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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대통령의 분향소와 유골함이 임시안치되어 있는 김해 봉하마을과 정토원을 찾는 추모객이 하루 수만명에 이르지만, 간이화장실 등 편의시설은 턱없이 부족해 불편을 겪고 있다.

 

봉하마을․정토원에 따르면, 주말인 지난 6일 8만여명이 봉하마을을 다녀갔고, 이중 절반 가량은 정토원에 들렀다. 일요일인 7일에도 많은 추모객이 봉하마을을 찾고 있으며, 이른 아침부터 차량이 줄을 섰다.

 

이날 오전 9시경부터 마을에서 1km 가량 떨어져 있는 삼거리 입구에서 차량 통제를 하고 있다. 추모객들은 본산공단 도로 등지에 주차해 놓고 걸어서 분향소와 정토원에 들러 조문하고 있다. 추모객이 많이 몰리자 경찰과 자원봉사자들이 교통 안내를 하고 있다.

 

봉하마을 간이화장실 등 편의시설 부족

 

봉하마을에는 현재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2곳에 불과하다. 매점 옆에 있는 화장실과 테마식당 옆에 있는 간이 화장실뿐이다. '국민장' 기간에는 간이화장실이 10여개가 있었는데, 임대 기간이 끝나 철수하고 1개만 남아 있다.

 

방명록도 부족하다. 지금은 방명록을 대신해서, 8절지 크기의 종이에 5명씩 기록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복사해서 사용하고 있다. 마을 분향소에는 국화꽃이 없이 조문하고 있다.

 

추모객들은 마을 주차장에 있는 분향소에 조문한 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 앞을 지나 봉화산에 있는 정토원까지 등산한다. 추모객들은 사저 뒤편에 있는 봉화산 부엉이방위에도 들린다. 고 노 대통령이 떨어졌던 바위 정상 부관 바위 아래 지점에는 경찰이 배치되어 있고, '출입금지'라는 표시를 해놓았다.

 

추모객들은 바위 아래에서 사진을 찍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다닌 탓에 등산로는 먼지가 날릴 정도다. 등산로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있으며, 등산로에는 여러 글자가 새겨진 노란색 리본이 매달려 있고, 야간 방문객을 위해 전구를 설치해 놓았다.

 

고 노 대통령의 유골함이 안치되어 있는 정토원 수광전에는 하루 종일 추모객이 붐빈다. 정토원 측은 국화꽃을 조문객들에게 나눠 주고 있으며, 추모객은 10여명씩 국화꽃을 영전에 놓은 뒤 절을 하고 있다.

 

정토원은 작은 사찰인데, 사람들이 많이 오면서 화장실 이용 등에 있어 일부 불편 사항이 나타나고 있다. 정토원 화장실은 수세식이기는 하지만, 정화조가 묻혀 있는데, 많은 사람들로 인해 거의 꽉 찬 상태다. 화장실 주변에서는 정화조 냄새가 나기도 한다.

 

정토원측은 추모객들에게 매일 낮 12시부터 일정한 시간 동안 밥을 대접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다보니 밥을 다 주지 못하고, 빵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저절로 찾아오는 국민들인데 ..."

 

이런 속에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재우 진영농협 조합장은 "어제 하루만 10만명 가까이 다녀갔는데,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김해시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들이면서, 저절로 찾아오는 국민들을 위해 예산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김해시는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핑계를 대고 있는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시장이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하지나 않을까 눈치를 보는 것 같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면 공무원들이 나와서 상황을 살펴보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김해시가 그렇게 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 변미정(43․부산)씨는 "어제와 오늘 조문객은 서울과 광주, 제주 등 전국에 걸쳐 있으며, 방명록이 모자라 종이를 복사해서 사용하고 있다"면서 "조문객의 편의를 위해 자치단체가 지원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진규 정토원 원장은 "부족한 가운데도 추모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화장실 정화조는 8일 바로 수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선 원장은 "밥과 빵, 물은 십시일반으로 지원을 받아 제공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오다보니 부족하다"면서 "조문객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며 불편하지만 참는 것을 보니 고맙다"고 말했다.

 

김해시청 홈페이지(시장에게 바란다)에는 봉하마을 조문객에 대한 편의시설 제공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노무현 대통령 같은 분을 배출한 김해를 너무나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다"몀서 "이번 국민장이 끝난 후 김해시 측의 돌변한 처사를 보면서 무지 실망하고 놀랐다"고 밝혔다.

 

 

김해시청 "간이 화장실 등 추가 설치 예정"

 

김해시청은 선거법 규정 등의 이유로 밥과 빵, 물 등 먹을거리 지원은 하지 않고 있으며, 간이화장실 등 편의시설은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7일 김해시청 관계자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하기도 해서 식사나 물 등 먹을거리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화장실 등 편의시설은 가능하다고 보고, 관련 부서에서 방문객의 수요를 보아 가면서 추가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무현#봉하마을#정토원#국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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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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