기석씨는 "15년전 노조 활동을 시작하면서 페르시아만 전쟁에 대해 교육을 받았는 데, 그때는 나이가 어려서 전쟁의 의미를 잘 모르고 있었다"며 "이제는 전쟁이 전세계 민중과 노동자를 나락으로 떨어뜨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반도에서도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른다. 이땅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힘차게 투쟁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현 정책국장도 "이라크에서는 어린이들의 4분의 1이 영양실조로 죽어간다. 신생아의 4분의 1이 2.5kg의 저체중아다"라면서 "전쟁이 나서 발전소가 파괴되면 그 물이 티그리스 강으로 퍼져 장티푸스 전염병이 발생하는 것이 불보듯 뻔하다. 의약품도 없는 이라크에서 수백만명이 죽어갈 것이 뻔하다. 더 이상 아이들을 죽이지 말자"고 호소했다.

영화배우 정찬씨도 "연예인이나 배우가 아닌 한 사람으로 왔다. 진정한 악의 축은 제국주의와 패권주의, 인간의 욕심이다"라면서 전쟁 반대를 외쳤다.

변연식 국제민주연대 대표가 국제반전단체의 연대 메시지를 낭독했다.

영국에서는 "이라크 민중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날로 만들자"는 메시지가, 미국에서는 "많은 미국인은 미국 정책이 전세계에 고통을 낳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서로의 노력을 지지하며 우리 모두에게 더 나은 세계를 건설하자"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네덜란드는 "부시와 그 동반자들이 전세계를 피로 뒤덮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1신:15일 오후 1시>
700여개 시민단체 국제반전행동 동참
여중생 범대위 '대보름 촛불한마당'


▲ 방글라데시, 필리핀, 캐나다 등 주한 외국인 수십여명이 반전평화집회가 열리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자신들이 만든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외계인 복장을 한 한국라엘리안 무브먼트 회원들이 마로니에 공원에서 '외계인도 이라크전쟁을 반대한다'는 이색적인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5일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사상 최대규모 국제반전 공동행동 행사가 펼쳐진다. 이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도 700여 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기구인 전쟁반대평화실현공동실천(이하 공동실천) 및 네티즌들에 의한 대규모 반전·평화시위가 열린다.

공동실천은 지난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에 반대하는 70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이 결성한 연대기구로 참여연대, 녹색연합,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등이 이에 소속돼 있다. 15일 행사에 앞서 공동실천은 "이날 대규모 평화시위에는 유럽 각국 수도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약 천 만명 이상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15일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반전평화대행진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본 행사 직전에 사전집회를 갖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날 공동실천은 '국제 반전 공동행동'에 함께 하는 뜻으로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2·15 국제공동 반전평화대행진을 갖는다. 이 자리에는 지난 7일 1차로 출국한 한국 이라크 반전평화팀(이하 반전평화팀)에 이어 오는 9일 2차로 출국할 반전평화팀 2진 소속 4명의 평화운동가가 참석, 출국을 앞두고 결의를 밝히는 시간이 마련된다. 반전평화팀 1진은 현재 요르단에 입국, 2진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날 네티즌도 국제반전 공동행동에 동참한다. 반전운동 네티즌 모임인 뉴캔들(newcandel.org)에서는 마로니에 공원에서의 반전평화대행진 후 대학로-종묘-광화문에 이르는 차도 및 인도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거리 행진에는 일본의 록그룹 '이쿠타 만지 앤드 소소(Ikuta Manji & Soso)'를 비롯해 한국의 인디밴드 '아수라''GUMX''레드클레프'등 10여 개의 록그룹이 참여, 트럭 위에서 반전 음악을 연주하는 '거리행진 록페스티발'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심미선양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이하 범대위)는 이날 오후 5시부터 광화문 일대에서 '2003 민족자주와 반전평화 실현 대보름 촛불한마당(이하 대보름 촛불한마당)' 행사를 연다. 이날 대보름 촛불한마당 행사에서는 '미군들에 의한 범죄와 전쟁없는 나라 기원 지신밟기' 행사를 비롯 자주평화를 기원하는 퍼포먼스, 춤사위 등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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