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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문에 걸린 졸업 축하 현수막
ⓒ 조용식
@BRI@현수막은 무언가를 널리 알리거나 자랑하기 위해 건다. 알릴 것은 알리고 자랑하고 싶은 것을 자랑하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자유 시장 경제 원리만이 유일한 삶의 방도인 것처럼 얘기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드러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잘못 '일반화된' 말이다. 강산이 변할 정도니 도무지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말인데, '도대체' 변하지 않는 것이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더 강화되거나' 혹은 '더 악화되는 것'도 '변하는' 것이라면 '적당히' 수긍해 줄 '용의가' 있기는 하다.

바야흐로 졸업의 달이다. 졸업은 새로운 출발이라고 한다. 그래서 '격려'하고 '축하'하는 자리이다. 이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며 또 그래야 한다. 성과 여부를 떠나, 지난 학교 생활의 한 부분을 잘 매듭짓는 것에 대한 축하는 아무리 지나쳐도 넘치지 않는다.

졸업축하도 좋지만...

▲ 유명 대학순으로 진학 상황이 기록되어 있다
ⓒ 조용식
그러나 학교 건물 높다랗게 걸린 '진학 성적 현수막'은 '축하가 넘치고 자랑이 지나쳐' 보는 이들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이 현수막에 따르면, 서울에는 모두 18개의 대학이 있고 그 중 '기타' 대학에 20명이 합격하였다. 가나다순으로 현수막을 썼거나, 합격자 순으로 해도 기타 대학이 맨 위에 '쓰여져야' 하는데 맨 아래 놓여 있다.

우리나라 4개의 국립대 중 역시 가장 많은 학생이 진학한 기타 국립대가 역시 제일 아래 있다. 경상대 정진상 교수가 주창한 '국립대학 평준화'가 되기라도 했단 말인가? 아마도 영남권 대학은 평준화에서 빠졌는가 보다.

430여명의 졸업생 중 130여명이 넘게 진학한 '기타사립대' 총장이 이 현수막을 본다면 무슨 생각이 들까?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학생들이 합격했을 것이 '분명한' 기타대학의 총장으로서 자부심을 느낄까? 우리 나라에 이렇게 '기타'라는 이름을 가진 대학이 많은 줄 몰랐다.

그나마 '기타대학생'도 되지 못한 100여명의 학생들은 교문을 들어서며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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