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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6월 17일 오전 수소폭탄 폭발 장면 수소폭탄 개발 작업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실험 성공에 환호하고 있다.
▲ 1967년 6월 17일 오전 수소폭탄 폭발 장면 수소폭탄 개발 작업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실험 성공에 환호하고 있다.
ⓒ 둥팡스줴(東方視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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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자신들의 과학기술이나 군사력을 자랑할 때 '양탄일성(兩彈一星)'을 자주 언급하곤 한다. '양탄'은 바로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을 말하는 것이고 '일성'은 그것을 미사일에 실어 발사할 수 있는 기술력인 인공위성을 지칭하는 것이다.

중국은 1964년 10월 16일, 원자폭탄 실험에 성공하고 불과 2년 8개월 만인 1967년 6월 17일,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한다. 그리고 1970년 4월에는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양탄일성'을 완성하였다. 원자폭탄에서 수소폭탄까지 미국이 7년 4개월, 소련이 4년, 영국이 4년 7개월, 프랑스가 8년 걸린 것을 고려하면 중국의 수소폭탄 개발은 충분히 놀라운 성과였다.

1840년 아편전쟁 이후 서양열강과 일본의 군사력에 참담하게 농락당하며 연전연패한 중국으로서는 핵개발을 통해 스스로 전쟁억제력을 갖게 된 것에 고무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특히 중국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맥아더가 제안한 핵무기 공격 타깃이 되기도 했었다. 내부적으로 1949년 소련의 핵보유로 핵독점이 깨진 상황에서 미국이 섣불리 핵을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잠정결론을 내리고 있었으나 핵공격의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또한 1959년 중소분쟁으로 중국은 우방국이었던 소련으로부터의 핵공격 위협을 받아야 했고 베이징 지하에 방공호를 파며 핵공격에 대비해야 하는 신세가 되기도 하였다. 핵 위협을 겪으며 마오쩌둥(毛澤東)은 '공포의 평형'을 위해 핵개발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

1956년 10월 중국은 소련과 국방신기술협정을 체결하여 핵무기와 관련한 기술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1958년 미국에서 유학한 물리학자 덩자센(鄧稼先)이 귀국하면서 정식으로 핵연구소가 설립되며 핵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1959년 6월 소련과의 갈등으로 소련과 맺은 기술협정은 파기되고 233명의 소련기술자들이 모두 철수하였다.

소련 연구원들을 철수하자 중국은 '596프로젝트'를 세워 자국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핵연구에 나섰다. 소련의 지원이 끊긴 59년 6월을 기념한 이 프로젝트는 소련의 도움 없이도 중국은 강해질 수 있다는, 중국의 자존심을 스스로 지켜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었다.

중국 10대 원수의 한 명인 니에룽전(聶榮臻)의 총 지휘 하에 덩자센, 저우광자오(周光召), 황쭈차(黃祖洽), 위민(于敏) 등이 수소폭탄 이론을 완성하고 원리실험을 거쳐 결국 수소폭탄 실험까지 일련의 개발 임무를 완수했다.

1967년 6월 17일 실험에 성공한 중국 수소폭탄은 TNT 약 330만톤 위혁에 달했으며 운송수단에 탑재가 가능해 실전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 중국정부는 수소폭탄 실험 성공후 공식 논평에서 "중국의 핵무기 개발은 방어와 전쟁억제력을 위한 제한적인 핵개발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먼저 핵을 사용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고 천명하였다.

1964년부터 1988년까지 중국은 30여 차례 핵실험을 실시하며 핵무기의 선진 현대화에 박차를 가해 오고 있다. 중국인들은 핵무기 개발이 중국에 상존하던 전쟁 위협을 억제하고 패배감에 젖어 있던 중국인들에게 커다란 자부심을 심어주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중국이 1970년대 후반부터 빠른 경제발전이 가능했던 것도 국방 분야의 안정된 토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핵폭탄과 수소폭탄을 동시에 개발한 중국의 과학 기술력은 이미 이때 그 만만찮은 저력을 보여주고 있었던 셈이다.


#중국 수소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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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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