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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럭으로 연결한 인터로킹 방식의 자전거도로(왼쪽)와 칼라콘크리트 방식(오른쪽) 왼쪽이 시멘트 블럭을 끼워 맞춘 인터로킹 방식의 자전거도로. 이 방식은 시공 후 포장면에 균열이 생기고 미관이 아름답지 못하다. 오른쪽은 시멘트 콘크리트 위에 다양한 색깔과 무늬를 넣어 미관이 아름답고 하자 발생이 비교적 적다는 평가다.
▲ 블럭으로 연결한 인터로킹 방식의 자전거도로(왼쪽)와 칼라콘크리트 방식(오른쪽) 왼쪽이 시멘트 블럭을 끼워 맞춘 인터로킹 방식의 자전거도로. 이 방식은 시공 후 포장면에 균열이 생기고 미관이 아름답지 못하다. 오른쪽은 시멘트 콘크리트 위에 다양한 색깔과 무늬를 넣어 미관이 아름답고 하자 발생이 비교적 적다는 평가다.
ⓒ 윤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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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은 지금 자전거 열풍으로 뜨겁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자전거 열풍은 더욱 거세다. 국비로 지원한다고 하니 지자체는 너도나도 자전거 도로를 만들겠다고 팔을 걷고 나선다. 정부는 4대강 정비하고 강둑길 따라 3000km나 되는 자전거도로를 만든다고 한다.

급히 먹으면 체하는 게 사람이나 정부정책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자전거도로를 급하게 만들다보니, 노선정비가 안돼 자전거 이용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하고 도로 곳곳에서 하자가 발생한다. 너도나도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고 덤빈 결과다. 자전거도로건설도 전문성 있는 업체가 시공해야 하고, 기존도로 여건에 맞는 재료와 공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전에서 200여명의 자전거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김모 회장은 "어느 날 갑자기 인도 한쪽에 붉은 색만 칠하고 자전거도로라고 했는데, 몇 개월 못가서 죄다 벗겨지고 갈라져서 흉측하다"며 자전거도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자전거를 차량의 일종이라는 개념을 갖고 자전거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차도로 달리는 게 위험하긴 해도 차라리 낫지만, 법으로 규제하니 그럴 수도 없다. 자전거 보급률을 높이려면 편안히 탈 수 있는 자전거도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자전거의 운전자는 자전거도로가 따로 있는 곳에서는 그 자전거도로로 통행하여야 한다.(도로교통법 제13조 6항))   

현재 우리나라 자전거도로 대부분이 인도 한쪽에 설치했다. 있으나마나한 자전거도로다.
자전거는 운전자가 페달을 밟아 시속 30km 정도로 달리지만 보행자는 시속 4~5km 정도의 속도다.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인도로 가기를 꺼려하는 게 바로 이런 속도의 차이 때문이다. 보행자의 팔꿈치라도 치게 되면 치료비를 고스란히 물어내야 하는데, 보험적용이 안 된다. 거의 10배나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전거로 천천히 걷는 군중을 알아서 뚫고 나가란다. 인도 한쪽에 색깔만 구분해 자전거도로 표시만 하는 방법으로는 자전거도로라고 할 수 없다.

예산 부족을 말한다. 이에 대해 확실하게 반론을 제기하자. 예산이 부족하면 충분하게 확보한 후 편히 탈 수 있는 자전거도로를 만들자는 것이다.  

자전거는 타이어가 굴러서 이동하기 때문에 도로면과 타이어 마찰로 발생하는 내마모성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페인트도 탈색과 변색에 오래 견디고 오염에 강한 특수한 것이라야 한다.

자전거도로 전문업체인 C사의 배모 이사에 의하면 "자전거도로는 크게 시멘트위에 다양한 채색을 하는 방법과 아스팔트 위에 무늬를 넣거나 채색을 하는 방법이 있다. 또 블록을 설치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자전거 도로로는 적합하지 않다.

자전거도로는 엄청난 온도의 복사열에 견뎌야 하고 계절 변화에 따른 수축과 이완에 대한 적응력, 비와 눈에 견뎌내는 내마모성을 고려해 설치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전거도로건설 경험이 많은 전문업체라야 하며, 채색을 마무리하는 도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멘트 콘크리트 위에 자전거도로를 시공하는 방법으로는 노면을 시멘트 콘크리트로 마감하고 그 위에 다양한 색상과 문양을 입히는'칼라콘크리트', '윈터스톤', '로드스톤' 등이 무난한 방법이라고 한다.

물을 스며들게 한다는'투수 콘크리트' 시공은 시간이 지나면서 먼지나 모래 같은 것이 공극을 막아 터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폐타이어 알갱이를 접착제로 붙여 만든 '탄성 바닥재'는 이미 심각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판명이 났다.

상주시청 앞 도로에 설치된 자전거도로가 바로 이 탄성 바닥재로 돼 있다. 최근 공주 금강둔치 산책로도 탄성 바닥재로 한창 시공 중에 있다. 

아스팔트에 설치하는 자전거도로 시공재료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2007년 6월 27일 경찰청 주관으로 행자부와 건교부, 서울시 등이 어린이 보호구역내 시설투자에 대한 문제점으로 제기한 자료에 따르면 아스콘에 채색한 '칼라 아스콘'의 경우 일반 아스콘에 비해 두 배나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시공 후 탈색, 포장면 균열로 전체 유지․ 보수 관리비 예산의 63.5%나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같이 자전거도로 시공재료도 다양하고 시공방법과 재료에 따라 하자발생의 문제점이 드러난 이상, 자전거도로만의 특성을 살린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탄성 바닥재 자전거도로(왼쪽)와 스트리트 프린트 방식의 자전거도로(오른쪽)   폐타이어나 합성고무 알갱이를 붙인 탄성 바닥재로 시공한 자전거도로(왼쪽). 알갱이가 떨어져 나오면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오른쪽 사진은 아스팔트를 녹인 다음 다양한 문양을 찍고 그 위에 특수한 도료를 입힌 스트리트 프린트 방식의 자전거도로. 이미 유럽과 미주 등 자전거도로 선진국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 탄성 바닥재 자전거도로(왼쪽)와 스트리트 프린트 방식의 자전거도로(오른쪽) 폐타이어나 합성고무 알갱이를 붙인 탄성 바닥재로 시공한 자전거도로(왼쪽). 알갱이가 떨어져 나오면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오른쪽 사진은 아스팔트를 녹인 다음 다양한 문양을 찍고 그 위에 특수한 도료를 입힌 스트리트 프린트 방식의 자전거도로. 이미 유럽과 미주 등 자전거도로 선진국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 윤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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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중국 길림성 자전거도로와 바닥포장공사에 원천기술과 포장 재료를 수출하고 있는 C사의 조남준(47세) 사장에 의하면 "20~30km 속도로 달리는 자전거는 일종의 차량이다. 타이어 마찰과 날씨와 온도 등 악조건에 견디는 포장 재료라야 하며, 특히 친환경적인 공법이라야 한다. 기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지지 않는 만큼 선진국의 자전거도로 시공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자전거 보급률을 높여 '저탄소녹색성장'을 이루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도 중요하지만, 혈세 낭비하지 않으려면 자전거도로 건설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지자체도 자전거도로 시공업체를 선정할 때, 전문성과 함께 친환경적인 공법인지를 선정기준으로 삼아야 혈세가 새 나가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자전거도로#스트리트 프린트#칼라콘크리트#바닥 포장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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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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