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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닌 삼성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1%의 부자들로부터 나오고, 법은 오직 1만명에게만 평등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법시스템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극에 달했다."

 

경제개혁연대와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민주주법학연구회·참여연대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 민변 강당에서 '삼성특검 1심 판결'에 대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판결은 특검의 부실수사와 재판부의 역사인식 결여가 빚어낸 법치주의의 사망선언"이라며 "초법적 경제권력을 승인한 판결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심각한 위협을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삼성비자금 의혹사건 재판부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함을 보여주기는커녕 교묘한 형식논리를 동원해 이건희 전 회장 등 삼성그룹 경영진의 국기문란 범죄행위에 대해 총체적 면죄부를 부여했다"고 일갈했다.

 

"지난해 10월 삼성그룹 전 법무팀장이었던 김용철 변호사에 의해 삼성그룹의 불법적 경영권 승계과정과 비자금 조성·운영한 의혹의 전모가 낱낱이 공개됐는데도, 삼성특검은 '삼성특별변호인단'이라는 오명까지 얻을 정도로 함량미달의 부실수사를 했으며 재판과정에서도 의지박약과 능력부족을 드러냈고 스스로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재판부는 삼성에버랜드 건에 대해 기존 판례와 법리를 완전히 무시한 채 지극히 왜곡된 형식논리를 동원해 무죄를 선고했다"며 "삼성SDS 건의 경우에는 교묘하게 배임액수를 산정함으로써 공소시효 도과를 이유로 면소 판결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지배주주의 사익을 위해 회사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불법행위에 난공불락의 참호를 선물했다"며 "한국의 사법부는 더 이상 사법정의를 추구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사실이 공표됐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이번 판결은 "삼성특검의 부실수사와 재판부의 역사인식 결여가 공동으로 빚어낸 참극"이라며 "국민을 우롱하는 이번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총수의 지시와 구조본의 기획에 의해 진행돼 온갖 불법적 사익을 추구한 행위에 대한 사법적 규율은 앞으로 요원한 과제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법치주의의 이중잣대가 엄존함을 확인했다는 이들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경제 권력에 굴복한 사법부 ▲헌법이 금지한 특권계층을 임의로 만들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부정한 사법부 ▲주식회사제도의 건전성과 주주의 재산권 보호를 전면적으로 부정한 사법부"라고 규탄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삼성특검 또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즉각 항소해 최선을 다해 정의를 실현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정하고도 효율적인 시장경제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사법권 오남용에 대한 철저한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용철 변호인단' 이덕우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너무 독단적이기 때문에 1심 판결이 항소심에서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워낙 특검이 일을 망쳐놨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고 혀를 찼다.

 

이어 이 변호사는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이 그대로 인정되기는 어렵겠지만, 법원이 최종 판결에서 이건희 회장에게 높은 형량이나 실형을 선고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씁쓸해 했다.

 

이에 앞서 김상조(한성대 교수)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앞으로 추가활동에 대해 "삼성특검법상 수사대상이었음에도 특검이 기소하지 않은 사건에 대한 재고발이나 항소 등의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특검수사와 재판결과 평가, 삼성그룹의 바람직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법 등에 대한 토론회도 조만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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