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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9월, 서울시의 야심작 '올빼미버스'가 정식으로 운행을 시작했다. 심야버스를 원하는 서울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5개월간 시범운행을 거쳐 만든 것이 올빼미버스다. 같은 해 11월 기준 하루 평균 6000여명이 이용하면서 올빼미 버스는 서울시의 주요 심야 이동수단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시민들의 요구에 빠르게 발맞춰 운행된 심야버스는 운행 초기 시민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또한, 심야버스 정책은 지난해 서울시민이 뽑은 '10대 뉴스'에서 12.8%(1766표)의 지지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빼미버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세월호 참사, 판교 환풍구 추락참사 등 잇따라 발생하는 사고에 시민들의 안전의식이 고취됐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3월 송파 버스 추돌사고, 5월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전동차 추돌사고, 합정역 화재 등 대중교통 관련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며 심야버스의 안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늘었다.

시민들의 안전한 밤길을 책임지겠다던올빼미 버스의 운행은 과연 안전할까?

                심야버스 기사 김씨가 차고지에서 나와 운행을 시작한다.
 심야버스 기사 김씨가 차고지에서 나와 운행을 시작한다.
ⓒ 김은혜,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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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버스 운행 기사의 근무는 평균 밤 11시부터 시작된다. 운행 전 30분이나 한 시간 전 쯤에 출근해 버스를 체크하고 12시에 차고지를 떠나 운행을 시작한다.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오전 6~7시이다. 바뀐 생활패턴 탓에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고, 졸음운전을 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주간버스 기사들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이 12시간인 것에 비해 심야버스는 약 5시간 정도로 상대적으로 근무시간이 짧아 운행에 큰무리가 없다. 더하여, 야간 노동의 특성을 감안해 주3일 근무하고 하루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또, 올빼미버스 운행은 심야버스 전담기사가 담당하기 때문에 기사들은 심야버스 운행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

버스 운행 면에서도 주간버스 운행보다 비교적 덜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새벽에는 이동 차량이 적어, 길이 막히거나 변수가 많은 주간버스처럼 배차 간격에 맞추려 과속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 과속 운행을 예방하기 위해 최고 시속 70km로 제한하는 과속방지장치 설치를 통해 과속을 할 위험성도 줄였다. 심야버스 운행 2년차에 접어든 한씨는 "버스 운전은 심야버스처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심야버스의 안전성에자신감을 보였다. 

안전 운행을 위한 버스 기사들의 노력도 상당했다. 올빼미버스 한 노선에 4명의 기사가 배치된다. 올빼미버스는 3일에 한 번씩 돌아가며 쉬는 시스템을 취하고 있다. 심야 버스기사 김 씨는 "같은 노선을 담당하는 기사 한 분이라도 펑크를 내면 서로 힘들어 진다. 서로서로 조심하며 몸 관리를 해야한다. 심야 근무의 특성상, 안전운행을 하려 더 힘쓴다. 컨디션 조절을 위해 낮에 쉬는 동안 다른 부업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라고 전했다.

그들이 신경 쓰는 것은 컨디션뿐만이 아니다.  기사들은 운행 전ž후로 버스 시설 점검을 하고 있다. 버스운수회사도 올빼미버스 안전한 운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심야버스는 모두 차체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계단이 없는 저상버스로 운행되고 있다. 이는 배차 간격이 길어 이용객이 몰리는 것을 고려해 저중심의 안정성 높은 저상버스를 선택해 버스 운행에 안전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또한 버스 운행에 안전을 기하기 위해 심야버스는 모두 연식이 오래되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 24시간 버스정비팀이 대기하고 있어. 불시의 사고에도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심야버스 정책을 추진했던 서울시의 안전운행을 위한 노력은 사뭇 소극적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심야버스에서 고장 등으로 운행에 차질을 빚은 경우는 총 20회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으나, 서울시 버스정책과 이만호 담당자는 "사고가 자주 발생되거나 신고가 들어오는 버스에 한해 버스 점검을 실시한다. 실질적으로 정기적인 검진은 따로 없다"고 전했다. 안전한 버스 운행을 위해서정기적으로 실행되는 예방 차원의 관리가 아닌 사후처방적인 관리라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서울시 버스정책과 이종운 주무관은 "시범운행 경과를 살펴 본 후 버스 내 치안 강화를 위해 도우미나 보안관을 자원봉사 형식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 말하며, 버스기사와 승객의 안전에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심야버스가 도입된 지 1년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다.

증차 역시 끊임없이 지적된 부분 중 하나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달 17일부터 일부 노선을 통합– 증차하여 운행을 시작했지만 이용객들의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대체차량 및 대체인력 부재의 문제도 지적되었다. 사고로 인해 차량이나 기사가 운행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이를대체할 방안이 없기 때문에 배차 간격은 두 배 가량 길어질 수 있다. 이때, 이용객이 한꺼번에 몰린다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져 심각한 안전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속속들이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이제 막 첫 돌을 지난 올빼미버스가 어떤 행보를 이어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N15번(N10번과 N40번 통합) 노선 지난 17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N15번(N10번과 N40번 통합) 노선
▲ 지난 17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N15번(N10번과 N40번 통합) 노선 지난 17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N15번(N10번과 N40번 통합) 노선
ⓒ 월간 서울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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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버스#N버스#심야버스#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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