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7.30 20:00최종 업데이트 24.07.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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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기도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 지명은 그 정점에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와 뉴스타파, 미디어오늘, 시사인, 한겨레 등 5개 언론사는 각사 울타리를 넘어 진행하는 '진실 프로젝트' 첫 기획으로, 현 정부의 언론장악 실태를 추적 보도하는 '언론장악 카르텔' 시리즈를 함께 보도합니다.[편집자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유성호
 
"(민영방송도) 어느 정도의 중립, 본인들의 기업 생존을 위해서라도 나름대로는 균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법인카드 의혹에 가려졌지만,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언론장악'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한편으로 MBC 노조에 대해 뿌리 깊은 불신을 여과 없이 드러내면서, MBC 민영화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특히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청문회 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5.18 폄훼 댓글에 '좋아요'를 누른 것을 두고 "손가락 운동" 운운했던 그는 방통위원장으로서의 자격을 증명하기는커녕, 기본적인 소양과 역사관에도 물음표가 붙는 인물이 됐다. 청문회에서 나온 이 후보자의 문제적 발언들을 정리했다. 

[이진숙의 말①] "(민영방송도) 균형 찾을 수 있다"

이 후보자는 과거 MBC 간부 시절, MBC 지분 소유주인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만나, 지분 매각을 논의하는 등 MBC 민영화를 추진했다고 의심받는 인물이다. 이 후보자는 지난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1공영 다민영 체제'를 주장하는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공영은 선이고, 민영은 악인가"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MBC 민영화를 추진하려는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답변이었다. 

"민영의 경우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으나 특정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경우 특정 정권에 지나치게 치우친 방송을 하게 되면 만약에 정권이 바뀌게 되면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민영방송도) 어느 정도의 중립, 본인들의 기업 생존을 위해서라도 나름대로는 균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진숙의 말②] "경영은 중대 해임 사유, MBC 흑자의 질 따져야"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으로 취임하면 안형준 MBC 사장 교체는 사실상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 MBC가 흑자 경영을 하고 있지만, '흑자의 질'을 따져봐야 한다고 언급한 대목에서 그 의도를 읽을 수 있다. 

"(MBC 흑자가) 불황형이라고 하는 것들이 현 사장에 대한 해임 사유가 된다고 보나"라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질문에 이 후보자는 "경영은 가장 중요한 해임 사유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비정상적인 흑자인지 흑자의 질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진숙의 말③] 5.18 폄훼 논란에 "손가락 운동", "민노총, MBC 좌지우지"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를 비롯해, 민주노총 노조에 대해선 "힘에 의한 지배", "오염되지 않은 노조원" 등을 언급하면서 맹목적 '적의'를 분명히 드러냈다.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노조를 언급했던 대목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민노총 조합원들이 압도적으로 MBC를 좌지우지 지배하고 있다, 민노총 노조가 무언가 공정하고 정의롭기 때문에 그래서가 아니라 사실상 힘에 의한 지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 비민노총 노조들이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실상 민노총 언론노조가 노조의 지배층 상층부가 (되어) 사실상 (MBC) 후배들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과거)이 후보자도 언론노조원이었다"고 하자 이 후보자는 "당시 오염되지 않은 언론노조의 노조원"이라며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뉴라이트' 역사관이 의심되는 답변도 나왔다.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적 동원인가, 자발적 동원인가"라는 최민희 위원장 질문에 이진숙 후보자의 첫 대답은 "논쟁적 사안이기에 답변하지 않곘다"였다. 이 후보자는 '논쟁적 사안'이라는 발언은 황급히 취소했지만, "개별적 사안에 대해 답변하지 않겠다"면서 입을 닫았다. 결국 청문회에선 "일본 대변인 같다"는 말까지 나왔다. 
 
자료 제출 미비를 이유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틀에서 사흘로 연장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한 뒤 물을 마시고 있다.유성호
 
이 후보자는 5.18 폄훼 댓글에 '좋아요'를 누른 것과 관련해 24일 청문회에서 "공직에 임명되면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 표시하는 손가락 운동에 신경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의 여파는 다음날인 25일까지 이어졌고,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명백한 조롱, 사과하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별생각 없이 '좋아요'를 눌렀던 것"이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손가락 운동을 조심한다? 5.18 희생의 무게가 손가락 운동만큼의 무게인가"라고 거듭 추궁하자, 이 후보자는 결국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했다.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도 이 후보자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어야 한다는 대통령 뜻에 제가 같이한다고 말씀드렸다"면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바이든-날리면' 등 가짜뉴스 문제를 연일 지적하던 이 후보자는 정작 '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에 대해선 사과문 낭독을 거부하는 등 책임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2014년 4월 16일 당시 MBC는 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를 내고, 인명피해 배상금 보도를 하면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그 때 이 후보자는 MBC 보도본부장으로 보도 최고 책임자였다. 
 
"이진숙은 절대 안돼!"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회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역대 최악 부적격자! 이진숙 후보는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언론노조,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민중행동, 참여연대 등은 "24일 열린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청문회는 이진숙씨가 왜 방송통신위원장뿐 아니라 어떠한 공직도 맡을 자격이 없는지 명백히 보여줬다"며 "대한민국의 어떤 공직 후보가 모든 국민이 지켜보는 청문회에서 극우적 발언을 반성하지 않으며 노조 혐오 발언을 이토록 노골적으로 내뱉은 적이 있는가"라고 성토했다.이정민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금이라도 유가족 보시는 앞에서 사과할 의향이 있나"라는 지적에 이 후보자는 "유가족께 말씀드린다, 최선을 다했지만(마이크와 멀어져 안 들림)"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다했지만'이라는 발언 이후 이 후보자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서 정확한 발언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이후 "방금 사과드렸다"고 했는데, 마이크에서 멀어진 탓에 사과 발언을 정확히 들은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이해민 의원이 제시한 사과문 낭독 요청은 거부했다. 이 후보자는 과거 페이스북에 "노란 리본으로 뒤덮은 나라, 나라 앞날 노랗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선 "자연인일 때 일"이라면서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MBC 해직 사태 이후 병을 얻어 유명을 달리한 고 이용마 기자의 죽음에 대해서도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이용마 기자가 해직될 당시 이 후보자는 MBC 기획홍보본부장으로 중요 의사결정 책임자였다.

이 후보자는 "이용마 기자 죽음에 대해 책임 느끼지 않나"라는 정동영 의원 질의에 "후배 죽음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사규에 의해 징계가 이뤄졌다" "그 부분에 대해선 인사위원회가 진행한 일"이라면서 사과는 거부했다. 이진숙 후보자는 거듭된 추궁에 오히려 "최승호 사장 때도 많은 사람이 해고됐다"라며 논점을 흐리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 


[언론장악카르텔 추적①] "언론 입틀막 완성하라"... 이진숙의 'MBC 장악' 배후는 https://omn.kr/29f91
[언론장악카르텔 추적②] 어뷰징 매체에 여론전 의뢰... 그 핵심에 등장한 이진숙 https://omn.kr/29hys 
[언론장악카르텔 추적③] 이진숙 'MBC 노조 비방' 여론전, 어뷰징 매체와 2억 5천 계약 https://omn.kr/29k04 
[언론장악카르텔 추적④] 공언련과 사정기관, 윤 정부 '언론장악' 손발로 움직였다 https://omn.kr/29lyk

*언론장악 공동취재단: 신상호(오마이뉴스) 박종화 연다혜(이상 뉴스타파) 박재령(미디어오늘) 문상현 (시사IN) 박강수(한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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