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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31일 오후 서눌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산학연 초청에 참석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31일 오후 서눌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산학연 초청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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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31일 한국의 경제위기 상황을 강조하면서 "경제민주화와 경기부양 두 가지가 함께 가야 한다"고 경제운영 구상을 밝혔다.

박 후보는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산학연포럼과 산학정 정책과정 총동문회 주최로 열린 강연회에서 특강을 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는 경제성장률 침체와 고령화·저출산, 후발 개도국들의 도전, 선진국 경기침체 등을 언급하며 "우리는 삼중고에 처해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어 "중산층의 몰락이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고 있고, 남북 분단 상황에서 중국·러시아·일본과의 외교상황도 "불안하다"고 진단하면서 "이렇게 상황이 심각한데도 우리 사회는 놀랄 만큼 평온하다"고 위기감을 증폭시켰다.

박 후보는 "우리 경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경기)부양을 해야 한다', '경제민주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저는 이 두 가지가 함께 가야 하는 문제라고 본다. 투트랙으로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제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5년간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삶의 고민을 덜어드리는 일과 함께 경제시스템의 기반을 닦는 일을 균형적으로 추진해 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내놓은 핵심 정책은 경제민주화, 생애주기형 복지, 일자리 창출이다. 이것이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라고 강조한 박 후보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부는 시장의 공공성과 시장이 쓰러지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사회적 약자들도 저마다의 아이디어와 소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진정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편적 복지'에 대해 박 후보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와 함께 우리 국민들이 꼭 필요로 하는 것이 복지의 확충이다. 우리 경제 수준에 비해 (복지 수준이) 부족하고 허점도 많다"면서도 "하지만 이것을 무상복지로 푸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다보면 개인의 힘으로 도저히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 그럴 때 그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 생애주기형 복지, 일자리 창출의 과제를 이룰 선결 조건으로 '사회적 대타협'을 제안했다. 박 후보는 "제가 앞장서서 사회적 대 타협기구부터 만들어서 상생의 장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경기부양과 관련, 박 후보는 5년 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때 내놓은 '줄푸세' 공약과 유사한 내용을 거론했다. 박 후보는 "여러분께서 걱정하고 계신 법인세 세율도 국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제조업에 지원되고 있는 투자지원을 서비스업에도 확대할 것이고, 불필요한 규제도 풀어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박 후보 강연 내용의 요지는 '경제민주화와 경기부양 두 가지를 다 해서 경제를 살려내겠다'는 것.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의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서 김종인 위원장과 김광두 힘찬경제추진단장이 이 문제를 둘러싸고 부딪힌 바 있는데, 박 후보가 경기부양책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김광두 단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지난 24일 김광두 단장이 언론을 통해 경기부양책을 공약으로 내세울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나섰고 김종인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부양 여부는 새 정부가 들어서는 시점의 경제 상황을 보고 판단할 문제이지 공약으로 내세울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후 두 사람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간접 공방을 벌여왔다.

"정책으로 심판받아야 한다지만, 정책 발표하면 아무도 관심 안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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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박근혜 후보는 "막상 정책을 발표하면 아무도 관심을 안 가진다. 매니페스토가 중요하다"며 언론이 자신의 정책공약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희망을 간접 피력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강연에서 자신의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에 대해 언급하면서 "혹시 들어보셨나요? 조용하신 걸 보니까 별로 들으신 분이 없는 것 같다"고 잠깐 화제를 돌렸다.

박 후보는 "제가 스탠퍼드대학 초청을 받아서 얘기를 했는데 국내 상황이 얽히면서 아는 분들이 많지 않았다. 제가 정책을 수없이 발표했는데 그런 건 보도가 안 된다"며 "예를 들면 제가 중학교 때 비키니를 입은 사진이 뉴스에 올랐는데 그 기사가 1등이 되고 댓글도 수천 개가 달렸더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제가 정치를 하면서 어려운 점이 이런 것이다. 말 나온 김에 사설이나 언론에 보면,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말해야 하고 정책으로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가 많지만, 막상 정책을 발표하면 아무도 관심을 안 가진다"고 토로했다.

박 후보는 이어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들이 가장 놀라는 것들 중 하나가 노래방에 가서 사람들이 노래를 시키는 거라고 하더라."라면서 "사람들이 자기 노래를 되게 듣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노래를 하는데 막상 노래를 시작하면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고, 자기끼리 얘기하고 그러는게 외국인들이 놀랐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비교하자면 저도 이런 거라고 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자신에 관한 보도가 과거사 논란 등에 치우쳐 정책 관련보도가 많지 않았다는 항변으로 해석된다.


#박근혜#경기부양#경제민주화#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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