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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음자연휴양림에서 만난 자연 자연휴양림에는 나무와 숲뿐 아니라 꽃과 곤충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습니다.
▲ 산음자연휴양림에서 만난 자연 자연휴양림에는 나무와 숲뿐 아니라 꽃과 곤충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습니다.
ⓒ 문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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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더구나 여름휴가가 집중되어 있는 7월 말에 어디론가 간다는 것은 참 쉽지 않습니다. 예정되어 있지 않던 여행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밀리는 도로, 산, 바다, 계곡에 모여드는 사람들, 거기다 기승을 부리는 바가지 상혼까지... 지친 몸을 다스리러 나섰다가 오히려 병을 얻어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도 그런 것까지 감수하며 다닌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여행이 주는 큰 매력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지난 며칠간 계속 비가 내렸습니다. 오늘(7월 27일)은 차차 맑아진다는 예보를 듣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오늘은 양평에 있는 산음 자연휴양림을 찾기로 했습니다. 팔당대교를 건너는데 차량의 흐름이 심상치 않습니다. 아침부터 고생문이 열렸다 싶었는데 다행히 금세 차량의 속도가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빛이 들어왔다 사그러지는 여러 개의 팔당터널을 지나 한강과 나란히 달립니다. 정약용 선생 유적지를 지나고 두물머리 위를 지나는 양수대교를 건넙니다. 화창하진 않지만 숲 속에 들어 앉아 피톤치드를 맘껏 마실 생각하니 기분만큼은 상쾌합니다.

휴양림의 숲길을 거니는 사람들 산림자연휴양관에서 숲속에 집에 이르는 숲길은 산책하기 좋은 코스입니다.
▲ 휴양림의 숲길을 거니는 사람들 산림자연휴양관에서 숲속에 집에 이르는 숲길은 산책하기 좋은 코스입니다.
ⓒ 문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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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국도에서 70번, 345번 지방도를 갈아타고도 한참을 지납니다. 비슬재까지 넘고 보니 휴양림이 제법 깊은 산세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산음자연휴양림 입구로 들어서자 차 두대 간신히 지나 다닐 정도의 길이 나섭니다. 냇가의 투명하고 맑은 물줄기가 제법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펜션단지 두세 곳을 빼면 이렇다 할 위락시설이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더욱 청정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두 시간여 만에 휴양림 매표소 앞에 이릅니다. 이른 아침에 출발해서 그런지 들어가는 차량은 거의 없었지만, 휴가철이라 휴양림 내에는 자연을 만끽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산음 자연휴양림의 산림문화휴양관의 전경 산림문화휴양관은 4, 5인실로 15개실로 구성된 복합산막입니다.
▲ 산음 자연휴양림의 산림문화휴양관의 전경 산림문화휴양관은 4, 5인실로 15개실로 구성된 복합산막입니다.
ⓒ 문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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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음 자연휴양림은 지난 2000년에 개장한 휴양림입니다. 6번 국도에서도 한참을 벗어난 데다가 휴양림 입구까지도 깊게 들어 왔다라는 느낌이 드는 데는 그 이유가 있습니다. 남쪽으로는 용문산이 우뚝 서 있고, 천사봉, 봉미산 등이 이어지면서 산세도 깊어지는 데다가 청정지역인 경기 가평과 강원 홍천이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휴양림에는 천연림과 인공림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휴양림의 인공림은 낙엽송, 잣나무, 자작나무 등으로 전체 휴양림 면적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공림의 영역이 많다고는 하지만 이제는 하나의 자연으로 울창한 숲을 만들고 있습니다.

휴양림 내에는 4~5인실로 구성된 15개실의 복합산막과 18개의 숲속의 집, 텐트를 칠 수 있는 50개의 야영데크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숲속의 집은 휴양림의 맨끝 구역에 몰려 있어 휴양관이나 야영시설보다는 한적한 휴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휴양림 매표소 바깥쪽으로 9개실의 숲속 수련관을 갖추고 있는 것도 특이합니다.

해설과 함께 어울어지는 숲체험은 가족 모두 함께 합니다. 나뭇잎을 따서 비벼보며 직접 향을 맡아봅니다.
▲ 해설과 함께 어울어지는 숲체험은 가족 모두 함께 합니다. 나뭇잎을 따서 비벼보며 직접 향을 맡아봅니다.
ⓒ 문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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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음자연휴양림에서는 성수기인 7, 8월에 매일 오전 10시, 오후 2시 두 차례에 걸쳐 숲해설사와 함께 숲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EQ(감성지수)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숲체험은 약 1.5km에 걸쳐 약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숲체험이 시작되는 오전 10시, 휴양관 앞에는 숲체험을 위해 모인 부모와 자녀들로 북적거립니다. 휴양관에서 시작되는 숲체험은 모두 21개의 코스로 이뤄져 있고, 쉽게 만나지 못하는 자연을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진행됩니다.

오늘은 비가 많이 내려 계곡을 건너지 못해 계곡 전까지만 숲체험이 진행됐습니다. 짧은 것 같아 아쉽지만 해설사님의 발길을 따라가 봅니다. 해설사님이 숲체험 진입로에서 소나무를 설명하기 위해 손을 가르키며 저기 뭐가 보이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장난기 가득한 한 어머니 말씀. "전봇대요." 순간 주변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해설사님은 우리나라의 전통 소나무인 적송과 단기간에 숲을 가꾸기 위해 심었다는 리기다소나무를 설명해 주십니다.

