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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CEO’ 반기문 사무총장이 임기를 시작한지 꼭 1년.

 

지난해 1월 2일 사무총장으로서 첫 출근 한 뒤 반 사무총장은 1년 동안 132일 동안 외국 출장을 다녔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반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은 뉴욕에 위치한 유엔특파원들의 손과 입을 통해 전세계에 전송됐다.

 

전세계 1500여명의 유엔주재 특파원 중 한국 언론사 파견 특파원은 총 15명. 이들이 보는 반 총장의 1년은 어땠을까?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무총장으로 잘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가졌지만 대체적으로 반기문 총장의 1년은 아주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황상무 KBS 특파원)

 

최근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한 특파원들은 모두 반 총장의 1년은 성공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기훈 조선일보 특파원은 “(반 총장의 1년동안의) 과정을 보면 연착륙에 성공했다고 본다”면서 이렇게 말을 이었다.

 

“처음 취임 당시에는 아무래도 서툴렀다. 외국 기자들이 질문에 준비가 안됐는지 실수도 했다. 그러나 반총장이 학습능력이 뛰어나서 금방 적응을 했고 유엔 수장으로서 성공적으로 안착을 했다고 생각한다.”

 

특파원들 "반기문 총장 1년, 성공적"

 

유엔 공인 '일벌레' 반기문

"반기문 총장은 보통 새벽 5시부터 밤 12시까지 일을 한다. 전임 총장들이 귀족출신으로 열심히 일하는 풍토를 만들지 못했지만 반 총장은 스스로 솔선수범해 일하는 유엔을 만들고 있다."

 

황상무  KBS 특파원의 말이다. 유엔 내부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이 ‘일벌레’(Hard worker)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는 평가다. 지난해 132일동안 50개국 120개 도시를 돌아다닌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사실 중 하나.

 

황 특파원은 “반 총장은 한국식 열심히 일하는 풍토를 유엔 조직에 이식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수  YTN 특파원 역시 “전임 사무총장에 비해 일을 열심히 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며 “그런 점에서는 앞으로도 일을 잘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총장의 1년을 보면 상반기와 하반기의 평가가 엇갈린다. 우선 취임 초기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반 총장은 부시 대통령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평가해 구설수에 올랐다. 중동 문제에 있어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에 무게두는 듯한 언행으로 ‘친미적’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이종수 YTN 특파원은 “보는 사람마다 시각이 다를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친미적’이라는 비판에 대해 “미국을 배제한 채 유엔일을 현안으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불편한 관계를 맺지 않으려는 태도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김기훈 특파원은 “출생부터 원죄가 있다”며 “한국 자체가 미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외교관으로서) 경력상 미국과 업무를 해왔기 때문에 스스로 친미적인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반 총장이 초반에 친미 발언을 한 것은 한나라에 편중 되어서는 안된다는 유엔 논리에 대해 익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총장 취임 이후 유엔 주요직에 지나치게 많은 한국인들이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종수 특파원은 “유엔에 특히 고위직에 한국 인사들이 배치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는 회원국들 사이의 파워 게임에서 온 정치적인 해석인 것으로 본다”고 손사래를 쳤다.

 

황상무 특파원은 이와 관련해 “한국이 유엔에 기여하는 분담금은 세계 11위인데 오히려 이전에는 분담금 규모에 맡은 몫을 차지하지 못했다”고 한국인 특혜 주장은 지나치다고 밝혔다.

 

특파원들은 다양한 국가와 인종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이러한 특혜 시비는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인들 주요요직 등용 비판, 정치적인 해석

 

반 총장에 대한 평가는 하반기 들어 반전 국면을 맡는다. 특히 11월 기후변화 관련 이슈몰이를 했던 반 총장에 대한 외신들의 반응은 ‘반기문식 카리스마’를 형성했다고 보도하기 시작했다.

 

“영어로 사무총장은 세크리터리 제네럴(Secretary General)이다. 뉴욕타임즈 등의 기자들과 얘기를 해보면 처음에는 세크리터리로 느껴졌는데 동행취재 하면서 제너럴답다는 생각을 했다고 귀띔해줬다.”

 

이종수 특파원의 말이다. 일반적인 행정가에서 리더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는 것.

 

김기훈 특파원은 이에 대해 “아이템을 잘 잡은 것 같다”며 “총장으로서 세계평화와 빈곤 해결 등 신경을 써야 할 문제들이 많은데 ‘지구 온난화 문제’를 들고 나와 관철시키면서 리더십 보이면서 세계적인 지도자로 카리스마 얻게 됐다”고 밝혔다.

 

황상무 특파원은 반 총장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강조했다.

 

“지난 11월 발리 회의할 때 동티모르를 갔다가 예정에 없이 다시 돌아와서 각국 지도자들을 만나서 직접 설득 끝에 ‘발리 협약’을 이뤄냈다. 이는 반 총장표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전형이다.”

 

특파원들로부터 합격점을 받은 반기문 총장의 1년.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일까?

 

김기훈 기자는 “아직 중동, 아프리카 문제는 다뤄야 하는데 아직 지지부진 한 측면이 있는데 이에 대한 가시적인 해결이 뒷따라야 진정한 리더십 가지게 될 것”이라고 꼽았다. 황상무 기자 역시 “반 총장 스스로 올해를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이기 때문에 인권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며 “아프리카 다푸 지역 등 분쟁 지역 문제 해결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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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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