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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 오늘(4일)은 오전만 근무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평소처럼 아침 일찍 출근해 업무를 보고 정오경 시내버스에 올랐지요.

 

시내버스가 충남대학교 병원을 막 지나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것이 바로 중구 대흥동의 배수지의 정상에 위치한 테미공원입다.

 

해마다 이맘때면 거행되는 것이 테미공원 봄꽃축제인지라 그걸 구경이나 하고 갈 요량으로 다음 정류장에서 하차했습니다.

 

그리곤 테미도서관 입구에서부터 저벅저벅 걸어 올라갔지요. 벚꽃이 채 만개는 아니 되었으되 아무튼 기온이 온화하고 바람도 잠잠하여 꽃구경을 하기엔 참으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인파도 그리 많지는 않은 터여서 구경을 하기엔 딱 좋더군요. 노인 초청 국악공연과 초대가수의 노래까지 듣고 테미공원을 내려왔습니다.

 

거기서 약간 걸어가야만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는 때문이죠. 그런데 얼추 오후 2시가 가깝고 보니 배가 고파 환장할 노릇이었습니다.

 

하여 점심을 사서 먹기로 작정하곤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마침 돌솥밥이 4천 원이라는 큰 광고간판이 눈에 쉬 띄는 식당이 보이더군요.

 

식당으로 들어서니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식당 주인과 종업원으로 보이는 아줌마가 잡담을 나누다가 제가 미닫이 식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서자 묻더군요.

 

"몇 분이세요?"

 

그래서 "저 혼자인데 돌솥밥 좀 하나 주세요"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어지는 말이 참 어이가 없더군요.

 

"두 분 이상이면 4천 원씩이지만 혼자 손님은 5천 원입니다!"

 

순간 어처구니가 없고 버럭 화도 나더군요. 하지만 불과 1천 원 때문에 들어서던 식당을 도로 나간다면 그 아줌마 둘이서 제 등 뒤에 대고

 

"참 쪼잔한 놈"이라고 흉을 볼까 우려되었습니다.

 

"하는 수 없지요, 뭐."

 

이윽고 돌솥밥이 나오긴 했지만 이어 들어선 네 명의 손님(두 명씩 각각 다른 테이블에 앉았음)들에겐 4천 원만 받을 게 뻔한 밥값을 유독 저 혼자서만 1천 원을 더 내야한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입맛이 썼습니다.

 

언젠가 지방출장을 가서 저녁을 먹을 때의 일입니다. 삼겹살에 소주나 한 병 마실 요량으로 어떤 식당에 들어가 삼겹살 1인분을 주문했지요.

 

그러자 식당 주인 하는 말이 "1인분은 안 판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다른 음식으로 시켜먹을 수밖에 없었지요.

 

그러한 어떤 모순은 논외로 하더라도 여하튼 들어갈 땐, 4천 원인 줄 알고 들어간 식당에서 나올 적엔 5천 원을 주고 나와야했다는 건 분명 어떤 표리부동(表裏不同)이 아닐는지요.

 

간판은 4천 원인데 실제는 5천 원을 받는 식당이 다시는 없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덧붙이는 글 | 대전 MBC에도 송고했습니다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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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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