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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정아, 난 2017년 대선에 너와 나뿐만 아니라 김두관·송영길·김부겸·임종석 모두 나서는 모습을 꿈꾼다. 우리 안 지사가 도지사 생활 잘~해서 2017년 대통령 선거에 꼭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 같이 한 번 해보자!"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2주기 추도식이 있던 그날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대선 도전"을 제안했고 안희정 충남지사는 흔쾌히 "그래"라며 "2017년이라고 시기를 특정하진 않더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함께 뛰어보자"고 답했다.

 

이 같은 내용은 오는 11일 발행된 <안희정과 이광재>(박신홍 중앙일보 정치부 기자 지음·메디치 출판)에 담긴 것이다. 박신홍 기자가 40시간 동안 안희정과 이광재를 심층 인터뷰한 바를 엮은 책이다.

 

안희정 "너는 (손학규) 지지 나는 비판... 각자 판을 만들자"

 

2017년을 얘기한 둘은 2012년에 대해 말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 대한 것이다.

 

이 전 지사는 "야권연대가 제대로 되려면 중간 쪽에 있는 손 대표가 제대로 서 줘야 전체적으로 판이 잘 만들어지고 경선다운 경선이 가능하다"며 "내년 대선에서 중도를 놓쳐서는 안 되기에 아무래도 내년에 악역을 맡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지(손 대표)가 줄기 역할을 하면 나무(민주당)가 자빠진다"며 손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안 지사는 "지금은 내 생각을 정확히 알릴 필요가 있다, 너는 너대로 판을 만들어 가자"며 "너는 지지하고 나는 비판한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다만 안 지사는 "손 대표가 지금 당 대표지 대선 후보는 아니다"라며 "내년에 대선 후보가 정해지면 그 사람이 누구든 그 때부터는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책에는 2002년 8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와 독대한 이 전 지사가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얘기를 처음 꺼낸 일화가 실렸다. 노 후보는 당시 '단일화 말도 꺼내지 말라'며 역정을 냈지만 결국 단일화는 현실이 됐다.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한 다음 날, 노 후보는 안 지사에게 "진짜 괜찮다"며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단일화에 이겨 대통령이 되면 좋겠지만 패자가 되더라도 오히려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패자가 됐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고 역사의 교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패자의 모델이 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패자의 모델'까지 생각했던 노 후보는 단일화에서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고는 "아이, 또 선거운동 하러 가야 되네"라며 옆에 있던 수행비서를 와락 껴안았다고 한다.

 

"정파·정당으로서 친노는 하지 말자"

 

안 지사와 이 전 지사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안 지사는 "(유시민 선배가) 정치적 통합력을 유지시키려는 장자의 묵직한 참을성보다는 차남의 끊임없는 문제제기 역할만 해왔다"며 "앞으로는 민주당의 보수 정객들도 당원 동지로 껴안을 수 있을 정도의 품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전 지사는 "노 대통령은 명분과 실리가 엇비슷하면 명분을 선택하라고 했다"며 "아쉬운 점은 유시민 선배가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갔어야 했다는 것, 이번 재·보선 때도 김해에 직접 나가 정면 승부를 했으면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진 두 사람의 결론은 "정파·정당으로서 친노는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안희정#이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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