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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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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사람이 이 소식을 듣고 밤새도록 울었다. 눈이 퉁퉁 부었다. 이용섭 의원님도 가족을 사랑하지 않나. 어떤 형태로든 저희 집사람에게 사과의 표현을 해주시기 바란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용섭 민주당 의원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이 의원이 자신의 부인이 2004년 경남지사 보궐선거 당시 경남도청 과장 출신 강아무개씨에게 경남개발공사 사장 자리를 약속하고 3억 원을 받았단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김 후보자는 이와 관련한 권성동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너무 황당한 얘기라서 입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기된 의혹에서) 팩트는 두 가지다, 강씨가 경남개발공사 사장 임명 대가로 고향 땅을 팔아 제 아내에게 돈을 준 사실을 낚시터에서 말했다는 것과 이 일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2억 원을 투자했다는 것"이라고 정리한 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강씨는 고향에 땅을 한 평도 안 갖고 있는 사람이라서 (해당 의혹에)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꼈다고 한다"며 "해당 기사를 작성했다는 기자와 해당 언론사 사장도 박 전 회장의 투자는 기사와 상관없이 이미 결정된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고, 박 전 회장이 2억 원을 회수하기 위해 소송까지 한 사실이 있다"고 반박했다.

또 "앞뒤를 확인하면 알 수 있는 일을 갖고,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를 한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권 의원이 "(보도 관련 외압이 있었다던) 2006년 당시 박연차 전 회장과는 친분관계가 있었나"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그 당시 박 전 회장과는 일면식도 없었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박 전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고 저와 라이벌 관계에 있던 송은복 전 김해시장과 친밀했다"며 "그때까진 (박 전 회장과) 일면식도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용섭 "인사청문회 3번 거쳤지만 그런 건방진 얘기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24일 김태호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스폰서 의혹 등을 제기하며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들고 있는 명품가방 사진을 꺼내보이고 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24일 김태호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스폰서 의혹 등을 제기하며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들고 있는 명품가방 사진을 꺼내보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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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가 청문위원의 사과를 요구하며 공세적으로 나서자 야당 의원들은 즉각 발끈했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는 그야말로 들을 청(聽), 들을 문(聞)의 듣는 자리"라며 "자료 제출도 안 하고 청문위원에게 사과부터 하라는 게 맞느냐"고 김 후보자를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애초부터 후보자가 겸손하지 못하다, 국민을 섬기겠단 말과 실체가 다르단 흔적을 여러 군데에서 발견한 바 있다"며 "후보자께서 지금 발언이 적절치 못했다고 인정하시면 적절한 수준의 사과를 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이용섭 의원도 "제가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등을 거치면서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3번의 인사청문회를 겪은 사람"이라며 "그때마다 수많은 날을 자지 못했지만 청문위원보고 사과하라는 그런 건방진 얘기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총 여섯 번의 시리즈로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확실한 답변을 하시라고 미리 다 보내드렸다"며 "후보자가 큰 꿈이 있다면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하나하나 해명하면 되는 것이지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경솔의 문제로 비쳤다면 이 자리에서 죄송하단 말을 드린다"며 일단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한 '공세적 반박'은 계속 이어졌다.

그는 "재산 증감 추이로 볼 때 생활비 계산이 불가능하다"며 '스폰서 의혹'을 제기한 이용섭 의원에게 "제가 하는 계산과 착오가 있는 것 같다, 생활비가 400~500만 원 정도 들었다"고 적극 반박했다. 또한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은, 자신의 부인이 들고 있는 명품가방에 대해서도 "고생만 한 집사람에게 결혼기념일 때 제가 하나 선물한 것"이라며 맞섰다.

앞서도 김 후보자는 박 전 회장으로부터 미국 한인식당에서 거액의 금품을 받았단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는 얘기", "기소할 수 없을 정도로 명확한 내용도 없었다", "소문만 무성하고 실체는 없었다"고 적극 반박했다.


#김태호#국무총리#인사청문회#이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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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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