숲체험을 하며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는 방문객들 숲 해설은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두차례 진행됩니다.(7,8월 성수기만)
▲ 숲체험을 하며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는 방문객들 숲 해설은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두차례 진행됩니다.(7,8월 성수기만)
ⓒ 문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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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반기생식물인 겨우살이도 만납니다. 참나무, 팽나무, 밤나무 등에 기생해 스스로 광합성을 하고 엽록소를 생성하는 식물입니다. 그냥 지나치면 모를 생명체들을 숨은그림 찾기 하듯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합니다. 아이들뿐 아니라 아이들과 같이 나온 부모님들도 표정이 자못 진지합니다.

숲체험을 통해 자연을 배웁니다. 자작나무를 설명해주시는 해설사와 진지한 아이들
▲ 숲체험을 통해 자연을 배웁니다. 자작나무를 설명해주시는 해설사와 진지한 아이들
ⓒ 문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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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껍질이 하얀 자작나무는 그 쓰임새나 용도가 다양할 뿐 아니라 특이한 나무껍질 때문에 정원수로도 심습니다. 여행을 하다 자작나무숲을 보면 더 특별하게 바라보는 것도 흰 수피와 연두빛 잎들이 화사함을 더하기 때문입니다.

'화촉을 밝힌다', 즉 결혼식을 올린다라는 의미인데, 물에 젖어도 잘타는 특성을 가진 자작나무 껍질에 불을 붙여 촛불 대용으로 사용했다고 하며, '자작나무 껍질의 불로 어둠을 밝혀서 행복을 부른다'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게다가 국보 207호인 천마총장니(말에 흙이 튀지 않도록 말의 안장에 매달아 늘어뜨리는 장비)를 만든 재료가 바로 이 자작나무의 껍데기입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 선조들과 함께 했던 나무여서인지 더욱 더 친근감이 갑니다.

산음 자연휴양림을 따라 흐르는 맑은 계곡 물놀이하기 적당한 계곡이 휴양림 주변 곳곳에 있습니다.
▲ 산음 자연휴양림을 따라 흐르는 맑은 계곡 물놀이하기 적당한 계곡이 휴양림 주변 곳곳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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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많이 내린 뒤라 계곡의 물살이 제법 거칩니다. 숲체험은 아쉽게도 계곡의 급류 앞에서 마쳐야 했고, 모두들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추어탕에 넣어 먹는 산초나무, 산수유와 생강나무 구별법, 덩굴로 다른 나무들을 칭칭 감아 죽게 만드는 다래덩굴, 나비와 나방의 차이, 벌을 닮은 등애 이야기 등 직접 체험해 보지 않으면 얻기 힘든 많은 이야기들로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매우 유익했습니다. 아쉬움이 남았던지 올라오면서 배웠던 내용들을 조심스레 더듬어보고, 만져보고, 부모와 함께 이야기 나누는 아이들을 보니 절로 흐뭇해집니다.

산림문화휴양관 앞으로 흐르는 얕은 계곡 어린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거나 어른들이 탁족을 즐기기에 적합합니다.
▲ 산림문화휴양관 앞으로 흐르는 얕은 계곡 어린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거나 어른들이 탁족을 즐기기에 적합합니다.
ⓒ 문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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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 앞을 흐르는 계곡은 너무 낮아 물놀이를 즐기기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의자 하나 가져다 탁족을 즐기며 잠을 청하거나 책을 읽기는 그만입니다.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서는 숲체험코스를 따라 오르거나 휴양림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휴양관에서 두 번째 야영장을 거쳐 숲속의 집까지는 산책삼아 걸어볼 만합니다. 숲속의 집은 향해 걷다 보면 가장 먼저 야영장이 나타납니다.

산음 자연휴양림의 야영장 전경 산음자연휴양림의 야영데크는 두 곳 50개소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 산음 자연휴양림의 야영장 전경 산음자연휴양림의 야영데크는 두 곳 50개소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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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장은 매표소와 휴양관 중간쯤에 한 구역이 있고, 휴양관에서 숲속의 집으로 오르는 숲속에 또 한 구역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작은 계곡을 끼고 있는 데다 울창한 숲 속에 자리잡고 있어 더없이 쉬어가기 좋은 곳입니다. 휴양관에서 야영장을 지나 한참을 올라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숲 속에 한 동씩 들어서 있는 숲속의 집은 마치 동화속의 오두막 같아 보입니다.

매표소에서는 지팡이도 대여해 줍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 매표소에서는 지팡이도 대여해 줍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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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음 자연휴양림은 휴양림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입니다. 매표소 건물 한 귀퉁이에는 나무로 만든 지팡이가 여러개 세워져 있습니다. 산행할 때 지팡이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산악인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다니는 편리한 스틱은 아니지만, 지팡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정말 유용할 거라 생각됩니다.

또 하이킹을 위해 MTB자전거도 무료로 대여하고 있습니다. 휴양림에서 이용하거나 숲속수련관을 거쳐 비슬재까지의 다녀올 수 있는 MTB코스도 갖추고 있습니다. 인근에는 산음 자연휴양림과 연계된 산음 산악승마장이 있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간단한 승마체험도 있고, 산악승마를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산악승마를 즐길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바실리카 열린공론장과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mis71)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산음자연휴양림#양평#숲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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