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픽사베이
마지막으로 다시 '행복'을 이야기해 보자. 그저 이상이나 학문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 행복은 거의 생활 조건 개선과 동의어다. 바른 정치로 좋은 사회구조를 만들고, 경제로 삶을 풍요롭게 하려는 모든 이유도 따지고 보면 행복해지려는 몸부림일 것이다.
더구나 사람의 마음과 몸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우리가 처한 상황, 삶의 조건이 행복이나 만족에 깊이 연관되어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분명히 일단 몸이 편해야 맘도 편한 게 사실이다. 특히 절대적 빈곤이나 정치적 억압에 시달리는 사회를 사는 사람들일수록 더욱 그렇다. 지원과 구호, 자유와 민주가 여전히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대개 우리는 이분법적 판단으로 살아간다, 출생, 취업, 승진, 장수는 좋은 일, 행복한 일이라 축하하고 환영하며, 사망, 해고, 강등, 요절은 나쁜 일이요 불행이라 애도하고 회피하려 한다. 당연하다.
그러나 지나 보면 인생과 세상이 꼭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행복은 우리가 바라고 기대하는 일들로만이 아니라 바라지 않고 피하려 하는 일들까지 씨줄-날줄로 엮일 때만 달성할 수 있는 아주 신비한 고차 방정식 같다.
특히 21세기 대한민국의 우리는 너무 익숙해서 느끼지 못할 뿐 생활 수준이 이미 세계 상위 10%다. 해외여행, 유학, 이민조차 환영받는 국민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그리 많지 않다.
그러므로 세계화된 오늘날 우리의 행복은 단지 대한민국 국부의 증대로만 향하기보다는 기후위기, 신냉전과 핵전쟁의 위기,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첨단문명생활 속에 더욱 심화되는 엄청난 세계 불평등의 위기를 개선하고 극복할 수 있는 노력 속에서도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남들만 못하다는 것에는 쉽게 분노하지만, 우리가 남들보다 좋은 상황에서 산다는 것은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사회가 지금 당장 더 풍요롭게 누리려는 데서 벗어나 더 힘겹고, 외롭고, 더 오랫동안 분투해야 할 다음 세대의 행복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전환이 속히 일어나기를 소망한다. 다음 세대가 뭔가 해보기도 전에 포기하고 지치지 않도록 기성세대가 구조를 바꾸고 실질적으로 응원하는 노력을 기대한다. 반년 동안 연재를 읽어주신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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