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각설이는 기본, 가수 배일호와 남면출신 김종뇌, 전 서울시스터즈 멤버 진시아씨 등이 인구 1천여명에 불과한 화순 한천면을 찾았으니 주민들이 환호할만 하죠?
ⓒ 박미경
“오빠, 오빠, 오빠!”
“오빠, 최고, 멋쟁이, 싸랑해요!”

“으메, 으메, 저거이 사람 마져?”
“아이고, 어쩌까, 아따 잘허네, 잉~~”

가수 배일호와 걸쭉한 입담의 재간꾼 각설이, 중국의 소년소녀기예단이 처음 맞는 전남 화순군 한천면민의 날을 축하하기 위해 지난 6일 한천면을 찾았다.

해마다 면민체육대회는 열렸지만 면민의 날은 없었던 한천면에 올해 처음으로 면민의 날이 제정됐다. 면민의 날 제정은 지난 7월말 구복규 신임면장이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 숨겨진 노래실력을 각 마을을 대표해 면민들 앞에서 선보인 각 마을의 명가수들.
ⓒ 박미경
추석인 6일 저녁 6시 한천면사무소광장에서는 처음 맞는 한천면민의 날을 기념한 전야행사로 한천면민 노래자랑대회가 열렸다. 노래자랑대회에는 각 마을에서 내로라하는 노래실력을 자랑하는 재주꾼들이 마을을 대표해 출전, 실력을 겨뤘다.

열심히 준비한 노래를 다른 출연자가 더 멋들어진 솜씨로 부르자 사회자에게 사정사정(?)해 갑자기 곡명을 바꾸는 출연자와 사회자의 타박을 감수하며 7살 아들을 대신 내보내 아들의 끼를 자랑하는 출연자 등의 모습들은 대회의 또 다른 볼거리였다.

자기가 속한 마을의 대표들이 노래를 부를 때면 주민들은 온갖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소위 ‘월남치마’라 불리는 치마를 입고 여기저기 기운 옷을 걸친 각설이의 걸쭉한 입담도 행사의 흥을 돋웠다.

▲ 이날 대회를 통해 오방록 의원(가운데)을 비롯한 관내 기관장들의 노래실력도 공개됐습니다.
ⓒ 박미경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편하게 갖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며 "주머니 탈탈 털어 각설이의 깡통에 아낌없이 가진 것을 다 적선하고 빈 몸으로 가뿐하게 돌아가라"는 각설이의 인생철학에 주민들은 즐거운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행사의 백미는 가수 배일호와 남면출신 가수 김종뇌의 구성진 노래와 중국소년소녀기예단의 혀를 내두르게 하는 기예공연이었다.

가수 배일호가 ‘99.9’와 ‘너는 누구냐’ ‘장모님’ 등의 히트곡을 비롯해 신곡 ‘친구야’ 등을 선보이자 한천면민들 사이에서 "오빠, 싸랑해” "잘~~한다" 등의 환호성이 일제히 터져 나왔다.

▲ 날개 달린 새들만 하늘을 나는 것이 아니라 중국 기예단도 하늘을 날았습니다.
ⓒ 박미경
어린 소년소녀들로 구성된 중국기예단이 온갖 묘기를 펼치자 주민들은 숨을 죽이고 탄성을 지르며 공연을 지켜봤다.

관내 기관장들도 주민들의 즐거움을 위해 나섰다. 지역구 오방록 군의원은 ‘강원도 아리랑’을 열창하며 주민들의 흥을 돋웠고, 경찰들도 이날만큼은 온몸을 흔들며 주민들과의 즐거운 자리에 동참했다.

3시간 여 동안 진행된 한천면민 노래자랑은 고향을 찾은 출향인들에게나 고향을 지키는 주민들 모두의 얼굴에 둥그런 한가위 보름달 같은 환한 웃음을 선사했다.

제1회 한천면민의 날 및 면민체육대회

▲ 제1회 한천면민의 날 기념식과 16회 면민체육대회가 7일 한천초교운동장에서 열렸다.
ⓒ 박미경
다음날인 7일에는 제1회 한천면민의 날 및 면민체육대회가 한천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렸다.

오전 10시에 열린 기념식에는 최인기 국회의원과 홍이식 전남도의회 경제관광위원장, 김실 화순군의회의장, 구복규 면장 등 관내 기관사회단체장과 주민 등이 참석했다.

이날 구복규 한천면장은 기념사에서 “한천면은 영내, 영외로 나뉘어진 생활권과 폐기물처리장문제 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마음이 분열돼 있어 면민들의 화합과 지역발전을 위해 면민의 날을 제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복규 면장은 “오늘만큼은 바쁜 농사일 등은 모두 잊고 면민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돈독한 정을 나누며 면민 간의 화합과 우의를 다지자”며 “오늘을 계기로 서로 이해하고 베풀며 상대방을 칭찬하는 살기 좋은 한천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 "우리 마을이 얼매나 화합하고 똘똘 뭉쳤는지 줄넘끼 허는 걸로 보여줘 불랑께!"
ⓒ 박미경
이날 주민들은 배구와 윷놀이, 단체줄넘기, 줄다리기, 승부차기, 물동이 이고 800M 이어달리기 등 다양한 경기를 펼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편 이날 면민의 날 행사 및 체육대회에는 종합폐기물처리장 문제로 화순군과는 물론 주민들간의 갈등과 분열 등으로 이장까지 바뀐 가암리 주민들은 극히 소수만이 참석해 아쉬움을 줬다.

체육대회 중간에는 운동장 한쪽에서 생활개선회원들의 풍물과 국악공연, 각설이 공연과 노인장기자랑 등 노인위안잔치가 열려 면민들에게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 배구경기에는 각 마을에서 난다 긴다하는 소리쯤 듣는 주민들이 출전한다.
ⓒ 박미경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화순의 소식을 알리는 디지탈 화순뉴스(www.hwasunnew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SBS 유포터 뉴스에도 송고합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어떤 사항에 대해 알리고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고 글로 남겨 같이 나누고싶어 글 올립니다. 아직 딱히 자신있는 분야는 없지만 솔직하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